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甲은 그 소유 상가건물 2층 부분에 대해 乙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제반시설은 乙이 하기로 하되, 乙이 임차기간중 1개월 이상 영업을 하지 않을 때에는 乙이 시설한 일체를 포기하는 것으로 하고, 아울러 甲이 임대차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약할 수 있는 것으로 특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乙이 점포 31개를 시설하여 입주를 하였는데(그 점포 시설비 및 전기공사비로 5천만원을 지출), 그 후 문을 닫고 영업을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2기분 이상의 관리비 및 차임의 지급을 연체하자, 甲은 위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고 건물의 명도를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이에 대해 乙은 위 점포시설비로 들어간 5천만원에 대한 비용상환청구를 하고 예비적으로 부속물의 매수를 청구하는 반소를 제기하였다.
위 사안에서 乙의 청구는 인용될 수 있는가?

답) 임대차는 대가를 지급하고서 타인의 물건을 사용·수익하는 유상·쌍무계약이다. 임대인과 임차인은 임대차계약에 의하여 서로 채무를 부담하고 채권을 취득한다.
임차인의 비용(필요비·유익비) 상환청구권에 관한 규정은 강행규정이 아니며, 따라서 당사자의 특약으로 이를 포기할 수 있다. 그런데 위 사안에서 乙이 임차기간중 1개월 이상 영업을 하지 않을 때에는 乙이 시설한 일체를 포기하는 것으로 특약을 맺었으므로 乙이 甲에게 비용 상환청구를 할 수 없다.
한편 건물임차인의 부속물매수청구권에 관한 규정(민법 646조)은 강행규정으로서, 그에 위반하는 약정으로 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무효이다(민법 652조). 그런데 민법646조는 「임대차종료시」에 임차인이 임대인에 대하여 부속물의 매수를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그래서 학설은 위 규정이 임대차 종료원인을 특별히 제한하고 있지 않으므로, 임차인의 채무불이행으로 임대차계약이 해지된 경우에도 임차인은 부속물의 매수를 청구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
그러나 이에 반해 판례는 그것을 인정한다.(대판 1990.1.23) 이 판례는 토지임대차에 있어서 임차인의 채무불이행으로 임대차계약이 해지된 경우에 그 지상물의 매수청구권을 부정하는 판례의 확고한 입장과 그 취지를 같이 하는 것이다. 따라서 판례이론에 의할 때, 결국 乙의 청구는 인용될 수 없어 乙은 그 시설물들을 철거하는 도리밖에는 없다.(민법 654조, 615조)


작 성 자 : 양건식 mar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