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우리나라 경마 역사, 15조 홍순철 조교사를 만났다. “아직도 건장한 청년 두서넛은 거뜬히 상대할 수 있다”라는 그의 말에 정신력은 물론 체력에서도 1년 남짓 한 정년의 시간이 믿기 질 않는다.
그러나 현재 15조는 10두 남짓한 보유 두수와 떠오르는 신예마가 없기 때문에 암담한 상태다. 특히 담당 조교사인 15조 홍순철 조교사는 한평생 한국 경마 발전에 이바지 한 장본인으로 현실이 안타까운 것은 당연할 것이다.
이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여유로운 모습을 잃지 않는 홍조교사는 밝은 내일과 희망을 말하고자 한다. 홍조교사의 말을 들어보자.


- 보유 두수 부족에도 불구하고 2000년 한 해를 잘 보낸 것 같다. 특히 ‘그랜드슬래머’, ‘보람이’등 대표마들의 활약이 인상적인데
▲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그랜드슬래머’, ‘보람이’등이 선전해 줘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능력이 크게 뛰어 난 것도 아니고 항상 레이스를 잘 만나라는 법도 없기 때문에 앞으로가 문제다.
언제까지 버텨줄 지, 그리고 그 안에 신마들이 얼마나 수급될 지 관건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 현재 외국산 신마 ‘마타라’ 한 두가 보강됐다. 가시적으로 더 공급될 계획은
▲ 글쎄... 국산 신예마 2∼3두가 공급될 계획이다. 그러나 아직 확정된 사항은 아니기 때문에 좀 더 두고봐야 한다.
마주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 ‘그랜드슬래머’의 경우, 상대에 관계없이 매경주 아쉬움을 남기는 듯 한 인상이다. 결승선 통과시 항상 여유가 있어 보이는데
▲ 알다가도 모르는 말이다. 약한 레이스 건, 강한 레이스 건 쫓아만 다니다가 경주를 끝내곤 한다. 식성도 좋고 마필 상태도 양호한데 기대치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아 아쉬움이 있다.
1군 승군 뒤 성적을 떠나 개인적으로 만족할만한 경주를 펼친 적이 없을 정도다.
예전에는 상대에 따라 선, 추입을 자유롭게 구사했지만 최근에는 스타트가 밀리기 때문에 추입 작전을 구사한다.

- 선행마인 ‘보람이’가 최근 들어 순발력에 한계를 보이고 있는 듯 하다. 앞으로 질주 습성을 변경할 계획은 없는지
▲ 지금까지 그렇게 뛰어 왔기 때문에 당장의 변화는 기대할 수 없다.
새롭게 시도하는 것이 있다면 예전 외곽 사행 한 이후 ‘H’재갈을 물려 경주에 임해 왔는데 다시 일반 재갈을 물릴 계획이다.
‘H’자형 재갈은 마필 제어엔 유리하지만 경주마로 하여금 뻣뻣하게 한다. 일반 재갈을 물리면 마필이 유연성을 갖는 만큼 유리하지 않나 본다.

- ‘세어더랏’이 2군 승군 뒤 주춤하고 있는데
▲ 레이스에 따라 선, 추입이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지만 승군 후 상대가 강해진 만큼 이것이 여의치 못하다.
다 좋은 말인데 입이 짧아 훈련 강도를 높이지 못한다. 훈련 뒤 농후 사료를 먹어야 영양 섭취가 되는데 영양가 없는 건초만 씹고 있다.
그래서 지금 당장의 성적은 무리인 것 같고, 아직 나이가 있는 만큼 적응력이 길러지면 좀 더 나은 모습을 기대할 수 있다.

- 방춘식 기수와 양희진 기수가 소속조 마필들을 대부분 기승한다. 어떤 점에서 이들을 기용하는가
▲ 방춘식 기수는 예전 소속조 기수였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소속조 마필들에 대해 잘 알 것이다. 그래서 기승 회수가 많고, 양희진 기수는 배우는 단계에 있는데 경주전 지시한 작전을 그대로 구사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또한 열심히 타고 있는 만큼 믿음을 갖고 기승 시킬 수 있다.

- 최근 경주마들이 계균이란 질병에 많이 걸리고 있는데, 어떤 병이며 원인은 무엇인가
▲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살이 트는 것이다. 경주마에게는 구절 부위에 해당되고 이곳이 갈라지는 병이다.
원인은 눈으로 인해 뿌린 염화 칼슘에서 기인하는 것 같다.
훈련 또는 경주 후 깨끗이 닦고 관리하고 있지만 일련의 과정이 반복되고, 날씨가 춥기 때문에 잘 걸리는 것 같다.
약품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약물 검출 때문에 주의를 요하고 있다.

- 예전 마사회 전직원을 상대로 한국경마역사에 대해 강연한 적이 있었다. 소감은
▲ 경마 외길 40년 인생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한국경마 산증인으로 7백여명의 마사회 직원 앞에서 조교사로서는 최초로 강연을 했다.
경마 시행처와 실무 종사자들이 분리된 우리나라 경마제도에 서로가 더욱 가까워질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 끝으로 올 한해 목표가 있다면
▲ 목표가 신마 수급밖에 더 있겠는가. 현재 12두의 마필로 소속조를 꾸려 나가고 있다. 그중에서도 몇 두를 제외하고는 모두 퇴사해야 될 시기에 있다. 여러모로 신마 수급이 절실한 만큼 마주들의 관심을 부탁드린다.
그리고 소속조를 이끌어 나가고 있는 마방 식구들, 올해도 아무 탈없이 건강하게 한 해를 보내기를 기원한다.
【김대유 기자 dykim@krj.co.kr】




국산마
보합세
보람이 5 거 고창협 선재훈 글로리화이 대막리지
레이스 편성을 떠나 상대마 중 선행마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성적이 좌우된다. 마필 상태 양호하고 선행 작전이 구사되면 기대해 볼 수 있다. 마필이 다소 뻣뻣한 감이 있어 이를 유연하게 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하향세
연인우정 4 수 전흥식 정봉태 피어슬리 캔들즌실크
채식 상태도 좋고, 올해 4살로 가장 힘써야 할 시기인데도 성적이 나오질 않는 걸 보면 능력 미달인 듯 싶다. 큰 변화는 기대하기 힘들다.


외국산마
보합세
그랜드슬래머 뉴 5 거 선재훈
잘 먹고 마필 상태도 양호하다. 그러나 성적에는 다소 아쉬움이 있다. 강한 레이스, 약한 레이스 모두 쫓아만 다니다가 경주가 끝나기 때문이다. 재갈받이도 좋고 경주마로서는 나무랄 데 없는데 그래서 1군이지만 좀 더 가능성을 갖고 두고본다.
예전에는 선, 추입 모두 자유로웠지만 현재는 스타트에서 파워가 떨어지기 때문에 완전한 추입형으로 자리 잡았다.

네버엔딩스토리 미 7 거 노병석
구절이 안좋아 공백기가 있다. 현재는 거의 완치된 상태고 조만간 경주로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1군 승군 뒤 연투한 마필로 제 몫은 다해줬다고 보며 재기 후에는 순위권만 유지해 준다면 만족한다.

세어더랏 뉴 5 암 노병석
2군 승군 뒤 상대가 강해져 성적이 나오진 않지만 마필 상태는 양호하다. 선, 추입이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입이 짧아 훈련 강도를 쉽게 높이지 못하는 단점도 있다. 당장의 성과는 기대하기 어렵고, 2군 레이스 적응이 이뤄지고, 상대가 약해지면 조금은 기대해 볼 수 있겠다.

훼어즈더리스크 미 6 암 선재훈
체격이 왜소해 큰 파워는 기대할 수 없다. 추입력은 있으나 스타트에서 타 마필들과 거리 차가 너무 벌어지기 때문에 불안한 레이스 운영은 사실이다. 그러나 마필이 근성 있고, 최근 장거리 경험이 쌓여졌기 때문에 장거리 느린 레이스에서는 한번 기대해 볼 만 하지 않을까 내다보고 있다.

마타라 뉴 4 거 선재훈
뉴질랜드 현지에서 경주 경험 있고, 기승시 흔들림이 없어 일단 기대하고 있는 신예마다. 다만 주립불량의 악벽이 있어 좀 더 순치가 필요하다. 데뷔전을 치른 현시점에서 기대치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아 아쉬움이 있으나 가능성을 갖고 두고 본다.

하향세
황금나팔 호 4 암 안승찬
도입 당시 좋은 체격을 보유하고 있어 기대했지만 데뷔 이후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해 다소 아쉬움이 있는 상태다. 그러나 다행이 최근 경주에서 어느 정도 나아진 모습을 보여줬다. 경주중 안쪽으로 기대는 버릇이 있기 때문에 안쪽 게이트가 유리하고, 기승자의 제어도 중요하다.

레일 호 6 거 노병석
경주를 앞두고 훈련, 채식, 컨디션 등이 모두 좋은데 성적이 나오질 않는 걸 보면 능력 한계인 것 같다. 사실상 출전에 만족하고 있으며 출전 상금이 10위 안으로 축소된 만큼 앞으로 이것을 달성하느냐가 문제다.

더캐릭터 캐 8 거 안승찬
도입 당시부터 구절, 무릎 등 많은 곳이 안좋았다. 이를 감안할 때 기대 이상으로 뛰어준 마필로 평가할 수 있고, 현재는 능력 한계다. 순위권을 목표로 출전하는 경주마다 최선을 다한다.

조이럭 뉴 7 암 선재훈
능력도 한계에 도달했고 견갑(어깨)도 안좋기 때문에 더 이상 큰 기대는 하기 힘들다. 사실상 출전에 만족한다.

천비 호 9 거 노병석
현 군 하위권 마필로 나이도 나이인 만큼 더 이상의 기대는 무리다. 다행이 마필 상태 양호해 출전엔 이상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