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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떳떳하고 자긍심 느끼는 마주가 되자!!
과거 한국경마가 최절정기로 가는 발판을 마련하고, 끝없이 늘어가는 경마팬이 있던 시절, 한국마사회장이라는 중책을 역임했던 오경의 신임 서울마주협회장을 만났다.
필자가 경마에 막 입문했을 무렵, 항상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대단한 카리스마를 느끼게 했던 오 회장을 이제는 경마시행체의 수장이 아닌, 경마산업의 또다른 큰 축인 서울마주협회의 수장으로 맞대면을 하게 된 것이다.
역시나 시원시원하게 답변을 하는 그는 인터뷰 내내 마주단체 통합에 강력한 의지를 내비치며, 과히 역사적 사명을 부여받은 것처럼 당위성을 설명했다.
19일(토) 제5대 서울마주협회장으로 취임하는 오경의 회장에게 벌써부터 주위에서 많은 기대들이 몰리고 있다. 당초 남승현 마주가 회장 경선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오회장이 마주단체의 통합을 일궈낼 적임자라고 판단, 대승적인 차원에서 양보함에 따라 경선없이 회장 선거가 치러졌다는 점에서 경마 안팎에서는 두 개로 나뉜 마주단체가 하나로 뭉칠 수 있는 좋은 명분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국회의원, 마사회장, 경마발전위원회, 향우회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장역할을 훌륭하게 해온 오경의 신임 서울마주협회장의 얘기를 들어 보자.
- 권순옥 기자 margo@krj.co.kr
― 우선 서울마주협회장으로 취임하면서 통합이라는 화두가 대두되고 있는데.
▲ 4년째 마주들이 둘로 갈려 서로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참으로 국가적으로도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해 9월 JRA(일본중앙경마회) 트로피 경주대회 때 마사유키 다카하시이 시상대에서 두 명의 마주협회장이 있는 것을 보고는 한국통일이 되지 않는 이유를 알겠다고 했을 때, 부끄러워 혼났다.
인중승천(人衆昇天)이라고, 사람이 많으면 하늘도 이긴다는 말이 있듯이 서로가 뭉쳐야만 한다.
사람이기에 생각이 다르고, 이해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감정이 녹을 때가 됐다고 본다. 과천마주클럽에서도 뭉쳐야 한다는 원론에 대해선 흔쾌히 찬성하고, 통합에 이의가 없다고 밝혔다. 통합조건과 문제점 등을 제시했지만, 잘 될 것으로 생각한다.
― 마주단체의 통합을 위한 보다 구체적인 내용은.
▲ 서울마주협회는 물론 과천마주클럽 회원들도 ‘뭉쳐야 산다’는 대의에는 모두들 공감하고 있다. 지난 4년 동안 양 단체가 감정싸움의 평행선 위를 걸어온 것이 사실이지만 잘 될 걸로 본다. 자리나 이익에 연연하지 않고 서로 한발씩 양보하고 대화한다면 어려울 게 없다. 정기총회 이후 여러 마주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고, 과천마주클럽 임원들도 여러차례 만났다. 가시적인 효과가 있다고 보고, 취임식이 끝나면 통합작업이 본격화될 것이고, 협회장으로서 향후 중장기 발전계획 등도 제시할 것이다.
― 개인마주제가 출범한 지 10여년이 지났지만 마주 위상이 많이 실추된 상태인데..
▲ 개인마주제 출범과 더불어 마사회장을 했던 나로서는 마주과 인연이 깊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마주는 친인척을 만나 당당하게 자신이 마주라고 말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렇게 된 것은 다른 누구의 책임보다는 본인 스스로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12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마주협회지만, 반목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한 나라의 총리가 되기보다 더비경주 우승마의 마주가 되고 싶다’던 처칠 영국총리의 말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마주라면 명예에 걸맞게 국가, 사회에 기여하고 존경받아야 한다. 협회장 선거에 나서면서 단임제를 제시했다. 우리나라 최고의 지성인 모임이라는 마주협회인 만큼 사사로운 감정을 극복하고 진정 말을 사랑하고 경마를 사랑하는 마주로 위상을 정립할 수 있을 것으로 크게 기대한다.
― 경마산업이 크게 위축되고 있는데
▲ 얼마전 경마산업의 현황을 보고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10년안에 한국경마가 무너질 수 있다는 얘기를 했다. 경마가 이렇게 위축되고 있는 것은 전체적인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마사회, 마주협회, 조교사, 기수 그리고 경마팬까지 모두에게 크고 작은 책임이 있는 것이다.
올해 한국경마는 어려움을 뚫고 한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부산경남경마공원 오픈과 아시아경마회의가 그것이다.
―임기 중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 물론 마주들의 대화합이다. 하루아침에 이뤄지기 힘들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마주들의 이익을 위해 신명나게 뛰다보면 안될 이유도 없다. 회장직 연임할 생각도 없다. 임원들에게도 딱 4년만 최선을 다하자고 말했다. 앞으로 경마관련 단체는 물론이고 경마팬들의 성원을 부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