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대회의 진정한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준 코리안더비였다.
국산마의 미래를 짊어진 건각들답게 초반부터 치열한 선행공방이 이어졌고, 막판 결승선 통과까지 결코 순위를 예측하기 힘들정도로 난타전이 펼쳐져 경마팬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결과는 ‘핵돌풍’의 목차 승리, ‘핵돌풍’의 막판 넘쳐나는 탄력은 김문갑 조교사에게 생애 첫 경마대회 우승이라는 기쁨을 안겨주었고, 박태종 기수에게는 99년에 이은 코리안더비 2연패와 올해 첫 경마대회 우승을 선사했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코리안더비는 이미 연초부터 치열한 경쟁이 예고됐다. 지난해 경매 혹은 개별구매를 통해 경주로에 데뷔한 국산 3세 최강자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인 코리안더비는 저마다 우승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치열한 혼전양상을 보였다.
출전마중 유일하게 국산 1군에 올라있는 ‘핵돌풍’은 타마필에 비해 1kg의 부담중량을 더 달았음에도 최고의 기수 박태종과 호흡을 맞추면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고, 데뷔이후 단한번의 패배도 기록하지 않은 ‘큰바위’도 노련한 이성일 기수와 호흡을 맞추며 경마팬들의 인기를 모았다.
운명을 건 승부는 발주기 문이 열리면서 뛰어난 스타트능력을 가진 마필들의 초반 강공으로 시작됐다.
‘눈웃음’(배휴준)을 필두로 ‘신제왕’(김창옥),‘솔마루’(김동철),‘황금봉’(문정균)이 선두권을 형성하며 레이스를 이끌었고 ‘핵돌풍’(박태종)은 9,10번째로 뒤따라 갔다. 그러나 인기순위 2위를 기록하고 강력한 입상후보로 떠올랐던 ‘큰바위’(이성일)는 늦발로 불안한 출발을 보이며 최하위에서 경주를 전개했다.
피할 수 없는 선행싸움은 ‘솔마루’가 외곽을 이용 앞에 나서면서 일단락 되었고, 3코너를 접어들면서 4위권에서 위치했던 ‘에스키모’가 앞서 가던 ‘황금봉’과 ‘눈웃음’을 제치며 막판 역주에 시동을 걸었다.
4코너를 선회하면서 선행에 나섰던‘솔마루’의 발걸음이 무뎌지는 기세가 역력했고, 앞에서 경주를 이끌던 마필들중‘에스키모’만이 추진력을 보이며 경주로 중간부분을 독주하고 있었다. 경주가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뒤에서 힘을 비축했던‘핵돌풍’이 4코너에서 중간을 치고 나오며 막판 추입에 나섰고, ‘단심’또한 인코스에서 빠른 추입을 보여주었다.
결국 결승선에서 ‘핵돌풍’‘단심’‘에스키모’만이 타마필들과 거리차를 보이며 격렬한 순위다툼을 한 결과 ‘핵돌풍’이 목차로 ‘단심’을 누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에스키모’는 버티기를 시도했으나 탄력을 받아 올라오는 두 마필에 추입을 허용하며 코차 3위를 기록해 1위부터 3위까지 목차와 목차 승부라는 그림같은 장면을 연출해 냈다.
‘핵돌풍’과 함께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되었던 ‘큰바위’는 초반 늦출발과 특유의 추입력을 선보이지 못하고 6위에 그치는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며 실망을 안겼다.
유난히 무궁화배 경마대회(올해 19회)와 인연이 많았던 박태종은 코리안더비로 이름이 바뀐 이후 지난해에 이어 동대회 2연패를 하면서 강한 인연을 증명해 보였다.  
제3회 코리안더비는 일취월장하는 실력향상을 보이는 국산마들의 면면을 여실히 보여준 대회로 평가될 수 있다.
국산 건각마들이 외국산 경주 및 경마대회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 이때, 코리안더비를 통해 그 실력을 인정받은 마필들에게 거는 기대는 그 어느때보다 높다고 할 수 있다.
【권순옥 차장대우 margo@krj.co.kr】

이종철 마주
― 우승 소감은
▲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핵돌풍’을 훌륭하게 관리해준 김문갑 조교사, 뛰어난 기승술로 우승을 차지한 박태종 기수, 그리고 평소 ‘핵돌풍’을 관리에 노력해준 관리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개인적으로 코리안더비 우승마주가 되었다는 것이 너무나 기쁘다.

김문갑 조교사
― 첫 경마대회 우승인데 소감은
▲ 그동안 너무나 많이 도전했다가 실패를 했기 때문에 실망이 컸었다. 그러나 가장 큰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다.

― 소속조에서 ‘핵돌풍’‘에스키모’두 마리가 출전했는데 어떤 마필에 기대가 더 컸나
▲ 두 마리 모두 심기일전해 도전을 했기 때문에 비슷하게 상당한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동반입상도 가능했지만 1, 3위를 기록한 것에 만족한다.

박태종 기수
―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우승이다. 소감이 남다를텐데
▲ 하나님과 마주, 조교사, 관리사께 감사를 드린다. 특히 훌륭한 말에 기승할 기회를 주신 조교사께 다시한번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