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교사협회 노동조합의 단체행동이 마무리됨에 따라 일단 경마중단위기를 넘겼다.
지난 29일(수) 오후 8시부터 시작된 조교사협회와 노조간의 협상에서 합의점을 도출해내면서 극적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고, 30일(목) 조교사협회와 노조간 임금협상이 이뤄졌다.
지난 1월 14일부터 시작된 조교사협회와 노조간 2000년 임금교섭은 3월 30일까지 총 12차례에 걸쳐 진행되었다.
1차 임금교섭에서 관리사노조는 2000년도 임금인상분 25%를 비롯해 6개 항목을 제시하였고, 이에대해 관리사들의 고용주인 조교사협회는 관리사노조의 제시안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실질적인 상금부분에 대해 승인을 하고 정부로부터 최종 승인을 얻어야 하는 마사회에서는 정부에서 마사회에 요구한 사업이익률 6%와 지난해 12월에 기획예산처에서 정부투자기관에 시달한 예산 인상률 5%에 맞춰 모든 예산과 경마상금 규모를 책정한 상황에서 관리사노조가 요구하는 임금인상을 수용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달여의 시간이 지난 후 2월 9일 열린 5차 교섭까지 조교사협회와 노조의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며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자 관리사노조는 1월 급여를 거부하고 본격적인 임금투쟁의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8차에 걸쳐 긴박하게 진행됐던 노사간 임금교섭은 끝내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2월 21일 관리사노조가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신청을 냈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양쪽의 입장차가 너무 뚜렷해 쟁의조정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관리사노조 측에 쟁의조정불가를 통보하였다.
이에따라 관리사노조는 3월 8일 노조원 3백75명이 참석한 가운데 쟁의행위 돌입 여부를 놓고 찬반투표를 실시, 총 3백29명이 찬성하며 93%의 찬성률로 단체행동을 결정했다.
그리고 9일 과천경찰서와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발생 신고를 낸 관리사노조는 단체행동의 일환으로 조교보 및 조교승인 관리사 2백20명의 자격증을 마사회에 반납했다.
자격증을 반납한 조교보 및 조교승인 관리사에 대해 개별의사를 확인코자 했던 마사회는 문제의 확산을 막기위해 일단 임금교섭이 매듭지어질 때까지 보류하기로 했다.
이후 관리사노조는 2000년 임금투쟁을 위한 출정식을 갖고 본격적인 투쟁에 나서며 노조집행부를 비롯해 대의원 80명이 삭발을 단행했다. 집회를 예정했던 관리사노조는 훈련중 낙마사고로 순직한 고(故)오재학 관리사의 추모식으로 일정을 늦추고, 13일부터 본격적인 부분파업의 일환으로 마필 기승 거부와 훈련보조업무를 일체 관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관리사노조의 부분파업으로 경주마 훈련에 차질이 빚어지자 마사회는 조교사협회에 경주마 관리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때에는 해당 조교사에 대한 제재를 통보해 사태는 점점 심각성을 띠어갔다.
15일 관리사노조가 공공서비스연맹에 교섭에 대한 위임권을 넘김으로써 사태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고, 또한 관리사 70여명이 삭발에 동참했다.
또한 예정되었던 능력·발주검사가 취소되며 관리사노조의 임금투쟁이 점차 경마계 전반의 문제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또한 20일부터는 관리사노조가 출근시간을 오전 9시로 변경했고, 경마일에도 9시 출근 방침을 밝히며 경마중단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됐다.
20일과 22일 두차례에 걸쳐 재협상을 시도한 조교사협회와 관리사노조는 2000년 임금부분과 체불임금에 대해선 근접했지만, 제도전환 합의서 폐기를 둘러싸고 마사회와 관리사노조가 팽팽하게 맞서는 가운데 확연한 시각차를 보여 타결점은 점점 멀어져만 갔다.
당시 쟁점사항을 살펴보면, 우선 제도전환 합의서 폐기와 구조조정 완료에 따른 3%인센티브 지급여부, 3조달성에 따른 상여금 지급여부, 복리후생비 등이었다.
23일 관리사노조에서는 경마시행에 대해선 최대한 협조하겠지만 29일까지 적절한 대안제시가 없을 경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히며 사태는 벼랑 끝에 몰리게 되었다.
조교사협회는 제도전환합의서가 협상의 최대 걸림돌이라고 보고 일단 이번 협상에서는 제도전환합의서 문제는 제외하자고 제시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했다.
서생현 마사회장은 26일(일) 스포츠투데이 경마대회가 끝난 후 지성한 마주협회장은 방문해 사태의 심각성을 설명하고, 마주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지성한 마주협회장은 27일 각조별 대표마주들에게 연락해 오전 8시부터 마사회장 및 임원들로부터 진행사항을 듣고 사태해결을 위해 모임을 갖자고 제안해 관리사 노조를 방문, 본격적인 사태발생 이후 처음으로 경마단체들이 한자리에 모이게 되었다.
그러나 마사회측과 관리사노조의 상반된 시각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모임이 파하고 말아 경마시행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최종시한인 29일 관리사노조는 당일 밤까지 기다려준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마사회는 비상대책회의를 통해 관리사노조측의 의견을 대부분 수용한다는 방향으로 입장을 선회, 조교사협회에 합의안을 제시했고, 이후 조교사협회와 관리사노조는 오후 8시부터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가 서로간에 합의점을 이끌어 냄으로써 극적인 타결을 이룰 수 있었다.
관리사노조는 조교사협회에서 제시한 협상안에 대해 30일 노조총회를 개최 노조원들로부터 인준을 받았고, 오후 조교사협회와 최종 협상을 마무리하면서 3개월 여에 걸친 2000년 임금투쟁이 일단락 된 것이다.
【권순옥 차장대우 mar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