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부터 이신영 기수(여 22)와 이금주 기수(여 24)가 경주로에 데뷔하여 한국경마도 드디어 여성기수 시대가 열렸다.
선진경마국의 경우 여성기수의 활동은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금녀의 영역으로 인식돼왔던 경마역사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제 2명의 여성기수가 경주로에 데뷔하여 화려한 질주를 시작함으로써 금녀의 벽을 허물기 시작했다.
2명의 여성기수 등장은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큰 이벤트가 되고 있다. `부드러움의 미학`으로 대표되는 여성 기수가 500kg 대의 경주마들과 질풍노도와 같이 경주로를 질주하는 모습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신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기수는 지난 1975년의 이옥례씨( 전 마주)였다. 그러나 이씨는 아주 짧은 기간동안 기수생활을 하다가 포기했기 때문에 크게 부각되지는 못했다. 6개월 남짓 활동하다가 부상으로 인해 은퇴했다. 교육과정도 3개월에 지나지 않았으며 단기 2기 출신이었다.
그에반해 이번에 데뷔한 2명의 여성기수는 1999년 제20기 기수후보생으로 입소해 2년간 3,400시간의 강도 높은 교육과정을 마치고 데뷔전을 가짐으로써 남다른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함께 입소했던 3명의 여성동료들이 혹독한 훈련을 견디지못하고 중도하차하는 모습을 보면서 갈등과 번민의 시간을 보낸 경험도 있어 앞으로 닥쳐올 어려움도 잘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수라는 직업은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한 직업임에 틀림이 없다. 경주결과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경마팬들의 찬사를 이끌어내는 `경주의 마술사`이며 `경마의 꽃`이다. 그러나 기수는 냉엄한 승부의 세계에서 자기자신과 끝없는 싸움을 펼쳐야하는 외로운 승부사이기도 하다. 특히 여성기수가 전무한 상태에서 단 2명의 여성기수가 남성 기수들 틈에서 조직적인 생활을 해나가려면 많은 난관에 봉착할 것이다.
험난한 여정이 예고되고 있기 때문에 경마계 내부에서도 이들 여성기수에 대한 견해는 각기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한편에서는 아직은 금녀의 벽이 너무 높은 것이 한국적인 현실이기 때문에 못다핀 꽃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과 여성 특유의 섬세함을 잘 활용하면 예민한 경주마와의 호흡에서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결국 이번에 데뷔한 여성기수는 시험대에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공적인 기수생활을 함으로써 앞으로 지속적으로 여성기수가 탄생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느냐 아니면 또다시 높은 금녀의 울타리에 갇히느냐의 기로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외국의 경우 여성 기수들은 남성 기수에 못지않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마필관리사의 경우는 거의 절반에 가까운 인력이 여성들이다. 우리의 인식으로 보아서는 도전히 납득이 되지않는 현상이다.
이처럼 납득이 되지않는 현실을 뚫고 2명의 여성기수가 힘차게 경주로를 누비고 있다. 결과에 대해서는 섣부른 예측은 할 수 없지만 우선 모든 경마팬과 더불어 크게 축하를 해야할 일이다.
아울러 힘든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굳건하게 어려움을 헤쳐나가기를 바란다. 또한 대부분 선배들로 구성된 남성기수들은 이들이 `경마의 꽃`인 기수로 제대로 자리잡아나갈수 있도록 잘 이끌어주기를 부탁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