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좋은 조교사로 가기 위해 발돋음하는 시기”
이용준 조교사의 올 한해 포부다. 포부치곤 다소 추상적이긴 하지만, 새천년을 열어가는 젊은 조교사의 패기가 엿보인다. 지난 98년 7월 1일, 15년간의 기수 생활을 끝마치고 조교사로 데뷔한 이조교사는 아직까지 부족한 것이 많기 때문에 내세울 것이 없다고 한다. 마필 보유수도 늘려야하고, 능력있는 마필도 많이 생겨야하고, 여기에 기수시절 못해본 경마대회 우승도 차지하면 좋으련만..
하지만 현실은 이 모든 것을 만족시켜 줄 수 없다. 성실히 노력하는 그의 모습에서 이런 것들을 서서히 이룩해 나가길 기대해 볼뿐이다.

― 조교사 데뷔후 2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느낀점이 있다면
▲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해서 하나하나 만들어 간다는 것이 많이 힘들었다. 마주와의 관계를 비롯해 기수 문제도 그렇지만 살아 움직이는 경주마까지 신경 쓴다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 것 같다.

― 총 15두의 마필을 보유하고 있다. 부족하단 생각이 들텐데
▲ 물론이다. 올해 내로는 20두 이상으로 보유 두수를 늘이고 싶은 생각이다. 그러나 신마 계획을 잡기엔 아직 이르고, 현 시점에선 소유한 마필로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다.
최선을 다하다보면 성적도 좋아질 것이고 그러다보면 인정도 받아 보유마도 늘어나지 않을 까 생각한다.

― 조용배 기수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데
▲ 조용배 기수는 매우 성실한 기수고, 경주시 파이팅이 좋은 기수다. 매사에 열심히 하는 성격이라 앞으로도 좋은 기수로 남을 것이다.
― 마방의 기대주를 꼽아본다면
▲ 일단 실전에서 검증이 된 ‘킹일루전’을 가장 기대주로 꼽을 수 있다. 1군까지 승군해서도 어느정도 뛰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하위군 마필중에서는 상승세가 기대되는 ‘마공주’, ‘에시’, ‘보잉’ 등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 국산마중에선 기대주가 없는지
▲ 소속조 국산마들은 잔병치레가 많아서 그런지, 제 능력을 발휘해주는 마필이 현재까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아직은 어린 나이이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지켜보면 나아질 것이란 생각으로 열심히 관리하고 있다.
― 직접 훈련을 시키는 걸로 알고 있는데, 훈련시 주안점이 있다면
▲ 특별히 주안점을 두는 것은 없고, 마필 개체의 특징에 맞게 훈련을 시킨다.
예를들어 마체가 왜소하다면 짧게 훈련을 시키고, 땡땡이 기질이 있다면 강하게 훈련을 시키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 특별히 선호하는 질주습성은 있는지
▲ 없다. 말이라는 것은 자기만의 주행 습성이 있기 때문에 마필의 질주습성을 찾아서 그것에 맞추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소속조 마필중에서 ‘캐논걸’과 ‘철마산’은 둘 다 선행으로 나서면 마지막에 힘을 못쓰기 때문에 추입으로 경주를 전개해야만 기대치를 가질 수는 것을 예로 들을 수 있다.

― 기수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마필이 있다면
▲ ‘해피라이프’를 꼽을 수 있다. 신마 시절 별 능력이 없어 보여, 포기하려고 했던 마필이었다. 그러나 실전을 치르면서 능력이 향상됐고, 결국 1군까지 승군해 자기 능력 이상으로 열심히 뛰어줬다. 특별한 성적을 올린 것은 아니지만, 자기 능력 이상으로 정직하게 뛰어줬기 때문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다.

― 올 한해 포부나 계획이 있다면
▲ 아직까지 포부를 갖기엔 부족한 것이 많다. 올해는 좋은 조교사로 가기 위한 밑걸음으로 삼고, 최선을 다해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김중회 기자 rin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