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재위원회, 문화재 보존 여부 유보
- 경주경마장 백지화 여론 높아  

문화재 보존과 주민 생활권 보호를 놓고 치열한 논쟁이 계속되고 있는 경주경마장 건설사업이 갈길 바쁜 한국 경마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16일 경주경마장 건설 예정지의 문화재 보존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회의를 열었던 중앙문화재위원회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추후에 재심의 하기로 결의한 것.
문화재위원회(문화재정책 심의의결 기구)는 16일 국립 문화재연구소에서 사적지정과 발굴분야를 각각 담당하는 제3분과(위원장 최영희)와 제6분과(위원장 한병삼)의 합동회의를 열고 경주경마장 건설예정지와 풍납토성 안쪽 재건축아파트 건축예정지 두 곳에 대한 보존 여부에 대해 심의하였으나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유보했다.
최영희 위원장은 “안건 자체가 문화재 보존과 개발이라는 이해관계가 첨예한 상태이기 때문에 여러 의견을 종합한 결과 재심의 결정을 내렸다”고 밝히며, 재심의 시기는 다음달 초나 중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공약사업으로 94년부터 사업을 추진중인 경주 경마장 건설사업은 그러나 경마장 건설을 앞두고 경주문화재연구소와 문화재보호재단, 동국대 경주캠퍼스 박물관이 최근 몇 년 동안 합동발굴을 벌인 결과 신라시대 생활·의례 토기를 대량으로 공급한 토기 생산·유통단지로 밝혀졌고, 다량의 유물이 출토되면서 보존 필요성이 대두됐다.
경마장 건설부지내 매장문화재 발굴조사 대상면적 5만4천평중 3만6천평이 완료된 상태지만 아직 1만8천평은 발굴조사 허가조차 나지 않은 상태다.

경주경마장은 그 건설계획부터 많은 논란이 있어 왔다. 특히 경주경마장 건설이 경마산업의 발전이나 수익을 고려하지 않은 채 정치적인 이유에서 강행되었다는 점과 문화재 발굴을 위해 당초 계획했던 건설비용중 상당수가 소요돼 한국마사회의 큰 골칫거리가 되어 왔다.
뜻있는 경마관계자들은 굳이 지지부진한 경주경마장 건설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빨리 백지화하고, 경남·부산경마장 건설에 주력하는 것이 위기를 맞고 있는 경마산업을 구할 수 있는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권순옥 기자@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