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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장관 하마평 무성…이개호·신정훈 등 거론
촛불 민심이 이끌어 낸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지 열흘 째. 짧은 시간이지만, 변화의 큰 그림은 이미 그려졌다. 특히 이전 정부의 실책과 불통으로 산재된 문제들에 후보자 시절부터 다양한 공약을 제시한 문재인정부의 향방 ‘파급력’은 곧 농업농촌과 말산업계 전반에도 미칠 전망이다.
취임 첫 업무 지시로 ‘일자리 창출’을 내건 문재인정부는 그 일환으로 공공기관 비정규직 제로 시대 도래 그리고 박근혜 정부 실책 중 하나인 성과연봉제 대신 ‘직무급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문재인정부는 올 하반기부터 일부 공공기관을 시범기관으로 선정해 직무급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존 연공급제는 근속 연수에 비례해 임금이 상승, 불평등 원인으로 지적되기도 했지만, 새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직무급제는 업무 성격과 난이도, 직무 책임성 등에 비례해 급여를 결정하는 임금 체계로 연공급제와 호봉제의 장점을 모은 체계로 평가된다.
기획재정부는 17일, 한국마사회와 한국공항공사 등 간접 고용 규모가 큰 10개 공기업 관계자들과 회의를 갖고 실태 파악에 나섰다. 전체 직원 가운데 비정규직 비율이 81.9%, 3,948명에 달하는 한국마사회의 경우 공공기관 가운데 비정규직이 가장 많다.
한국마사회는 지난 2001년부터 팀장 이상 간부직은 연봉제(연공급제), 일반 직원은 호봉제를 유지하다가 장태평 전 회장 재임 당시인 2012년 12월 전 직원 연봉제를 결정했으며 2016년 3월 공기업 최초로 성과연봉제를 확대 도입하며 우수기관으로 선정됐었다.
특히 발권 업무를 담당하는 발매PA 등의 업무가 주말에만 개장하는 문제와 얽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지만, 정부는 하반기 정규직 전환의 기준을 포함한 로드맵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며 재정 여건이 좋은 공기업의 경우 추가 재원 부담이 적어 정규직 전환이 수월하다는 평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마사회는 4월 말 노사협의를 통해 발매PA를 주3일 근무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양호 한국마사회장 역시 18일, <내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시간제경마직은 상시 고용하기 어려운 업무특성을 고려해 해법을 찾고, 40여 경비 청소 등 업체와 계약한 간접 고용은 정부의 정책방안에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황교안 전 총리의 즉각 사표 수리 그리고 전 정부 국무위원들의 일괄 사표 제출, 이낙연 총리지명자의 인준안 31일 표결 예정, 당분간 차관 중심의 국정 운영 등 조각 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한국마사회를 포함, 산하 공공기관장의 거취도 주요 관심사다.
지난 8일 일괄 사표를 제출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다른 장관들과 마찬가지로 현재 외부 일정을 확 줄이고 ‘개점휴업’에 들어간 상태. 대부분 정부서울청사 인근에서 임시 국무회의 소집 등 비상 상황에 대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장관 유력 후보군으로는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전국 농어민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활동한 신정훈 전 의원이 있다. 이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호남 지역 유세 당시 노고를 치하하고 장관을 언급한 바 있으며 신 전 의원은 문 대통령의 농업 공약을 주도했었다. 이외에도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농어촌비서관을 지낸 김인식 전 농촌진흥청장, 대선캠프 농민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은 최규성 전 의원이 언급되며 협치를 위해 다른 당에 내어줄 경우 말산업계와 특히 각별한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이 하마평에 오른다.
축산정책국 이원화로 대변화…방역정책국 신설 논의 등
용산 렛츠런 문화공감센터 등 경마산업 정책 역차별 지적도
문재인 대통령은 4월 27일 선거 기간 중 농어업 정책을 발표하며 “농업은 시장경제에서 희생 대상이 아니며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분야다. 축산진흥과 수의방역 업무를 엄격히 분리하겠다”라며 실질적 축산 농가 보호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대표 공약으로 △안정적 농어촌 일자리 창출 △4차 산업혁명 대비 미래농업 준비 △첨단정보통신기술을 융합한 스마트농업 지원 △여성 농어업인 위상 확보 등을 내세웠다.
무엇보다 동물 복지에 관심이 지대하다. 가축전염병의 책임 있는 방역 행정을 위해 축산정책국 산하 방역총괄과와 방역관리과를 통합, 수의방역을 엄격하게 분리한 방역정책국을 신설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다. 이미 농림축산식품부는 축산 조직 개편을 추진하고 있으며 행정자치부는 조직 개편 방안을 심사하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의 AI예방통제센터 업무까지 포함한 방역정책국 신설은 대한수의사회가 특히 조직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체 332개 공공기관 중 농업계 기관장은 aT를 비롯해 한국농어촌공사,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 그리고 한국마사회 기관장이 취임 몇 달 만에 교체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기관장들 인사 기준은 경영 실적이 최우선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권 교체기마다 또 하나의 관행처럼 기관장 인사는 계속됐다는 지적.
무엇보다 문재인 대통령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젊고 소통하고 일하는’ 모습을 먼저 선보이며 말산업계 정상화에 앞장 서온 이양호 한국마사회장의 경우 임기가 2년 반 이상 남았지만, 역대 최단 재임 기록을 남기고 물러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공공기관장 유임 여부는 다음 달 발표될 경영 평가 결과가 결정적 지표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야 말로 내부 승진을 기대해도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이와 관련,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취임시 기관 현황 파악과 함께 임기 동안 이룰 업무 관련 밑그림을 그리는데, 미처 손도 대보기 전에 자리가 바뀌면 조직이 발전보다 후퇴하는 형국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무엇보다 차후 경마산업의 존폐가 걸린 렛츠런 문화공감센터 문제가 화두로 급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대전 월평동 센터 이전 추진을 공약으로 내세웠으며 임종석 신임 비서실장은 서울시 정무부시장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 중앙정부에 용산 문화공감센터 폐쇄를 요구했었다.
화상경마도박장추방대책위원회와 참여연대민생희망본부 전국도박규제네트워크는 용산 주민들이 개장 반대 운동에 나선지 1,500일이 되는 6월 9일 대규모 집회를 열고 용산 문화공감센터 폐쇄 운동 자료집과 주민들 편지를 문재인 대통령에 전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지속되면 경마산업에 대한 항간의 인식은 더욱 나빠져 규제 일변화가 강화되고 산업이 축소되는 등 말산업계 전반에 미칠 영향이 ‘메가톤급’으로 평가되는 가운데 향후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마사회 그리고 말산업계 대응에 촉각이 쏠리고 있다.
▲문재인정부 출범과 함께 농업·말산업계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비정규직 전환, 성과연봉제 철회, 기관장 인사 등 주요 공약과 이슈 향방에 따라 산업계의 ‘운명’이 달렸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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