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마는 기대감에 휩싸여있다. 겨울의 한기가 풀린 직후 본격적으로 대상경주 시리즈가 시작되었고, `트리플 크라운` 시리즈의 전초전부터 시작하여 `스테이어`, `퀸즈투어`, `트리플 티아라`, 국제교류경주까지 연이어 개최되며 한국경마의 분위기를 달구고 있다. 차세대 스테이어인 `석세스백파`의 우승과 최강자 `글로벌히트`의 원정 복귀, 여왕 `즐거운여정`의 재림과 크라운과 티아라로 향하는 `오아시스블루`, `판타스틱밸류` 등 수많은 준족의 경주마들이 모래 위를 뜀박질하며 진정한 존재가치의 실현을 향해 달려 나가고 있다.
하지만 그들 중 `스프린터` 시리즈의 부산일보배(G3)와 SBS스포츠 스프린트배(G3)에서 우승하며 마지막 결승선인 서울마주협회장배(G2)로 향하는 자가 있었으니, 그 이름은 바로 승리하는 말 `빈체로카발로`다.
`빈체로케이`로부터 시작된 `빈체로` 시리즈는 김인규 마주가 소유하고 있다. 한국방송공사(KBS) 1기로 입사하여 제19대 사장을 역임한 김인규 마주는 2013년 11월 마주 데뷔 이래 현재까지 서울경마에서 마주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필자는 `빈체로카발로`와 함께 경마 팬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김인규 마주를 직접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마주로서 활동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1999년 방한 당시 엘리자베스 여왕께선 서울 경마장에 방문했다. 여왕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한 나라의 경마가 이 정도 수준밖에 되지 않느냐"라며 실망했고, 이는 일체 보도되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보면서 언젠가 말 산업 육성을 위해 기여해야겠다는 생각을 품게 되었다.
KBS 사장 임기를 끝낸 후, 마주로 활동하고 있었던 KBS 재직 당시 선배 한 분이 내게도 마주 활동을 권유했다. 그 제안이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경주마 `빈체로` 시리즈를 소유하고 계시다. `빈체로` 시리즈는 어떻게 시작되었나?
고등학교 후배 중 한 명이 `빈체로`라는 공연기획사를 운영하고 있다. 오페라에서도 그 단어가 나온다. 이 이름을 차용해도 되겠느냐고 하니 흔쾌히 수락해서 그 이름을 썼다. 그래서 그런지 말들이 잘 뛰어줬다.
처음 만난 말이 `빈체로케이`였는데, 승리의 말 K라는 의미로 이름을 지었다. 그랬더니 주변에서 KBS의 K를 따왔느냐고 물었다. 그다음 말은 `빈체로에스`였는데, KBS의 S 아니냐면서 오해를 받았다. 그 오해를 풀기 위해 최근 영입한 말에겐 `빈체로코리아`라는 이름을 지었다. 이제 막 2세가 됐다.
지금 생각해 보면 마주하고 말하고의 그 인연, 호흡이 있는 것 같다. 나는 그 호흡이 비교적 괜찮은 편인 사람인 것 같다. 그래서 이렇게 좋은 결과가 많이 나왔는지도 모른다. 앞으로 어떻게 될진 모르겠으나, 최선을 다해 보려고 한다.
■최근 `스프린터` 시리즈의 삼관 달성을 앞둔 `빈체로카발로`의 활약이 눈부시다.
`빈체로카발로`는 `빈체로`뒤에 올 이름을 이태리어로 말을 뜻하는 단어를 찾아 `까발로`를 붙이기로 정했던 말이다. 그래서 `빈체로까발로`라고 지었는데, 한국마사회에서 `까`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하여 `빈체로카발로`가 됐다. 이러한 부분들은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부산일보배에서 우승하고 연이어 SBS스포츠 스프린트에서 우승했는데, 주변으로부터 이렇게 두 대상경주에서 연이어 우승한 말이 드물고 삼관 달성이 굉장히 큰 업적이라고 들어 나도 기대하고 있다. 마방에서도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는 것 같다.
무엇보다 말이 다치지 않고 무사히 경주를 마쳤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오는 18일 서울마주협회장배 출전등록했고, 출전이 확정될 것으로 보이는데 경주에서 너무 무리하는 바람에 다치지 않을까 걱정이 많이 된다.
■`빈체로카발로`는 조재로 기수와의 호흡 또한 도드라지는 것 같다.
조재로 기수 본인이 말하길, `빈체로카발로`는 상당히 경쟁심 있고, 꼭 따라붙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조재로 기수는 스스로 말에 상당히 신뢰감을 갖고 있다.
■마주 데뷔 이후 유일하게 33조 서인석 조교사 마방에만 경주마를 위탁하고 계시는데.
마주 데뷔를 권유했던 그 선배님의 소개로 서인석 조교사와 인연을 맺었다. 말 구매에 관해선 서인석 조교사한테 일임하고, 꼭 필요한 말이 있다면 판단에 따라 구매한다. 서인석 조교사가 말에 대한 전문적이고 정확한 지식을 가지고 있으니 위탁관리 또한 마찬가지다.
`스프린터` 시리즈 후에도 서인석 조교사가 말의 출전 방향성을 정할 것이다. 코리아스프린트 또한 조교사가 출전하자고자 하면 출전할 것이다. 추후에 두바이 원정을 결정하게 된다면, 그에 대해서도 손 닿는 데까지 지원할 의향이 있다.
■앞으로의 마주 활동에 있어서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점은?
너무 욕심 내지 말자. 너무 욕심 내다보면 이게 끝이 없는 것 같다. 경주가 끝나고 나면 다치는 말들이 많다. 말들이 건강하게 경주를 끝냈으면 좋겠고, 그 안에서 좋은 성적을 내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김인규 마주는 뜨거운 성원을 보내주신 만큼 "경마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해 보겠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김인규 마주의 `빈체로카발로`는 오는 18일에 개최되는 제33회 서울마주협회장배(G2)에 1순위로 이름을 올렸고, 지난 1일부터 이해동 트랙라이더와 조교 호흡을 맞추어 가며 경주를 준비하고 있다. 출전등록표엔 제33회 SBS스포츠 스프린트(G3)에서 준우승에 자리한 `블랙머스크`, 입상마 반열에 오른 `블랙맘바`와 `슈퍼피니시`도 이름을 올렸고, `퀸즈 투어` 시리즈로부터 노선을 변경한 `크라운함성`도 유일한 암말로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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