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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 시절 최고의 기수로 이름을 날렸던 김명국 조교사가 지난달 ‘기림’으로 1백승, ‘포트오먼’으로 경마대회 우승을 일궈내며 조교사로서 새로운 도약기를 맞고 있다. 그는 최고 기수의 명예를 최고 조교사로 잇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93년 조교사 면허를 취득했던 그는 잦은 부상으로 고생이 많던 95년 은퇴를 결심하고 조교사로 데뷔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은퇴를 아쉬워했지만, 그는 지금도 무릎이나 허리가 좋지 않을 정도로 워낙에 잔부상으로 고생이 많았고 최고의 자리에서 은퇴했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물러섰다고 생각하고 있다. 특히 박태종 기수가 최다승 기록을 깼을 때, 주위에서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자신이 백원기 기수의 기록을 깼을 때도 그랬고, 그가 기수 생활을 연장해 1천승을 기록했다 하더라도 기록은 언제든지 깨지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록 경신에 대해선 아쉬움이 없다고 한다.
80년대 김명국 기수의 5부자는 경주로 안팎에서 많은 화제를 불렀었다. 아버지 김병운(78)옹, 둘째 명수(49), 셋째 명한(46)은 관리사로 그와 동생 명준(작고)은 기수로 경주로를 주름잡았다. 리딩자키 김명국과 경마를 모르는 그의 부인이 화촉을 밝히게 된 계기도 5부자의 유명세 덕이었다. 85년 한 잡지에 난 5부자의 기사를 보고 부인이 그에게 오랫동안 팬레터를 보냈던 것. 호기심에 한 번 만난 것이 인연이 돼 결혼까지 이르게 됐다. 지금은 딸 예나(13)에게 컴퓨터를 배워 인터넷으로 팬들과 자주 만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바쁜 일정으로 만나는 기회가 줄었지만 팬들과의 만남을 즐기는 그는 앞으로도 이런 활동을 계속할 예정이다.
자기 일만 열심히 하면 성공하는 것이 기수라면, 이것저것 생각하고 관심 갖아야 하는 것이 많은 게 조교사다. 기수는 체력관리나 기승술 등 자기관리만 철저히 해도 되지만 조교사는 마필관리, 인사관리 등 여간 복잡한 게 아니다. 그도 데뷔 초기에는 말도 없고 수입도 적고 신경쓸 일만 많은 조교사 업무에 회의를 느낀 적이 많았다. 하지만 신인기수 시절의 어려웠던 경험이 도움이 돼 지금은 그 모든 것을 이겨냈다.
그는 아직 한 일보다 할 일이 많다고 말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영예기수로서 지나친 겸손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제 새롭게 도약을 준비하는 조교사로서는 대단한 자신감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기수 시절 남들이 오르지 못한 곳까지 오르고, 하지 못한 일들을 해낸 그이기에 그의 자신 있는 다짐이 믿음직스럽다.
【권현 기자 knhn@krj.co.kr】
〈김명국 조교사 인터뷰〉
-1백승 돌파한 소감은?
기수 시절에는 1승, 1승에 민감했는데, 조교사가 되고 나서는 솔직히 내 승수에 그렇게 신경 쓰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어느새 1백승이라니 좀 얼떨떨하지만 기쁘다.
-마주협회장배 경마대회에서 ‘포트오먼’으로 우승을 차지했는데?
사실 조교사인 나로서도 ‘다함께’, ‘더스파이커’ 등 쟁쟁한 라이벌과 같은 60kg의 부담중량으로는 승리를 장담하지 못했었기 때문에 아주 기쁘다. 박태종 기수와 호흡도 잘 맞았고, 생각한대로 잘 풀렸다. 하지만 무엇보다 팬들의 응원에 힘입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팬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포트오먼’이 진정한 최강자로 등극했다고 생각되는데?
경마대회 우승에서 운이 차지하는 비중은 30% 정도다. 이번 우승에는 운이 많이 따라줬다고 생각한다. 단지 이번 우승만으로 ‘포트오먼’이 최강이라고는 말 할 수 없다. 다만 ‘포트오먼’이 올 8월에 6살이 되는데 개인적으로는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다고 생각한다. 올해 목표가 경마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었는데 이미 달성한 만큼 다가오는 그랑프리에 최선을 다 할 생각이다.
-기수 시절 경마대회 우승을 여러 차례 차지했는데, 그 때의 감정과 조교사가 된 지금을 비교한다면?
기수 시절에는 많은 대회에서 우승하다보니 시상대에서 담담했었는데, 조교사가 된 후에는 솔직히 시상대에 오르는 게 설레인다. 이번에도 시상식 전에 많이 떨었다.
-데뷔 초기의 어려움을 딛고 조교사로서도 능력이 서서히 발휘되는 느낌이 드는데?
처음 조교사 개업 당시에는 3명의 마주와 수급계약을 맺었었다. 그러다보니 마필 수급이 잘 안돼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수급이 원활하다. 거기에 경험도 쌓이다보니 점점 자신감도 생긴다.
-조교사로서의 각오가 있다면?
조교사가 참으로 힘든 직업이라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지금은 자신감도 많이 생겼고 지금처럼 신마 수급이 원활하다면 좋은 조교사가 될 것 같다. 최근에는 팬들도 많이 생겼는데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
【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