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조 김점오 조교사
화려했던 기수 시절을 마감하고 조교사로 데뷔, ‘조흥백년’, ‘광통교’, ‘랩소디’, ‘거창’에서 제1회 코리안더비 우승마 ‘우승예감’까지 매년 일류마들 관리로 탄탄대로의 명문 마방을 구축했던 김점오 조교사. 직접 경주마를 훈련시키는 열정과 책임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 아닐까?
물론 코리안더비 우승마였던 ‘우승예감’은 뜻밖의 사고로 마방을 떠났고, 소속조를 대표할 만한 마필이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최선을 다하는 김조교사의 노력으로 서서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여기에 새로 도입된 신마 8두까지 자기 몫을 해 2000년은 김점오 조교사의 해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지닌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99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올 한해를 돌이켜 본다면
▲ 마필 사정이 원활치 못한 상황에서 어렵게 마방을 운영한 한 해였다. 그러나 부족한 마필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없는 한 해였던 것 같다.

― 마명 등록이 미확정된 신마 사정은 어떤지
▲ 국산마 2두, 호주산 1두, 뉴질랜드 2두, 러시아 2두 등이 신마로 수급됐다. 현재 러시아산 마필들 제외한 나머지는 마방에서 경주로 적응 훈련중으로 아직까지는 뭐라 말하기엔 이른 단계이지만 중간 그룹 이상의 전력은 소유한 것으로 본다. 따라서 내년도는 소속조 신마들의 활약을 기대한다.

― 러시아산 2두는 다소 의외인 것 같은데
▲ 총 27두의 마필이 수입된 만큼 다른 마방에 비해서는 많은 편이다. 국내에선 처음 뛰는 미지의 전력이라 많이 꺼린 것으로 알고 있다. 아직 마방에 들어오지 못해 전력을 알 수는 없지만 열심히 관리해 좋은 성적을 거두도록 노력할 것이다.

― 소속조 기수인 민용기 기수가 상승세에 있는 것 같은데
▲ 민용기 기수는 체력이 너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서 경주마 훈련이 끝나는 오후에 유훈 기수와 함께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몸을 만들었다. 체력 보강이 이루어지면서 성적도 좋아진 것이고 이것으로 인해 자신감도 생기면서 현재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것으로 본다.

― 19기 기수중 유훈 기수의 활약도 돋보이는데
▲ 신인 기수는 데뷔 초기가 무척 중요하다. 데뷔 초기 기승술과 자신감을 키워야만 고참이 되서도 자기 스스로 커나가는 방법을 터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혹독한 훈련으로 기승술 향상을 시키려고 하고 있으며 좋은 마필에 기승시켜 자신감을 증가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다행이 현재까지는 본인이 잘 따라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본다.

― 기수 시절 주목받는 기수로 활약이 대단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 생계를 걱정해야했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독하게 기승술을 연마했고, 실전에서도 죽기살기로 말을 탔던 기억이 있다(웃음). 물론 체중도 무거웠고, 마필 관리사 생활을 5년 했기 때문에 나이도 많은 상황에서 어렵게 기수를 시작했던 것도 열심히 기승하게 된 동기가 된 것 같다.

― 조교사 데뷔후 가장 아쉬움이 남는 마필과 기억에 남는 마필을 소개한다면
▲ 아쉬움이 남는 마필은 물론 ‘우승예감’이다. 제1회 코리안 더비를 우승한 후 관리 소흘로 아쉽게 퇴역시켰던 기억이 있다. 과천벌 최고의 국산마로 키우지 못해 속이 많이 상했었다.
기억에 남는 마필로는 ‘조흥백년’을 꼽을 수 있다. 1군에서도 열심히 뛰어줬던 마필로 현재는 씨암말로 제2의 인생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내년이면 첫 자마가 경주로에 나올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여건이 닿는다면 꼭 구입하고 싶단 생각이다.

― 최근 주로에 모래 보충이 있었다. 기록이 많이 늦어졌는데
▲ 얼마전까진 주로가 빨라서 기록도 잘나왔고 상대적으로 선행마들에게 유리한 레이스도 많았다. 그러나 지난주 모래를 많이 보충하면서 앞으로 지구력이 부족한 마필들에게 불리한 경주가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급변한 경주로에 빨리 적응하는 것이 승패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본다.

― 직접 훈련을 시키는 조교사로 유명하다. 훈련시 주안점이 있다면
▲ 과거 기수 시절에는 장기적 안복 보다는 단기적 목표로 바로 다음 경주의 승부를 위해서 훈련 시켰다.
그러나 조교사 위치에서는 인터벌을 중요시 여긴다. 마필 보호 차원에서 향후 어떤 증세를 나타낼 것인가에 주안점을 두며 마필 건강에 특히 유의하는 편이다.

― 다가오는 2000년도 계획이 있다면
▲ 일단 소속조 마필들이 건강하길 바란다. 건강한 가운데서 성적도 나올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개인적으론 많은 승수를 올려 소속조가 상위권으로 발돋움하길 바란다.

【김중회 기자 rin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