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경마가 막을 내렸다.
5주간 펼쳐졌던 4월 경마는 본격적인 경마대회 시즌 개막과 함께 경마팬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 넣기에 충분했다.
특히 지난주 마주협회장배에서는 ‘비산’이라는 걸출한 명마가 탄생해 그동안 몇몇 강자들에게만 호령됐던 과천벌이 새로운 시대로 접어듬을 예고했다.
지난주 경마는 박태종 기수의 5승이 돋보였던 한 주였다. 4월 4째주 경마일까지 이미 8승을 기록해 월MVP 기수로 유력했던 박기수는 5승을 추가해 총 13승, 보기 드문 월별 성적을 기록했다.
박기수가 올해 들어 현재까지 쌓아 올린 승수는 20승, 1백승 고지를 돌파하기 위해선 월평균 10승씩을 거둬야 하는데 가능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교사 부문에서는 ‘비산’으로 마주협회장배를 석권한 44조 장두천 조교사가 기염을 토한 한 주였다. 91년 ‘상위권’으로 무궁화배를 석권한 바 있는 장조교사는 9년만에 경마대회의 감격을 맛봤다. ‘비산’은 98년 3차 뉴질랜드 마필로 장두천 조교사가 직접 현지에서 검수해 온 마필이다. 이미 본지 밀착취재를 통해 신마 50번으로 친근감이 있는 ‘비산’이 마주협회장배를 거머쥠은 장두천 조교사가 왜 말박사라 불리우는지 짐작케 해주는 대목이다.
한편 연승 신화를 쓰고 있었던 국산마 자존심 ‘새강자’가 아쉽게도 16연승 도전에 실패했다. ‘비산’과 같이 마주협회장배에 출전했던 ‘새강자’는 지난 99 그랑프리와 비교해 볼 때 늘어난 부담중량(57kg→59.5kg)과 상대마들의 집요한 견제속에 어려운 레이스를 펼친 결과 4위에 그쳤다.
여타 조교사의 활약상을 살펴보면 지난주까지 6승으로 4월 최다승 승수를 기록했던 38조가 1승 추가로 7승을, 한편 5승을 기록중인 10조가 2승을 추가해 공동 7승을 기록했다. 월 MVP를 두고 치열한 경합이 예상되는데 준우승 기록까지 살펴본다면 나란히 3회씩을 기록해 사뭇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그리고 4승을 기록중이었던 19조도 ‘보드카’, ‘빛나는아침’으로 2승을 추가해 6승으로 4월의 대미를 장식했다.
한편 4월 들어 위력을 발휘한 마방이 있다. 바로 50조로 최근 36조가 그랬듯 특출한 능력마가 아닌 정상권에 도전할 정도의 능력으로 매경주 입상에 성공하는 인상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특히 국산마 쪽에 강세를 보이는 50조는 현재까지가 아닌 앞으로의 활약에 기대된다.
다시 기수 부문으로 되돌아가서 박태종 기수를 제외한 여타 기수들의 활약상을 짚어보면 ‘비산’으로 2년만에 경마대회를 우승한 임대규 기수가 있다. 임대규 기수는 예전 ‘지구력’(94 그랑프리, 95 마사회장배)과 명콤비를 이뤘다. 이후 ‘페스티발걸’(‘빛고을’, 95 니이가타자키컵)과 ‘강타’(98 AJC)로 경마대회 우승을 차지했고 2년만에 다시 ‘비산’으로 정상에 우뚝 섰다.
‘승부사’라는 닉네임(별명) 으로 통하는 임대규 기수는 선행, 추입, 안쪽, 바깥쪽 가리지 않고 모든면에서 강세를 보이는 전천후 기수다.
그외 김창옥, 천창기, 김동균 기수등이 2승으로 지난주 경마에서 선전했다.
경주마 부문을 살펴보면 먼저 ‘언지퍼’의 재기가 눈에띈다. 9연승 이후 과도한 부담중량(59kg)으로 주춤했던 ‘언지퍼’는 58kg으로 부담중량이 내려오자 주특기인 선행 작전을 살려 여유승을 일궈냈다. 수말, 거세말들에게 다소 밀리는 듯한 인상을 주는 현시점에서 암말인 ‘언지퍼’가 다시 일어섬은 의미있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재기에 성공한 ‘노더너파이’와 ‘로빙’도 큰 획을 근 한 주였다.
한편, 코리안더비를 3주 앞둔 현 시점에서 국산3세마들의 행보를 살펴보면 ‘황금이’, ‘백두거인’, ‘미디어’등이 일단 출전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특히 ‘황금이’와 ‘백두거인’은 3연승으로 출전 여부는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회를 거듭할수록 전통을 쌓아가고 있는 코리안더비, 향후 추세는 더비 제패에 못지 않게 출전 그 자체만으로도 명예를 획득하는 한국 경마 명예의 전당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김대유 기자 dykim@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