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마사회와 조교사협회노조(이하 관리사노조)가 쟁점사항에 대해 극적 합의를 도출해 경마중단 사태가 마무리 됐다. 이에앞서 지난7일(일요일)에는 제2경주 종료후 경마가 중단돼 흥분한 경마팬들이 소요를 일으키는 등 경마중단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였었다.
한국마사회는 경마중단 사태 이후 8일(월) 공식입장을 통해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될 때까지 잠정적으로 경마시행을 중단한다고 밝힌바 있다.
이후 연일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한 마사회와 유관단체들은 의견조율을 통해 조속한 시일내에 경마시행이 정상화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관리사노조측과의 대화창구를 10일(수) 오후 5시부터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마사회는 ‘제도전환합의서 및 2000년도 임금합의서 폐지’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관리사노조측은 마사회가 노조간부 14명을 수원지검에 업무방해죄로 고소조치한 것을 비롯해 민사상의 손해배상청구도 취하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서로 이같은 제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혀 협상이 진전되지 못하고 결렬될 위기를 여러차례 맞았다.
하지만 양측은 경마정상시행이라는 대전제 아래 11일 오전 11시 30분 최종 교섭에 임해, 관리사노조가 ‘제도전환합의서와 2000년도 임금합의서 폐지’를 전격적으로 수용하고 마사회측이 형사고소건에 대해 선처를 당부하겠다고 약속함에 따라 의견일치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주 경마시행을 두고 긴박한 상황에서 진행된 교섭은 그동안 초강경수를 두고 교섭에 임해온 관리사노조가 마사회측의 대안을 대부분 수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마사회는 지난 93년 개인마주제로 전환하던 당시 마사회 기능직과 관리사들을 동등 대우 해주겠다는 제도전환합의서를 작성한 후 매년 임금교섭에 난항을 겪어왔으나 이번 교섭에 성공함으로써 관리사노조와 시행체간의 완전한 관계 단절을 이룰 수 있게 됐다.
양측이 각각 한 발 물러서 합의점을 도출함에 따라 시행이 불투명해 보였던 경마가 이번주부터 정상화 됐으나 마사회와 관리사노조는 경마를 중단시켰다는 비난 여론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짐작된다.
또한 마사회가 관리사노조를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를 철회하지 않을 방침이라 문제의 불씨는 남아있는 상태다.
연일 사태수습을 위해 비상대책회의를 열었던 마사회와 경마유관단체들은 경마시행이 하루빨리 재개되기를 바라지만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우선돼야한다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번 사태는 관리사노조와 마사회간 노사문제가 시발점이 돼 경마중단사태까지 야기한 것으로 풀이되며 이는 한국경마산업의 치부를 그대로 드러냈다는 것이 경마계 안팎의 시각이다.
특히 국민과의 약속인 경마시행을 어기고 수만명의 경마팬을 담보로 한채 교섭을 진행해왔다는 점에서 분명한 책임소재를 가려내야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한편 마사회는 이번주 경마일에 한해 모든 경마팬들이 무료입장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이희경 기자 pinklady@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