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으로피고그리움으로지고] 김홍관 時 - 모순
모순
우리들의 모든 사랑은
모순이다
서로는 상대적인 사실을 내포하는데
나 혹은 너의 진실은 어디에 있는가?
조금만이라도 우리 솔직해지자.
나 너를 사랑한다.
너 나를 사랑한다.
거짓말은 하지말자.
말초적 감각으로 우리 잠깐
사랑했다고 말하자.
너의 동조를 받지 않은 사랑이
얼마나 자연적... [취재 : 서석훈 기자 2017.01.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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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으로피고그리움으로지고] 김홍관 時 - 비질
비질
산다는 건
내 부스러기를 떨어뜨리는 것이다.
비질을 하는데
빗자루 부스러기가 떨어진다.
빗자루도 살면서
자신의 몸덩이 일부를
떨어뜨리며 늙는다.
하물며 사람이라.
방 청소를 하는데
어제저녁 비질로 깨끗하려니
웬걸?
어느새 반백의 머리카락과
피부 부스러기가 쓸린다.
진한 외로움... [취재 : 서석훈 기자 2017.01.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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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으로피고그리움으로지고] 김홍관 時 - 침대 버스
침대 버스
어서 오세요. 신 머이
주무시며 갈 수 있어요.
이층 버스 자리마다
사람 사는 얘기가 있고
긴 시간 여행 중에
가끔 보는 볼 일은
길섶 공지에서 해결합니다.
저녁이 되었어요.
30분 쉬어갑니다
한 시간 쉬어도
아무도 불평이 없지요
자다 깨다 신 짜오
가족 같은 옆 사람
낮선 이방... [취재 : 서석훈 기자 2016.09.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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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으로피고그리움으로지고] 김홍관 時 - 달랏
달랏
뭐가 달라도 달라
해발고도 1500미터
그 곳에도
사람이 살더이다.
하늘 아래 첫 동네
하루가 지날 때
슬픈 역사 생각나
한 차례씩 내리는 비
한 30분 쏟아지다
언제 그랬냐는 듯
해맑은 하늘을 보여주는
여기 사람 닮은 곳
뛰어난 손재주
자수 박물관엔
사진보다 사진 같은
정성이... [취재 : 서석훈 기자 2016.09.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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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으로피고그리움으로지고] 김홍관 時 - 모기
모기
뭐라고?
듣기 싫다고 그래도 앵앵
모기 소리로 앵앵
나 잠든 사이
몰래 피를 나누고
내 몸에 남은 건
벅벅 긁는 가려움
뿌리고 피워도
밤새 몰래 다녀가는
잡아보면
뭉친 먼지만한
친해지기 싫은 모기
베트남 말로는
무오이.
영어는 모스키토
어? 비슷하네
작 성 자 : 서석훈 ra... [취재 : 서석훈 기자 2016.08.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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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으로피고그리움으로지고] 김홍관 時 - 베트남 고양이
베트남 고양이
한국 고양이는
야옹 야옹 우는데
베트남 고양이는
매오 매오 운단다.
그래서인지
이름도 매오(mèo)란다.
서양 고양이는
미야오 미야오 운다는데
왜 이름이 캣이지?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 [취재 : 서석훈 기자 2016.08.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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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으로피고그리움으로지고] 김홍관 時 - 와! 대박
와! 대박
인터넷 기사를 읽다가
종이접기 김영만 아저씨를 만났다.
아마 나보다 조금 연배일 듯
이미 다 커버린 서른 서너 살
어린이들에게
아저씨는 여전히 `코딱지들`이라 불렀다더군.
그럼! 맞지.
환갑 아들도 팔순 아빠 눈에는 어린이니까.
댓글을 보다 빵 터졌지.
`아저씨, 제 나이 반으로 ... [취재 : 서석훈 기자 2016.08.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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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으로피고그리움으로지고] 김홍관 時 - 사는연습
사는 연습
사는 데는 연습이 없다.
맞다.
그런데 연습중이다.
살아온 세상과 다른
이역만리 땅에
어찌 살려했겠는가?
거기도 사람이 살더이다.
했던 교만으로
아니?
무책임으로 산 죄 값으로
오늘도
꽝응아이 큰 비를 만난다.
오토바이 앞가슴에
주먹만 한 빗방울이
심장을 때린다.
아! ... [취재 : 서석훈 기자 2016.07.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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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으로피고그리움으로지고] 김홍관時 - 태양
태양
생전 경험해보지 못한
소설에서나 읽어 본
작열하는 태양
몸으로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정직한 사람들
그 안에서 조금씩
익어가는 내 피부
살아온 흔적을
몸 안에 구겨 넣고
또 다른 삶을 살아가는 하루
태양의 정직을 배우고
뜨거움에 온몸을 맡기며
구겨 넣은 나의 흔적을
조금씩 지워... [취재 : 서석훈 기자 2016.07.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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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으로피고그리움으로지고] 김홍관詩 - 방하착 착득거
방하착 착득거
모든 것을 내려놓으라니
다 내려놓았다니까
이번에는 지고 가라 하네
우리네 큰잎 나무는
겨울을 이겨내려
가을이 되면 가지고 있던
온갖 욕심을 벗는다.
방하착
여기 나무는
큰 잎이건 작은 잎이건
온통 나무가 푸르다.
내려놓을 새가 없다.
착득거인가?
모든 것은 아니더라... [취재 : 서석훈 기자 2016.07.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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