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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정 취지 공감 속 “부정부패 퇴출 vs. 사회 통념 반영 필요”
7월 28일 헌법재판소는 대한변호사협회와 한국기자협회 등이 제기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김영란법)’ 4개 사건 심판 대상 조항 모두에 대해 합헌으로 각하 결정했다. 이에 따라 김영란법은 예정대로 9월 28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현재 김영란법 시행령은 법제처의 법제심사 진행 중으로 차관 및 국무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대통령의 재가, 시행령 공포 과정이 남아 있는 상태다. 공무원 등 법의 영향을 받는 이해 관계자는 40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헌재는 법 적용 대상에 언론인과 사립학교 관계자를 규정한 부분은 7:2로 합헌 결정했다. 재판부는 “언론인과 사립학교 관계자를 공직자 등에 포함시켜 부정 청탁을 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입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교육과 언론이 국가나 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고 이들 분야의 부패는 파급 효과가 커서 피해가 광범위하고 장기적”이라고 판결 배경을 밝혔다.
국민권익위원회는 헌재의 결정을 받아들이며 9월 28일 법 시행을 위해 철저한 준비에 나설 것을 천명했다. 권익위 측은 “김영란법 시행을 통해 우리 사회의 부정부패가 근절되고 국가 청렴도가 획기적으로 제고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합헌 결정에도 외식업계와 농어업계 그리고 사학재단 등 직격탄을 맞는 업계 측은 불만이다. 한국사학법인연합회, 농축수산물 경북농어업FTA대책위원회, 강원도의회 농림수산위원회가 등은 일제히 합헌 결정에 유감을 표하거나 농어업인 피해 최소화를 위해 농축수산물은 제외하라고 여전히 주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완영 의원(새누리당, 경북 칠곡·성주·고령)은 “정부가 8월말로 공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김영란법 시행령에는 ‘국내 생산 농축수산물’이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했다.
정부는 일선 기관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가이드라인 마련에 나섰고, 국민권익위원회는 ‘김영란법 해설서’도 제작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축산업과 외식업계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해양수산부 등 관계 부처와 함께 정부입법정책협의회(법제처)에 청탁금지법 시행령(안)의 상정을 요청했다. 역시 취지에는 공감하나 의도하지 않은 피해가 농축산분야에 집중되는 상황이 우려되기 때문.
김영란법 시행령이 현행대로 통과한다면 수산업 피해는 7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만큼,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따라서 농축산부는 식사는 5만 원, 선물은 10만 원, 경조사비는 20만 원으로 한도를 상한하는 안을 내놓았다.
농축산부 관계자는 “법 시행에 따른 농축산업계 영향 최소화를 위해 농축산물 수급대책 T/F를 구성해 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라며, “농축산물 소비촉진, 직거래 활성화, 축산물 유통 개선대책 등 법 시행에 대비한 수급 대책과 영향 최소화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민권익위원회나 수사 기관이 현실과 접목된 법 시행을 위해 시범 케이스로 특정 기관을 노릴 것이라는 전망이 있어 말산업계도 우려가 크다.
6차산업의 대표 주자, 말산업계도 김영란법의 적용 대상인 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직원, 공립·사립 직원 그리고 언론이 다양하게 얽혀 있어 사전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것. 김영란법에 따르면, 1회 100만 원, 1년에 300만 원 이상 금품을 받으면 직무와 관련 없어도 3년 이하의 징역,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직무와 관련성을 따져 과태료도 부과할 수 있다. ‘직무 관련성’과 관련한 처벌 여부는 최종적으로 법원이 판단하지만 문제가 될 행동은 아예 하지 않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윤리 강령을 제정하고, 임직원 대상으로 관련 교육을 실시하는 등 적극 조치해야 한다.
김영란법에 저촉되지 않으려면 △적용 대상 △직무 관련성 기준 △음식·선물·경조사비 제공 기준 파악은 물론 △영수증 챙길 것 △모임 때 외부인 주의 등 적극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가이드라인을 꼭 기억해야 한다.
▲헌법재판소가 김영란법의 합헌 각하 결정을 해 9월 28일부터 예정대로 시행된다. 직무 관련성 문제와 관련 적용 대상과 제공 비용 기준 등 지침을 파악하는 건 물론 적극적 조치를 취해야 ‘시범 케이스’에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용준 기자
그래픽= 박수진 디자이너
작 성 자 : 이용준 cromlee21@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