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이크테러’(방춘식)의 적수는 없었다.
총상금 8천만원, 1군 1400m 오픈 경주로 펼쳐진 제15회 스포츠서울배는 발빠른 선행형 마필들이 대거 출전해 예상대로 치열한 선행 경합이 펼쳐졌으나 3∼4코너를 돌며 폭발적인 추진력을 과시한 ‘스트라이크테러’가 손쉽게 앞선 선두권 마필들을 제치고 그대로 결승선을 골인, 우승 상금 4천4백만원을 거머쥐었다.
‘자당’의 출전 취소로 6두만이 경주에 나와 다소 싱거운 한판 승부가 아니냐는 진단이 나오기도 했던 이번 스포츠서울배는 의의로 시종일관 박진감 넘치는 한판 승부로 이어졌다. 출발 신호가 울리자 예상대로 치열한 선행 싸움이 시작됐다. 1번 ‘허드슨스피드’(이성일), 4번 ‘로빙’(박태종), 6번 ‘샤이닝타임’(김창옥) 등이 선행 싸움에 가담했고, 그중 출발지 이점이 있던 1번 ‘허드슨스피드’가 먼저 앞서나왔다. 3코너까지 이들 세 마리의 선두 싸움으로 치닫던 경주는 3코너 이후 외곽으로 치고 올라온 3번 ‘스트라이크테러’의 선두권 가세로 본격적인 승부가 시작된다. 중하위권에 포진했던 ‘스트라이크테러’는 이후 순간적인 스피드를 선보이며 성큼성큼 앞선 마필들을 제압하기 시작했고, 결승주로에 들어서서는 무섭게 선두로 치달았다.
선두로 치달은 ‘스트라이크테러’는 이후 끝까지 별다른 견제없이 무난히 우승을 거머쥘 수 있었다. 우승 기록은 1분 28초 5.
한편, 2위권에서는 치열한 선두경합을 펼쳤던 ‘허드슨스피드’, ‘로빙’, ‘샤이닝타임’이 모두 무너지는 가운데, 최하위에서 마지막 추격전을 전개한 2번 ‘글라이딩호크’(김혜성)가 차지하는 이변이 발생했다. 최근 1년간 단 한번도 입상 경험이 없던 ‘글라이딩호크’는 당연히 출전마중 인기 최하위를 달렸지만, 경주 편성상의 이점을 적절히 살려 막판 추입으로 2위 입상에 성공한 것. 비인기마의 입상으로 복승식 배당 51.2배, 쌍승식 배당 67.2배의 고액 배당이 터져 나왔다.
역시 막판 추격전에 나섰던 5번 ‘언지퍼’(양희진)가 3위, 선행 경합으로 종반 무너진 1번 ‘허드슨스피드’와 6번 ‘샤이닝타임’이 각각 4위, 5위를 차지했다.
단거리 경주답게 막판 이변이 발생했던 이번 스포츠서울배 경마대회는 ‘스트라이크테러’라는 과천벌 최고의 명마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대회가 됐다.
경주 거리가 짧았다고 하지만, 중반 이후 ‘스트라이크테러’가 보여준 폭발적인 추입력과 파워는 현재 과천벌 외국산마중 최고의 명마라고 평가하기에 부족함이 없으며, 현재 2관왕을 차지하고 있는 그가 앞으로 얼마나 더 경마대회를 평정할 수 있는지에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스트라이크테러’라는 스타 탄생에 앞서, 경주 당일 출전 취소가 확실했던 ‘자당’이 경주 성립을 위해서 억지로 출마투표를 하는 해프닝에 대해선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미리 출마등록을 받는 핸디캡 경주도 20마리 이상이 출전해 출마투표에 떨어지는 경주마가 많은데, 하물며 일반경주에 비해 상금이 3∼4배에 이르는 경마대회에 고작 6마리만이 출전해 대회를 볼품 없게 만들어 큰 대회만이 갖는 박진감을 반감시켰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출전마가 적다면 대회를 한 주 연기시켜 추가 등록을 받아서라도 정상적인 대회를 치렀어야 했다. 명색이 경마대회라는 큰 경주를 억지로 편성해 “치르고 말면 그뿐”이라는 식의 경마행정은 앞으로 한국 경마가 선진 경마로 가는데 장애물로 남을 것이다.
【김중회 기자 rin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