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교사로 데뷔한 지 한달여가 지났다. 그동안 신임 조교사로는 상당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데 현재 소감은
▲ 12조 마방을 인수인계하고 한달이 조금 지났다. 비록 좋은 성적을 거두긴 했지만 그것은 운이 좋았기 때문이다. 아직은 얼떨떨한 기분이지만 열심히 하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아직 아무것도 내세울 만한 것이 없기 때문에 그동안 인터뷰도 가급적이면 피하려고 했었다. 이제는 나름대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기본적인 터전은 갖추었다고 생각하고 경마팬, 마주, 마방식구 모두에게 인정받는 조교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 항상 배운다는 자세로 최선을 다할 것이다. 지켜봐주길 부탁한다.

― 마방을 운영하는데 주안점이 있다면
▲ 삼박자가 맞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첫째 마주가 투자를 해야하고, 둘째 관리사가 열과 성을 다해야하고, 세째 조교사가 정확한 판단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바꿔 말한다면 마주가 좋은 말을 사줘야하고, 관리사가 잘 관리해야하고, 조교사가 훈련과 사양관리를 적절하게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삼위일체가 잘 이루어질 때 상금도 두둑해지고 좋은 마필도 많이 탄생할 것이다.
― 소속조 기수인 천창기 기수에 대해서 이야기해 본다면
▲ 기수시절부터 천기수와 함께 생활했기 때문에 나름대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천창기 기수는 성실하고 자만하지 않는 기수다. 이것은 대외적으로 모두 인정하는 부분으로 자기 고집을 부리지 않고 좋은 방법을 찾아 늘 연구하는 자세 때문에 앞으로 일류 기수로 성장할 것으로 본다. 작년에 2개월간 아일랜드 연수를 거친 것도 실전에 많은 도움이 된 듯하다.

― 사실 신임 조교사로서는 적지 않은 16두의 마필로 마방을 개업했는데
▲ 그 점에서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현행 마사회규정상 신인 조교사는 13두의 기존 마필과 예비마 7두등 총 20두의 마필을 소유할 수 있지만, 역대 신인 조교사중 최초로 16두의 기존 마필을 가지고 출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
또한 직접 기승하고 관리했던 마필들이기에 각 마필에 대한 장단점을 정확히 알고 있어 관리하기가 더욱 수월했다.

― 타마방으로 이동한 마필중에 아쉬운 마필은 없었는지
▲ 항간에서 좋지 않은 말을 타조로 보냈다는 얘기가 있지만 전혀 사실 무근이다. 마주분들의 의견에 따른 것이다.
타조로 옮긴 마필중에는 나름대로 아쉬움이 남는 마필도 많다.‘암태도’, ‘고스트’, ‘흑광’, ‘하쿠나마티아’ 등은 모두 나름대로 애착이 있던 마필이었다.

― 어려운 여건에서 기수로는 최초로 해외에서 기수생활을 하기도 했다. 여기에 대한 얘기를 부탁한다.
▲ 94년에는 호기심 반 도전 반으로 해외경마에 관심을 갖고 진출을 시도했다. 물론 직접적으로 마필에 기승하기 까지는 오랜 기간이 걸렸고, 실질적으로 그곳에서 기수생활도 그리 길지 않았다. 두번째인 95년에는 경험이 쌓이면서 좋은 기회가 오기도 했지만 불의의 사고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꿈을 접어야만 했다. 어려운 시기였지만 나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97년에는 기수가 아닌 조교사(트레이너)생활을 위한 연수였다. 호주에 있는‘퀸즈랜드 트레이닝 학교’였다. 이곳은 1년 과정으로 경마를 가르치는 곳으로 주로 일본인들이 교육을 많이 받는 곳으로 직접 섭외가 들어왔다. 실제 선수 경험이있기 때문에 6개월간의 교육인 관리사와 기수 과정은 면제가 됐다.
이곳에서 많은 견학과 실습, 그리고 평가를 통해 잘못된 점을 깨닫고 배운 것이 아직까지도 많은 도움이 됐다.

― 끝으로 조교사로서 계획과 목표가 있다면
▲ 조교사란 직업은 상승세가 있으면 반드시 하향세가 있기 마련이다. 장인인 김서환 조교사 밑에서 10년간 겪어 보고 이러한 것에 대해서 많이 배웠으므로 앞으로 어떠한 시련이 와도 낙담하지 않을 것 같다.
아직은 계획이나 목표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할 때는 아니고, 다만 오랫동안 외국에서 익혀온 노하우가 결코 헛된 것이 아니란 얘기를 듣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김중회 기자>

작 성 자 : 김중회 omee@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