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급 암말로 인기를 구가하던 `차령장군`이 지난주 일요일경마 제10경주 우승을 끝으로 은퇴를 해야하는 상황에 놓였다. 참으로 안타까운 소식이 아닐수 없다.
이날 레이스에서 차령장군은 왼쪽 앞다리 종자골 골절상을 당하고 말았다. 경주마로서의 생명을 마무리하는 부상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 우승을 차지한 차령장군과 정평수 기수의 투혼은 그야말로 경마사의 귀감이 될만하다.
경주직후 차령장군을 진단한 마필보건소는 회생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소견을 내놓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필자는 우선 큰 슬픔을 당한 차령장군의 관계자 즉 마주 조교사 기수 관리사께 모든 경마팬들과 함께 가슴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 그리고 차령장군의 희생이 밑거름이 되어 명문 마방으로 거듭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그리고 이날 레이스에서 전력질주하여 영광스런 우승을 차지한 정평수-차령장군 콤비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차령장군의 사고에 대한 슬픔은 관계자들에게 똑같은 무게로 안겨지겠지만 특히 조교사의 슬픔은 남다를 것으로 판단된다. 차령장군을 애지중지 해온 김대근 조교사는 사고소식을 접하고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는 후문이다. 마방을 총책임지고 있는 조교사의 심정으로서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같은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슬픔에 휩싸여 있을 수만은 없는 일이다. 훌훌털고 일어나 제2의 차령장군을 길러내기 위한 희망과 용기를 갖기를 바란다.
지금까지의 취재에 의하면 차령장군은 향후 씨암말로 활동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주로에서 빛나는 투혼을 발휘한 것과 마찬가지로 앞으로 씨암말로 왕성한 활동을 펼쳐 훌륭한 자마를 생산해주기를 기원한다.
이번 차령장군의 사고를 접하면서 필자는 서울경마공원의 경주로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많은 조교사와 기수들의 증언에 의하면 현재 과천의 서울경마공원 경주로는 뚝섬경마장 시절의 경주로보다 훨씬 나쁘다는 것이 중론이다. 뚝섬경마장의 경주로보다 배수가 잘안되는 것은 물론이고 또 더 쉽게 건조해진다는 것이다.
조교사와 기수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현재의 경주로는 설계와 공사과정부터 무언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하는 의혹을 갖기에 충분하다.
최근에는 극심한 가뭄 탓에 경주로가 너무 메말라 모래가 충분하게 보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맨땅을 달리는 것과 같은 위험이 존재하고 있었다. 차령장군의 사고도 불량한 경주로에서 기인한 것이 아닌가한다. 모래는 충분히 깔려 있는데도 그 모래가 경주마의 다리를 보호하는 것으로 작용하지 못함으로써 사고의 원인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서울경마공원의  경주로는 구조자체의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는 상황에서 훈련과 실전을 함께 담당해야 하는 어려움도 지니고 있다. 선진경마국의 경우 훈련주로와 실전주로가 분리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않은 경우라 하더라도 순회경마를 하면서 경마가 열리지않는 기간동안 경주로를 보수하여 항상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경마공원의 경주로는 너무나 많은 혹사를 당하고 있다. 훈련도 해야하고 실전 레이스도 펼쳐야하기 때문이다.
이번 차령장군의 사고를 계기로 경주로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대책이 마련되기를 희망한다. 경주마와 기수가 경마를 작품을 만들어내는 무대인 경주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않다. 좋은 경주로에서 질좋은 경마가 가능한 것이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