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산 경주마 추가도입을 앞두고 서울경마공원에서는 러시아 마필도입에 대한 찬·반 양론이 분분하고 있다.
러시아산 경주마가 한국땅을 밟은 것은 한국경마 역사상 처음 있는 일.
대부분의 경마관계자들은 처음 접하는 러시아산 마필에 대해 약간의 우려를 가지긴 했지만 그보다는 많은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바로 호주나 뉴질랜드 등 기존의 경주마 생산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과 겨울이 긴 러시아의 환경에 적응된 마필들이라 한국의 겨울에 쉽게 적응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
한국경마의 외국산마 도입은 초기 일본과 미국, 영국 등에서 점차 마필가격이 낮은 호주와 뉴질랜드 등으로 도입국이 변화 해왔다.
마주협회는 이전부터 외국산마의 가격이 상승됨에 따라 도입국이 적어지는 현상을 탈피하기 위해 경주마 도입국의 다변화를 준비해 왔었다. 바로 그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러시아.
세계 경마계와 교류가 소원해지면서 러시아 마필에 대한 정확한 능력검증을 할 수 없는 상태였지만 마필가격과 러시아의 환경이 국내와 비슷하다는 장점으로 인해 도입을 추진하게 된 것.
그러나 첫번째로 한국땅을 밟은 러시아 경주마에 대한 평가는 아직까지 실망스런 상태다.
지난해 11월 총27두가 도입된 러시아 경주마는 4개월여가 된 현재 15두의 마필이 능력검사를 통과한 상태이고, 13번의 경주에 나서 2위 2번, 3위 1번, 5위 1번의 순위내 진입으로 승률 0%, 복승률 15.4%를 보여주고 있다.
대부분의 경마관계자들이 아직 섣부른 판단을 내리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고 얘기하면서도 앞으로의 러시아산 마필들의 활약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인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능력검사를 통과해 경주로에 나선 러시아산 마필들의 성적은 기대이하다. 러시아마필을 관리하고 있는 한 조교사는 “생김새는 좋아보이지만 정작 훈련을 시키고 경주에 내보낸 결과 기대이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하면서, 자신이 검역소에서 러시아 마필을 모두 관찰했지만 큰 능력을 기대할만한 마필은 없었다고 한다.
또한 첫도입을 경험삼아 이번에는 좀더 나은 마필들이 들어오기를 기대한다며, 만약 새로 도입될 러시아산 마필 또한 변화가 없을 경우에는 가뜩이나 경주질이 낮아졌다는 불만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러시아산 마필을 직접 훈련하고 이제 막 발주검사를 치룬 한 중견기수는 자신이 관리하고 있는 러시아 마필에 대해 외형상으론 이상이 없지만 지금 상태로는 입상을 기대하기는 무리라고 진단하고 있다.
반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경마관계자도 있다. 즉 아직 능력을 평가할만한 기간이 지난 것도 아니고, 경주마의 산지에 따라 기간이 걸리는 경우도 있는 만큼 더 두고봐야 한다는 것.
또한 능력검사 등을 통해 좋은 점수를 받은 마필들이 아직 실경주에 데뷔하지 않았고, 데뷔전 성적이 나쁜 말이라도 완전한 경주적응이 끝날 때까지는 판단을 하기에는 이르다는 것이다.
한편 마주협회는 올해 상반기 동안 러시아 마필 60두, 호주산 45두, 뉴질랜드산 45두 등을 도입할 계획으로 호주·뉴질랜드산 마필은 4월초 서울경마공원에 입사해 신규마주를 대상으로 추첨분양하며, 러시아 마필은 4월중순경 입사할 예정이다. 하반기 마필수급계획은 총 110두를 도입할 예정이지만 대상국가는 아직 미정이다.
【권순옥 차장대우 mar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