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토요일 제1경주에서 출전마중 가장 인기를 모으지 못했던 ‘당나루’가 2위로 입상하면서 8백24.1배라는 초고액배당을 경마팬들에게 선사했다.
관리사들의 임금투쟁으로 말미암아 경주마 훈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 출전두수는 9두에 불과했지만 89전을 치르는 동안 단 한번의 입상도 기록하지 못했던 ‘당나루’의 인기는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 마필은 그간 출전에 의의를 두고 있는 듯 2주에 한번 꼴로 출전을 한 경우가 많았고, 이날 출전두수는 적은 편이었지만 출전마중 5∼6두의 마필이 잠재력을 지닌 마필로 평가돼 대부분의 전문가들조차 ‘당나루’의 입상은 전혀 고려하지 못한 실정이었다.
경주마로서는 고령에 속하는 8살의 ‘당나루’는 95년 8월 12일 45조(조교사 강석철) 소속으로 첫 데뷔전을 치른 이후 96년 7월 40조로 소속조가 변경되었고, 지난 3월 18일까지 89전을 거치면서 3위 2회, 4위 3회, 5위 2회를 기록한 경험이 있으나 최근 1년간 하무선 기수가 기승해 5위를 기록한 것이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당나루’는 부진마의 대명사처럼 자리잡았고, 경마팬들은 당연히 복병으로조차 취급을 하지 않게 되었다.
경주 당일 ‘당나루’는 경주에서 최근 고질적으로 반복되던 늦발이 교정된 모습을 보이면서 경주초반 레이스가 그 어느 때보다 순조롭게 펼쳐졌고, 막판 치열한 선행경합을 벌이던 앞의 마필들이 무너지기 시작하며 레이스가 느려지자 탄력을 받으며 놀라운 추입력을 발휘해 90전만에 첫 입상이라는 진기록을 세우게 됐다.
‘당나루’의 입상을 지켜본 경마팬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는데, 몇몇 경마팬은 만우절을 빗대 혹시 다시 뛰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농담을 주고받기도 했다.
‘당나루’의 입상 요인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가장 설득력을 가지는 설명은 훈련에 관한 것이다.
해당경주에 출전했던 인기마들 대부분이 훈련이 극히 미흡했던 것에 반해 2주일에 한번씩 출전을 했던 ‘당나루’는 기본적인 체력이 구비된 상태였고, 이전과 같은 훈련을 소화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즉 ‘당나루’가 잘 뛰기도 했지만 정작 고배당이 나올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인기마들이 훈련량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권순옥 차장대우 mar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