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팬 여러분, 열심히 타는 모습 지켜봐 주세요”
- 데뷔전 첫 승 “위대한 탄생”
20기 신인기수들이 데뷔전을 시작한 지 2주일이 되던 지난 19일(일), 드디어 기다리던 20기 첫 우승자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동기생들에 비해 일주일이나 늦게 데뷔전을 가진 심승태 기수(45조)였다.
혼전으로 분류되던 3경주에 출전, 데뷔전에 나선 심은 자신이 직접 훈련을 담당했던 ‘위대한탄생’에 기승했다.
경주를 위해 경주로를 윤승할 때는 그저 무사히 경주를 끝낼 수 있기만을 기원했다고 한다. 그리고 ‘위대한탄생’이 경주로를 거꾸로 가면 심하게 끄는 버릇이 있었기 때문에, 거기에 신경을 집중하느라 어떻게 발주기까지 갔는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고 한다.
짧은 거리에서 특히 중요시되는 것이 출발이건만 늦발에 가까운 출발을 보이며 좋은 성적은 무리인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심은 데뷔전을 치르는 신인답지 않은 말몰이를 선보이며 결승선을 제일 먼저 통과했다.
정신없이 말몰이를 하다 결승선을 지나면서 양옆을 돌아보니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우승이었다. 첫 경험,‘손을 들어도 되나?’ 망설이고 있을 무렵, 같은 경주에 출전했던 이금주 기수가 옆으로 다가와 축하를 해주었다. 그리고 이어진 선배들의 축하와 동기들의 부러운 시선, 그 날만큼은 그의 세상이었다.
사실 그도 다른 동기들과 마찬가지로 8월 첫 경마일에 데뷔전을 치르기로 예정되었었다.
하지만 기승할 마필이 첫 출마투표에서 떨어지고 야간경마에 해당되는 경주로 편성돼 어쩔 수 없이 속상한 마음으로 구경만 해야 했다.
당시에는 동기들이 타는 모습을 보면서 애를 태웠지만 지금 생각하면 오히려 동기들이 기승하는 모습을 보고, 그들에게 경험담을 들었던 것이 실수없이 탈 수 있게 도움이 된 듯했다.
- “배운대로만 타겠다”
그의 나이 24세. 동기생에 비해 다소 많은 나이에 속한다.
중앙대 수학과를 다니다가 신문공고를 보신 아버님의 권유로 기수에 도전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학업을 중단하고 생소한 분야인 기수로의 도전이 쉽진 않았지만 평소 운동을 좋아했기 때문에 모든 조건이 맞아떨어지는 분야이기에 선택을 하게 된 것이다.
2년간의 후보생 시절, 처음에는 조금 힘들었지만 차츰 적응이 되면서 큰 무리가 없었다. 여자동기가 있는 관계로 20기는 입소부터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 했다. 신인기수로 데뷔하고서도 집중되는 언론의 열기를 보며 부러움을 느꼈지만, 그것을 보며 한편으로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스스로를 내성적이지는 않지만 차분한 성격이라고 진단한다. 어릴적 2년간 본격적으로 수영을 했던 것이 인연이 되어서 지금까지 가장 자신있는 운동이 바로 수영이란다.
153cm의 키에 47.5kg의 몸무게가 그의 신체조건이다. 아직은 체중에 대한 부담이 없는 상태다.
데뷔전에서 우승이 더할나위 없이 기쁘지만, 한편으론 앞으로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길 법한데, 그는 ‘배운대로만 타겠다’는 말로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그는 아직 단 한번의 기승만 했을 뿐이라며, 실기승에서 새로운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앞으로 계속 새로운 것을 느끼고 배울 작정이다.
데뷔전 첫 승과 동기중 스타트를 끊은 심승태 기수는 자신에게 찾아온 행운에 감사하며 경마팬에게 “열심히 타는 모습을 지켜봐 달라”고 부탁한다.
이제 시작점에서 첫 발을 내딛은 그에게 앞으로 많은 시련과 고난이 찾아올 것이다. 그 때마다 훌륭하게 극복하고 완전한 프로인으로 우뚝 서길 기대한다.
〈심승태 인터뷰〉
― ‘위대한탄생’이 첫 데뷔전이었는데, 우승에 대한 기대치는 있었나?
▲ 솔직히 별 기대를 하지 못했었다. 경주운이 좋았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본다. 첫 경주였기에 여유가 전혀 없었다. 늦발을 하고 쫓아가다가 진로가 열리는 것이 보여 치고 나갔다. 들어와서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 동기에 비해 데뷔가 한 주 늦었는데, 그 이유는?
▲ 당초 다른 동기들과 함께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었지만 기승예정이던 마필이 야간경주로 편성되는 바람에 기승을 하지 못하게 됐다. 당시에는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오히려 다른 동기들이 기승하는 모습과 경험담을 들으면서 간접적인 경험을 할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 동기중 첫 승을 거두었다. 앞으로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 이제 걸음마를 시작했다. 따로 계획이나 목표를 정해 놓은 것은 없다. 다만 부상을 당하지 않고 잘 탔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말을 탈 것이다. 그런 모습을 지켜봐달라고 경마팬께 부탁드린다.
【권순옥 기자margo@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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