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aralis에서 나온 현대경마의 주요 혈통이라면 역시 노던댄서(Northern Dancer)계와 네이티브댄서(Native Dancer)계를 우선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아직까지도 세계 경마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또 하나의 혈통을 말한다면 바로 1940년 아일랜드에서 태어난 나스룰라(Nasrullah)이다.
Pharalis의 손자인 Nearco를 부마로, 영국의 유명한 장거리 혈통인 Blandford의 피를 모계쪽으로 물려받은 이 말은, 당시 유럽에 만연되기 시작한  하이페리온의 혈통을 순화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타고난 난폭한 기질을 제어하지 못해 경주마로서는 실패하였고, 4세 때인 1944년부터 영국에서 씨 수말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그러나 초창기에 영국(잉글랜드)에서 생산한 자마들의 성적이 그다지 신통치 않아, 결국 고향인 아일랜드로 헐값에 팔려 가는 수모를 겪게 되었다.
이때 마침 우연히 미국으로 팔려간  ‘루아’ 라는 이름의 자마가 당시 미국의 최강마인 사이테이션(Citation)-당시의 3관마로서 지금은 이 마필의 이름을 딴 경주도 있다-을 연파하는 활약을 하였고, 이것을 눈여겨본 캔터키 클레이본 목장의 경영자 아서 B. 한콕은 이 마필의 부마를 미국으로 데려오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해서 1950년 37만 달러라는 거금에 미국으로 수입된 나스룰라는 기대대로, 그야말로 눈부신 성적을 거두게 된다.
이 마필이 가진 난폭함이, 오히려 그의 자마들에게는 투쟁심과 근성, 그리고 조숙성 이라는 긍정적인 결과로 나타나 곧바로 미국의 경마계를 평정해 버린 것이다.
특히 자마인 볼드룰러(Bold ruler)계는 미국에서 엄청난 번영을 누렸고 -언젠가 다룬적이 있는 스펙타큘러비드(Spectarcular Bid)가  바로 볼드룰라의 혈통이다-최근엔 유럽의 마일참피언 블러싱그룸(Blushing groom) 과 그의 자마인 2관마 내쉬원(Nashwan)의 혈통을 가진 씨수말이 국내에도 도입되어 활약을 하고 있다.
나스룰라계는 70년대 이후 노던댄서계에 밀려 쇠퇴의 길을 걷고 있지만, 역시 아직 까지는 세계 경마의 명문 혈통임에는 틀림없다.

작 성 자 : 정용철 sweethee@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