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명마 ‘풀그림’, “다시 일어섰다
- 2년 2개월만에 우승차지하며 재기 성공
- 경마팬 일제히 기립박수로 우승 환영

97년 그랑프리 경마대회를 비롯해 경마대회 4관왕을 차지하며 한 시대를 풍미한 과천벌의 명마 ‘풀그림’(뉴, 거, 7)이 화려한 재기에 성공했다.
지난 98년 6월 21일 한국마사회장배 경마대회에서 63kg의 부담중량을 짊어지고 10위로 무너진 ‘풀그림’은 이후 건염으로 인한 질병으로 장기간의 휴양과 재기전을 반복, 보는 이를 안타깝게 했었다. 그러나 드디어 7월 9일 (일요일) 11경주에서 54.5kg의 부담중량을 짊어지고 자신이 무너졌던 11번 게이트에서 재기에 성공하는 우승을 차지한 것.
경주 초반 발빠른 4번 ‘쿨터피’와 5번 ‘플락스’의 기세에 밀려 3위로 따라붙었던 ‘풀그림’은 이후 뒷직선주로 중반부터 힘차게 선두로 질주, 그 기세를 결승선까지 이어갔다. 전성기에 보여줬던 끈기와 파워를 다시 한번 재현한 것.
한편, ‘풀그림’의 폭발적인 기세에 놀란 최고 인기마 2번 ‘그랜드슬래머’는 ‘풀그림’과의 거리차를 끝내 극복하지 못하고 3마신차로 무릎을 꿇고 말았다. 단승식 배당은 9.2배, 복승식 배당은 5.4배.
‘풀그림’이 결승선을 골인하는 순간, 평소에는 좀처럼 볼 수 없는 경마팬들의 기립 박수가 이어져 돌아온 ‘풀그림’을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우승을 차지한 ‘풀그림’은 18전 11승을 기록, 승률 61.7%를 기록했다.
【김중회 기자 ringo@krj.co.kr】

이희영 조교사 인터뷰 - “오랫동안의 기다림 현실로 다가왔다”

- 2년 2개월만의 우승이다. 우승을 예상했는지
▲ 최근 훈련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긴 했으나 사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부상 부위가 재발하지 않고 한 바퀴를 돌아주기만을 기대했을 뿐이다. 경주중에서도 3코너를 돌면서 휘청거렸을 때와 결승주로에서 힘이 떨어졌을 땐, 솔직히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그러나 워낙 승부 근성이 강한 마필이라 한번 선두로 나가자 끝까지 최선을 다해 우승까지 차지한 것 같다.

- ‘풀그림’이 결승선을 1위로 통과할 때, 감회가 새로웠을텐데
▲ 우승하는 순간, 가슴이 찡하고 눈물이 벌컥 쏟아질 정도로 감격했다. 오랫동안의 기다림이 현실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간 2년을 기다리며 ‘풀그림’의 재기를 기다려온 마주님과 13조 마방 식구들에게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꼭 하고 싶다.

- ‘풀그림’의 앞으로의 행보는
▲ 이번에 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전성기의 기량에 비교하면 30%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나이도 있고 하기 때문에 경마대회 같은 건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건강하게 경주로에서 뛰어주길 기대할 뿐이며, 앞으로는 2-3개월간의 충분한 휴식을 거치면서 출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