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16일 코리안 오크스 경마대회가 첫 시행을 하게 됨으로써 코리안 더비, SBS배 경마대회로 이어지는 한국판 삼관경주의 막이 오르게 됐다.
여기서 한국판 삼관경주라 칭하는 것은 현재 세계 경마선진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삼관경주와 한국경마에서 이제 막 시행하는 삼관경주에는 적지 않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 차이점은 바로 생산기반에서 비롯된다. 외국의 경우 풍부한 마필자원이 뒷받침이 되기 때문에 3세마 경주에 참여하는 마필 수가 항상 넘쳐난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아직은 마필생산에 대한 제반여건이 부족한 관계로 경마선진국처럼 완벽한 3세마 경주를 치를 수 있는 여건을 갖추지 못했다.
때문에 국내에서 경마대회로 치러지는 3세마 경주중 코리안 오크스는 암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혹자는 코리안 오크스를 삼관경주에 포함시킬 수 없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물론 이러한 의견 또한 옳은 얘기지만 국내의 여건을 놓고 볼 때 3세마를 대상으로 한 경마대회를 세 번이나 연다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둔다면 한국경마의 삼관경주로 가기 위한 전초단계라 볼 수 있을 것이다.  
경마는 그 시작부터 마필생산에 기반을 두고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물론 현대의 경마처럼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 된 가장 큰 힘이 된 것은 경마에 대한 마권판매이기는 하지만 아직도 경마에 있어 생산은 경마를 지탱하는 거대한 축으로 작용하고 있다.
각 나라의 경마시행체는 마필에 대한 능력검정 수단으로서 더비경주 뿐아니라 3세마 경주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현재 세계 경마계에서는 3세마가 된다는 것은 경마계에 자기의 혈통을 남기던가, 아니면 조기에 도태될 운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인 것이다.
좋은 성적을 낸 말들은 곧바로 생산계에 데뷔하거나, 적어도 경주로에서 좀 더 남아있을 수가 있겠으나, 그렇지 못한 말들은 연간 수백, 수천 두의 새로운 말이 데뷔하는 경주로에서 버텨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철저한 적자생존이 살아 숨쉬는 3세마의 격전장에서도 더비와 같이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경주를 ‘삼관경주’ 또는 ‘클래식경주’라 부른다.
경마가 생겨난 영국의 경우 삼관경주의 시행 또한 가장 먼저다. 영국의 삼관경주는 1776년 세인트레저 스테익스를 시작으로 2000기니 스테익스, 더비 스테익스(일명 엡섬더비) 등이다.
경마가 현재처럼 전세계적으로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지대한 공헌을 한 미국의 삼관경주는 1873년 시작된 프리크니스 스테익스를 비롯하여 켄터키 더비, 벨몬트 스테익스 등이다.
우리와 이웃한 나라이며 우리나라에 경마를 전파한 일본은 1932년 첫 시행한 도쿄유순(일명 일본 더비)과 사즈키쇼, 기까쇼 등 삼관경주를 시행하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80년대 중반 이후 국산마 생산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최근 국산마가 양적으로 크게 증가함에 따라 마필생산에 대한 경마팬들의 관심을 높이고 생산관계자의 의욕을 고취시키자는 차원에서 98년 국산 3세마 경마대회인 코리안더비를 첫 시행하게 되었다.
코리안더비의 시행과 더불어 국산마 경매 시행 및 자유거래가 이뤄지면서 국산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국산마의 질적 향상이 맞물리면서 한국경마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이룬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국산마의 조기 투입이 이뤄지면서 이제 2세마 경주를 심심찮게 볼 수 있게 되었다.
한국마사회는 올해 경마시행계획을 발표하면서 코리안 오크스 경마대회를 신설하는 한편, 이전까지 외국산마 경마대회로 치뤘던 SBS배 경마대회를 국산 3세마 경마대회를 바꿔, 드디어 한국경마에 3세마 경마대회가 3개씩이나 늘어나 3세마의 3관체계를 갖추게 된 것이다.
마사회 경마팀에 따르면 코리안 오크스를 신설하게된 배경에는 연 15회 정도 실시하는 경마대회가 이벤트로 미약하고 스타마의 부재를 불렀다고 판단, 우수마를 조기 발굴하고 이벤트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삼관경주의 이벤트화를 구상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제 첫걸음을 떼기 시작한 한국판 삼관경주에 대해 원론적으로 삼관경주가 맞다 아니다를 논할 시기는 아니다. 다만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국산마의 자원를 감안할 때, 시기적으로 3세마의 능력을 검증할 수 있는 3세마 경마대회의 확충은 반길만한 일이다.
코리안 오크스, 코리안 더비, SBS배 경마대회로 이어지는 한국판 삼관경주에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며 국산마 생산의 척도를 가늠해 보는 것도 흥미있는 일일 것이다.
【권순옥 차장대우 mar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