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기수들의 병상일기
겨울철 접어들며 부상 기수 13명 달해
새해 최대 소망은 ‘부상없는 한해’

연말과 연초를 맞아 대부분의 기수들이 새해 목표와 계획을 세우느라 바쁜 와중에 병상에서 외로움을 달래고 있는 기수들이 있다. 바로 경주중이나 새벽훈련중 부상으로 인해 병원에 입원중이거나 통원치료를 받고 있는 기수들이다.
하루 하루 부상의 위험속에서 생활하는 직업이 바로 기수다. 어둠이 채 가시기도 전에 경주로에서 경주마 훈련을 해야하는 기수들은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르는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또한 실제 경주는 치열한 경쟁을 해야하기 때문에 순간마다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경주중 사고로 인해 목숨을 잃은 사례도 있고, 큰 부상으로 기수생활을 접어야 했던 예도 있다.
현재 부상으로 인해 입원 또 치료중인 기수로는 이성일, 전기혁, 윤기정, 김재섭, 조용배, 최기홍, 김태경, 김훈, 오명섭, 윤영민, 박을운, 최인형 등 총 13명에 달하고 있다.
병원에서 신사년 새해를 맞이해 빠른 시일내에 경주로에 나설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병상의 기수들을 만나 현재 몸상태와 언제쯤 경주로에 복귀할 수 있는 지 얘기를 나눠 보았다. 【권순옥 기자 margo@krj.co.kr】

〈부상기수 명단〉
기수명         진단명              
이성일  우측척골 근위부 부태골절          
전기혁  좌측건 관절부 염좌            
윤기정  흉요배부 좌상              
김재섭  경부염좌/요부염좌                    
조용배  좌측제8,9늑골 골절                
최기홍  하악골 골절          
김태경  우측흉곽부 좌상, 늑골 골절              
김훈    좌측 척골 수두 골절                
오명섭  우전박부/우수부 좌상        
윤영민  우측견갑부 좌상        
박을운  좌측모지중수지 관절 염좌            
최인형  좌측관절 외부 골절

병가중인 기수는 크게 두가지로 분류해 볼 수 있다.
우선 심한 부상으로 인해 병원에서 입원생활을 해야하는 사례와 통원치료를 하고 있는 예가 있다.
현재 병원에 입원중인 기수로는 이성일, 김재섭, 조용배, 최기홍, 김태경, 김훈, 박을운 등이고, 그리고 통원치료를 받고 있는 기수로는 전기혁, 윤영민, 오명섭, 최인형 등이다. 장기간 경주로에 나서지 못했던 우창구 기수는 12일 새벽훈련을 재개하면서 본격적인 복귀 준비에 돌입하고 있다.
서울경마공원 최고참급 기수에 속하는 이성일 기수는 지난해 그랑프리를 앞두고 신마를 훈련시키고 마방으로 돌아가던 중 갑작스런 마필의 요동으로 인해 낙마해 오른팔이 부러지는 부상을 입어 병원신세를 지게 되었다. 현재 이성일 기수는 깁스를 푼 상태로 집과 병원을 오가며 치료중이다. 아직 완전하게 치료가 된 상태는 아니어서 2월이 넘어서야 복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성일 기수와 같은 병실을 사용하고 있는 기수는 최근에 입원한 박을운 기수. 손을 제외한 다른 부위는 이상이 없기에 한창 답답함을 이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동기면서 같은 병실을 쓰고 있는 김재섭 기수와 조용배 기수. 김은 목과 허리 부상으로 새해벽두부터 병원행을 해야 했는데, 큰 부상은 아니라지만 아직 통증을 느끼고 있는 상태. 2년 사이 갈비뼈만 5개나 다치는 불운이 겹친 조는 3개월의 병원생활에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예전에 부상부위를 고정시켰던 철심제거 수술을 받은 김훈 기수는 김태경 기수와 같은 병실에 있다. 김훈 기수는 미리 예정됐던 수술을 받은 것이라 담담한 모습으로 수술경과가 좋다고 밝히지만, 김태경 기수는 처음 예상보다 부상이 커져 오랫동안 병원에 있어야할 처지다.
바로 처음에는 괜찮았던 부위의 갈비뼈가 금이 간 것으로 드러나서다.
최근 들어 가장 큰 부상을 입은 최기홍 기수는 턱뼈와 이가 다치는 부상으로 인해 수술을 받고 입원중으로 경주로에 서기까지는 상당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또한 통원치료를 받아오던 최인형 기수가 11일 발목에 있는 철심제거 수술을 받음으로써 조만간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전기혁가 완쾌되진 않았지만 상당히 좋아진 모습을 보이며 복귀를 서두르고 있는 상태고, 부상중인 오명섭 기수는 통증을 이겨내며 지난 주 경주에 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가장 최근 낙마부상을 당한 윤기정 기수는 당일 진단결과 큰 부상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병가기수들 대부분이 2월중이나 되어야지 경주로에 복귀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어 그동안 이들을 기다리던 경마팬은 한달여를 더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재섭 기수〉
새해 큰 액땜을 했다. 아직 부상부위인 목과 허리가 안좋은 상태지만 크게 다치지 않아 심한 정도는 아니다. 지난해 나름대로 보람있는 한해가 되었다고 생각하며, 올해는 꾸준하게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계획이며 바램이다. 현재 상태로 봐서는 2월중에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용배 기수〉
현재 3개월 동안 병원신세를 지면서 골절된 갈비뼈를 치료받고 있는 상태다. 생각같아서는 하루라도 빨리 경주로에 나서고 싶지만 예전에 완전히 낫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를 했다가 고생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완전히 치료한 후에 경주로에 복귀할 생각이다. 대략 2월중에는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김훈 기수〉
부상으로 인한 입원이 아니고 예전부터 휴장기를 앞두고 수술을 받을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왼쪽 팔의 철심을 제거하는 수술을 했는데, 과거 수술했던 자리를 다시 수술해 봉합이 잘 안되는 바람에 살을 도려내 약간 시간이 걸릴 듯 하다.
소속조에서는 빨리 나와주길 바라지만 3월초는 되어야지 복귀가 가능할 것이다. 복귀하면 망아지 훈련에 집중적으로 신경 쓸 것이다.

〈박을운 기수〉
아직 손에 붓기도 채 가시지 않았다. 경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손에 부상을 입었기 때문에 2월까지는 기다려야 할 것이다. 병원생활이 답답하긴 하지만 치료를 열심히 받아서 최대한 빨리 경주로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