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9회 그랑프리
- 국산마 ‘즐거운파티’가 부른 올해 최대의 이변
- ‘포트오먼’ 최상의 선입 작전 그러나 추입 탄력 밀리며 2위
- ‘다함께’·‘스트라이크테러’ 예상 밖의 고전
새천년 최고 대표마를 가렸던 제19회 그랑프리, ‘다함께’도 아닌 ‘스트라이크테러’도 아닌 국산마 ‘즐거운파티’가 그 패권을 차지해 올해 최대의 이변을 불러 일으켰다.
한국마사회장배 2위, 일간스포츠배 2위, 문화일보배 2위를 차지했던 ‘즐거운파티’는 결국 그랑프리에서 만년 2위의 아쉬움을 한껏 풀었다.
외국산마 양대 산맥 ‘다함께’와 ‘스트라이크테러’, 큰 대회인 만큼 이들이 정상에 설 것으로 기대하는 팬들이 많았으나 평소와는 달리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주저 않고 말았다.
‘다함께’는 ‘다함께’다운 파워풀 한 플래이를 펼치지 못했고, ‘스트라이크테러’는 초반부터 ‘샤이닝타임’과의 선행 경합으로 일찌감치 몰락을 예고했다.
반면 최근 들어 전성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포트오먼’만이 최상의 선입 작전 이후 막판 탄력에서 밀리며 아쉬운 2위를 차지했다.
제19회 그랑프리는 1군 오픈, 핸디캡, 경주거리 2300m, 총 10두의 과천벌 최강마들이 한판 승부를 펼쳤다.
경주전 인기 순위는 배휴준 기수가 기승한 ‘다함께’(1.8)가 1위, 박태종 기수의 ‘스트라이크테러’(4.0)가 2위, ‘즐거운파티’는 ‘배리씰’(27.9)과 비슷한 25.1배 정도, ‘포트오먼’이 8.8배를 기록하며 3위를 마크했다.
발주 신호와 함께 진행된 레이스는 3번‘샤이닝타임’(김창옥)과 1번‘스트라이크테러’(박태종)의 선행 경합으로 시작됐다. 인코스 선입권이 예상됐던 5번‘다함께’(배휴준)는 늦발에 가까운 스타트로 외곽에 위치했고, 7번‘포트오먼’(김재섭)이 그 자리를 차지해 무난한 자리 싸움을 펼쳤다. 이때만 해도 10번‘즐거운파티’(김형수)는 뒤에서 3번째 정도.
2코너를 선회 하기 직전, 3번‘샤이닝타임’이 결국 선두자리를 장악했으나 1번‘스트라이크테러’와의 선두 경합으로 위력적이지 못했고, 또한 1번‘스트라이크테러’도 5번‘다함께’, 7번‘포트오먼’등이 바짝 따라 붙었기에 불안한 건 마찬가지였다.
승부의 1차 관문이었던 뒷직선주로, 선두권을 위협할 것으로 예상됐던 5번‘다함께’가 의외로 부진하며 오히려 추입형 마필들에게 덜미를 잡히며 뒤로 처지기 시작했다. 외곽에서 치고 올라온 마필은 6번‘더스파이커’(강경식), 10번‘즐거운파티’, 5번‘인모션’. 그래서 3코너 선회시 5번‘다함께’의 위치는 뒤에서 3번째였다. 그러나 마필 역량이 있는 만큼 다시 치고 올라오리란 믿음 속에 선두권은 4코너를 선회했다.
결승주로에 가장 먼저 접어든 마필은 물론 3번‘샤이닝타임’과 1번‘스트라이크테러’였지만 외곽에서 합류한 6번‘더스파이커’에 의해 확연한 체력 소모가 비교됐다. 2위 그룹에서는 7번‘포트오먼’, 10번‘즐거운파티’, 5번‘다함께’등이 따라 붙었다.
승부의 2차 관문이었던 결승선 전방 200m지점, 선행마들은 몰락한 가운데 6번‘더스파이커’, 7번‘포트오먼’, 10번‘즐거운파티’만이 선두권에 나란히 했고, 그 뒤에 5번‘다함께’가 탄력을 붙이며 막판 승부를 펼쳐 나갔다.
설마설마 했던 국산마 10번‘즐거운파티’의 선전, 분명 경마 이론상 선행마 접전 이후엔 추입마가 유리하다는 점에서 10번‘즐거운파티’의 우승을 점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인코스에서 접전을 펼쳤던 10번‘즐거운파티’와 7번‘포트오먼’의 막판 질주는 10번‘즐거운파티’의 우세로 기울어져 갔고, 외곽에서 역전을 시도한 6번‘더스파이커’와 5번‘다함께’는 더 이상 탄력을 붙이지 못하고 우승 자리를 넘겨줘야 했다.
결국 국산마 10번‘즐거운파티’가 7번‘포트오먼’을 목차이로 제압하고 제19회 그랑프리를 석권했다.
국산마가 외국산마 경마대회에 출전해 우승을 차지한 건 지난해 ‘새강자’부터다. 올해는 유난히 ‘자당’이 강세를 보였고 그랑프리에선 ‘즐거운파티’가 이들을 대신해 대미를 장식했다. 그야말로 크나 큰 쾌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로써 국산마 판도는 더욱더 활기를 뛸 전망이고, 반면 외국산마는 또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한다.
정상에 우뚝 선 ‘즐거운파티’, 이번 대회를 계기로 그동안 벌어졌던 ‘새강자’, ‘자당’과의 격차를 어떻게 좁혀 나갈지 관심사다.
한편 연도 최고마를 뽑는 그랑프리 대회, 부담중량에 의해 최고마가 뒤바뀔 가능성이 높은 현 핸디캡 방식의 부담중량 제도가 과연 올바른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좋은 예가 됐다.
【김대유 기자 dykim@krj.co.kr】
인터뷰
남승현 마주
- 우승 소감은
▲ 대단히 기쁘다. 국산마로선 홀로 나와 기라성 같은 외국산마를 물리쳐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쁘다.
박대흥 조교사
- 경마대회 첫 우승이라 소감이 남다를 텐데
▲ 기쁜거야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레이스 운도 따랐지만 주위 여러분들의 많은 도움이 있어서 가능한 결과였다.
경마대회에서 3번을 2등해 아쉬움이 컸는데 3전4기만에 해냈다.
김형수 기수가 작전 지시대로 잘 타 줘서 고맙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싶다.
김형수 기수
- 1993년 한국마사회장배 이후 7년만에 경마대회 우승이다.
▲ 기쁘기로 말하면 서러울 정도다. 이번이 경마대회 2번째 우승인데 그동안 기회가 없었다.
이번 그랑프리도 먼저 출전하자고 제의했다. ‘즐거운파티’가 믿었던 만큼 해 줘 너무나도 대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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