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일요일 경마시행 취소
- 전날부터 내린 폭설로 전경주 취소
- 마사회, 28일(일) 보전경주 실시키로
“어쩔 수 없는 상황 … 경주 취소 당연” 경마팬 수긍
월요일 경주마 훈련 안돼, 이번주 경마 지장 초래

지난 일요일 경마일에 30년만의 폭설로 인해 경마시행 자체가 취소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한국마사회는 6일(토) 밤부터 내리기 시작한 폭설로 경마공원에 많은 눈이 쌓이자 이른 아침부터 경주로 정지작업, 소금살포 등을 통해 경주시행을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거센 눈발이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한창교 경마개최위원장 주재하에 회의를 한 끝에 경마시행 취소를 결정하게 된 것. 경마시행 취소가 결정된 때는 1경주 마권발매가 시작된 후 5분여가 지났을 때다.
마사회는 10시 35분경 안내방송을 통해 “현재 서울경마공원에는 밤새 계속된 폭설로 인해 많은 눈이 쌓여 있습니다. 저희 한국마사회 임직원은 정상적인 경주진행을 위해서 주로정지 작업과 소금살포 작업을 계속하면서 다방면으로 노력을 경주하였습니다만 계속되는 폭설로 인해서 경주를 시행할 경우 경주로 상태가 극히 불량하여 말이 주행할 때 미끄러져 사고위험성이 높고 기수들의 시야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부득이 오늘 경마시행을 취소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오늘 경마시행 취소로 모든 고객은 다음주 토요일 1월 13일에 한하여 무료 입장하실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경마예상지를 구매하신 분은 예상지에 게재된 무료교환권 또는 예상지 겉장을 보관하셨다가 다음주 토요일 교환하시기 바랍니다.
폭설로 인해서 부득이 경마시행을 취소하게 된 점을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경마팬 여러분의 양해를 바랍니다.” 라고 경마시행 취소를 알렸다.
이날 9시30분 경마공원에 입장하는 많은 팬들은 수북히 경주로에 쌓여있는 눈과 시야를 가릴 정도로 계속해서 내리는 눈발을 보면서 경마시행여부에 대해 경마팬끼리 의견을 나누는 분위기였으나 최근 눈으로 인한 경주취소가 없었다는 점을 상기하면서 경주가 시행되길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결국 경주가 취소됐다는 안내방송이 나오자 대부분의 경마팬들은 허탈한 모습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을 보이면서 “차라리 따뜻한 집에서 쉴 걸”하는 한숨을 토해내며 뒤돌아서 귀가를 서둘렀다.
경마시행 취소에 대한 안내방송이 나왔음에도 일부 경마팬들은 거센 눈발 때문인지 쉽사리 경마공원을 나서지 못하고 무리를 지어 있는 모습을 보였고, 또한 일부 경마팬들은 입장료 반환과 전문지의 환불을 요구하며 작은 실랑이를 연출하기도 했다.
한국마사회에 따르면 이번 경마시행 취소는 경마시행규정 86조에 따라 경마개최위원장(한창교 부회장)이 “재해 기타 부득이한 사유로 인해”경마시행을 취소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마사회의 경마시행규정 86조는 경마개최위원장의 권한을 명시한 것으로 “위원장은… 재해 기타 부득이한 사유로 인하여 경마를 개최할 수 없을 경우의 경마 또는 경주의 중지 또는 취소에 관한 업무를 관장한다”라고 되어 있다.
근래에 들어 경주가 취소된 것은 98년 야간경마시 폭우로 인해 6경주부터 경주를 취소했던 경우와 2000년 인위적인 경마중단에 따른 경주취소가 된 예가 있다. 하지만 전경주가 취소된 것은 한국경마 80여년 역사상 기록상으로는 처음 있는 일이다.
한국마사회 경마팀에서는 취소된 경주에 대해 설날로 인해 휴장하기로 했던 28일(일)에 보전경주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한편 30년만의 폭설로 인해 경주로는 월요일까지 온통 하얀 눈밭이었고, 마사회에서 경주로를 폐쇄 경주마 새벽훈련이 중단되었다. 이에 대해 많은 조교사들은 “경마의 기초인 경주마 훈련을 할 수 없게 만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며 시행체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권순옥 기자 mar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