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 ‘다함께’가 제7회 AJC트로피 경마대회 패권을 차지하며 과천벌 새 주인으로 등극했다.
시상대에서 경마팬들을 만나겠다며 야심찬 포부를 밝힌 42조 김명국 조교사의 ‘포트오먼’은 2위를 차지했다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기존 강자의 마지막 자존심 ‘신세대’는 노쇠화가 역력했고 정상 등극을 위해 몸부림쳤던 ‘울프사일런서’는 또다시 과중량 좌절을 맛봤다.
5월28일 제9경주, 1800m 핸디캡 경주로 펼쳐졌던 제7회 AJC트로피는 외국산마 세력 판도의 완전한 세대교체를 의미했고, 앞으로는 신예 세력들간의 힘대결을 예견하고 있다.
이날 경주는 1800m라는 적정 거리를 맞아 출전한 기존 강자의 마지막 보루 ‘신세대’를 비롯, 정상적인 출전 주기로 돌아와 대회 석권의 강력한 의지를 표출한 ‘포트오먼’, 출전마 중 최고 부담중량이나 직전경주보다 1kg 낮아진 ‘울프사일런서’, 3연승 뒤 드디어 경마대회 문을 두드린 ‘다함께’가 우승권으로 좁혀지며 기존 강자와 신예 세력이 뚜렷이 대립되는 형국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단승식 인기 순위는 나란히 2.4배를 기록한 10번‘신세대’(박을운)와 2번‘포트오먼’(박태종)이 1위를 마크했고, 4번‘다함께’(배휴준)는 6.7배로 3위, 9번‘울프사일런서’가 9.8배로 4위를 기록했다.
우승컵의 향방을 가르는 출발 신호와 함께 발주기가 열리자 초반 스타트에서 우위를 보인 마필은 10번‘신세대’, 6번‘머스코카프라스펙’, 4번‘다함께’였다. 단독 선행이 예상됐던 10번‘신세대’는 1코너 선회 후 힘겹게 선두자리를 구축했다. 반면 4번‘다함께’는 마치 ‘신세대’를 접어주는 듯한 순발력으로 여유있게 2위 자리를 확보했으며 2번‘포트오먼’은 출발지가 유리했으나 타 마필들의 스타트가 워낙 좋아 2코너 선회 뒤에야 외곽 3위에 따라 붙을 수 있었다.
일반경주와는 달리 보이지 않는 강압감을 받은 10번‘신세대’는 그렇지 않아도 4번‘다함께’로 인해 살얼음판을 달리고 있었는데 3코너 선회시 1번‘풀그림’이 선두권에 가세하며 일찌감치 몰락이 예상됐다. 이것이 실현된 곳은 결승선 전방 200m 지점으로써, 4번‘다함께’는 이미 1번‘풀그림’을 역전시키고 이지점에서 10번‘신세대’와 맞대결을 펼치며 선두로 부상했다. 이때 2번‘포트오먼’도 외곽에서 탄력을 가하며 선두권을 모색했지만 4번‘다함께’에게는 미치지 못했다. 오히려 막판 추입에 나선 8번‘그랜드슬래머’의 도전을 받았다.
4번‘다함께’의 독주와 더불어 제8회 AJC트로피 우승컵을 52조 박원덕 조교사에게 돌아갔고, 2위는 8번‘그랜드슬래머’에게 역전을 허용하지 않은 2번‘포트오먼’이 차지했다.
우승마 ‘다함께’는 데뷔전과 함께 장래성을 보장받은 마필이었다. 당시 52조 박원덕 조교사의 마필 평가에 따르면 “체격, 근성, 성격 모든 점을 감안할 때 대성할 수 있는 마필이다”라고 진단했으며 “다만 구절 부위의 불균형으로 인해 제 능력이 나올지 미지수다”라고 근심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는 당당히 과천벌 새주인으로 등장했으며 또한 구절 부위의 균형을 되찾았기 때문에 아직 3세인 점을 고려 480kg대의 체중이 적정 체중으로 판단되고 있는 500kg대로 늘어난다 할지라도 큰 무리가 따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존 강자의 마지막 보루 ‘신세대’가 1800m에서 무너졌다고 함은 새천년 들어 세차례 펼쳐진 외국산 경마대회에서 모두 신예 마필들이 우승을 차지했던 것이 우연이 아닌 확실한 세대 교체라는 것을 의심케 못하게 해준다.
현재 과천벌은 98년 수급된 뉴질랜드 3차 마필들에 의해 호령되고 있다. 과천벌 중심 세력으로 떠오른 이들은 일단 이들만의 세력 다툼이 가장 급선무고, 또한 ‘새강자’, ‘자당’등의 국산마들과의 한판 승부도 불가피한 실정이다.
그리고 하반기에는 99년 뉴질랜드 2차 마필인 ‘동틀때’, ‘천정천’, ‘러브이즈블라인드’등과도 큰 전쟁을 펼쳐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대유 기자 dykim@krj.co.kr】

인터뷰
윤흥렬 마주
― 경마대회 첫 우승이다. 소감이 남다를 텐데
▲ 좋은 말을 선사해 준 신에게 감사드리고 싶다.
어린말이 큰 대회에서 이런 걸음을 발휘해 줄은 생각도 못했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앞으로 더욱 잘 뛰어 줬으면 한다.

박원덕 조교사
― ‘97년 ‘바다’ 이후 3년만에 경마대회 우승이다. 노력도 많이 했고, 기대 또한 많이 했는데
▲ 내심 기대를 했지만 긴장도 많이 했다. 경주전 예시장에서 우승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마음속 바램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현실로 다가왔다. 대회를 개최해 주신 한국마사회장에게 감사 드리고 싶고, 경마팬, 마주, 기수 관리사 모두에게 감사 드리고 싶다.

배휴준 기수
― 우승 소감은
▲ 표현할 수 없이 기쁘다. 마필 관리에 여념 없으셨던 조교사, 관리사들에게 영광을 돌리고 싶고, 기승 기회를 제공해 주신 마주, 조교사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앞으로도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