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이 ‘조교사’라는 직업에 대해 회의를 느끼는 적도 없다” 라고 서두를 연 21조 강종문 조교사. 이 한마디로 최근 조교사들의 근황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수급 된 신마들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어 21조 선봉장 강종문 조교사는 어려움이 배가 된다.
그러나 90년 한·일쟈키컵을 석권했던 ‘강속구’, 93년 스포츠서울배에서 괴력을 발휘했던 ‘사현정’, 역시 93년 JRA 경마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도롱이’의 영광이 있었기에 강조교사는 이를 재현하고자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

― 최근 전반적인 마방 상황은
▲ 신마들이 기대치만큼 뛰어주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노령마들도 하나 둘씩 퇴사하고 있다. 게다가 관리사들의 부분 파업으로 마방 일이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이렇듯 침체된 분위기 속에 조교사라는 직함만 있을 뿐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어 때로는 직업 자체에 회의를 느끼기도 한다.

― 주전 기수인 박복규 기수의 부재 또한 상당히 어려움으로 작용할 것 같은데
▲ 현재의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타조 기수 고용으로 경마일에는 근근히 버티고 있으나 평소 관리시에는 안정감이 없다.
관리마 한두 한두를 직접 훈련시키는 것에도 한계는 있다.

― 최근 수급 된 경주마중에서는 ‘토탈’, ‘마하세븐’, ‘바토닉’ 세대가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도입 당시 이들에 대한 기대치는
▲ 실전에서는 ‘토탈’이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도입 당시에는 ‘마하세븐’에 대한 기대치가 가장 높았다. 생김새와 체격 모두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토닉’도 혈통이 좋았기에 적지 않은 기대치가 있었다.
아직까지는 ‘토탈’이 앞서 있지만 이들의 정확한 실력 은 승군 뒤 장거리에서 판가름 날 것이라고 본다.

― 주가를 높이고 있었던 ‘뜰동이’가 맥없이 무너졌다. 아쉬움이 클텐데
▲ 개인적으로도 ‘뜰동이’가 그렇게 무너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체격이 왜소해 부담중량의 영향을 많이 받지만 57kg 정도는 버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기수들이 다소 성급해 경주중 앞서 가려는 경향이 있는데 마필 습성에 맞게 선입 혹은 추입 작전을 구사한다면 마필 능력을 더욱더 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 차세대 기대주 ‘토탈’이 연승 행진은 무너졌지만 1700m에서 다시 우승을 차지했다. 앞으로 기대치는
▲ 현재까지의 성적 그리고 나이와 성별(3세 암말)을 고려해 볼 때 앞으로 가장 발전 가능성이 있는 마필로 평가한다.‘뜰동이’와 마찬가지로 선행이 아닌 선입 혹은 추입작전이 구사된다면 좀 더 나은 기량을 끌어낼 수 있고 또한 장거리에서도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다.
계획대로만 진행된다면 하반기 암말 경마대회에 출전할 것이다.

― 기수 시절 두각을 드러낸 것으로 알고 있다.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 단일 마주제에서 개인 마주제로 전환된 이후 기수의 행보가 주위 관계자들로부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단일 마주제때의 기수라 함은 크게 각광받지 못한 평범 그 자체였다.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83년, 마방 대부를 받기 직전, 제1회 농수산부 장관배를 앞두고 기수로서 출전하기를 희망했으나 조교사와 기수 사이라는 어정쩡한 위치에 있었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아마 출전했더라면 우승도 가능했을 것이다.

― 앞으로 목표는
▲ 최근 마방 성적이 워낙 부진하기 때문에 목표를 세울 겨를도 없다. 정상적인 마방 운영이 목표라면 목표다.
일단 기대 이하의 성적을 기록하는 신마들을 이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 급선무다.
그리고 몇 안되지만 가능성을 비춰주고 있는 대표마들이 별 탈없이 기대대로 성장해주는 것이 바램이다.
【김대유 기자 dykim@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