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명근·신형철 인마전도, 다행히 경미한 부상

지난 18일(목) 열린 49차 능력검사 제2경주에서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위험천만한 상황이 발생했다.
1번 게이트에서 출발한 ‘패권’(32조, 신형철 기수)이 출발 직후 다리가 미끄러지면서 인마전도 되었고, 뒤따르던 4번‘애지허트’(30조, 김명근 기수)가 미처 피하지 못하고 그 위를 덮치며 쓰러지고 말았던 것.
사고 지점은 1000m 출발지점에서 약 3백여m 지점으로, 당시 능력검사에 참가했던 관계자들은 사고지점이 한파로 인해 얼었던 주로가 채 녹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사고 이후 처음 인마전도 되었던 신형철 기수는 큰 부상이 없는 모습이었으나 나중에 넘어지면서 마필에 깔린 김명근 기수는 부상이 염려돼 곧바로 안양 중앙병원 응급실로 후송되었다.
김명근 기수는 사고후 무릎부위와 골반부위의 통증을 호소했는데, 다행히 검사결과 뼈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는 타박상으로 진단이 내려져 간단한 치료를 마치고 귀가했다.
김명근 기수는 사고 후유증으로 인해 이번 주 기승을 하지 못하게 되었으나 부상이 거의 없었던 신형철 기수는 사고 당일 약간 몸이 뻐근하다고 얘기하면서 기승을 못할 정도는 아니라고 밝혔다.
한편 당시 인마전도 되었던 ‘패권’은 검사결과 다리가 골절된 것으로 드러났다.
많은 기수들은 다행히 이번 사고에서 큰 부상을 입은 기수가 없지만, 향후 기수들의 안전에 좀더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기수는 경주를 하다보면 파도를 타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경주로의 높낮이가 차이가 나는 부분이 있다면서, 항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또한 14일 경주취소도 실질적으로는 부실한 경주로 여건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며, 10여년을 혹사당한 경주로의 수명이 다 되었다고 말하며 하루빨리 적절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외국 경마의 경우 경주에 사용되는 경주로와 별도로 경주마 훈련주로를 갖추고 있어 실제 경주가 열리는 경주로의 관리가 적절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 경주로는 주말 경마일을 제외하고도 매일 7∼8백여두의 경주마가 새벽훈련을 하기 때문에 부분적인 경주로 보수공사가 이뤄진다지만 경주로의 노화를 방지하기엔 역부족이다.
세계 선진경마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높은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는 한국경마, 이제는 매출액 순위를 자랑할 것이 아니라 매출액에 걸맞는 제반여건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권순옥 기자 mar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