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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수 기수, 조교사 목표로 ‘오늘도 달린다’
성실한 자세와 꾸준한 성적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경주로의 우편배달부’ 임대규 기수가 본지 선정 3월의 월간 MVP로 선정됐다. 인터넷 경마문화의 월간 MVP선정 투표에 참가한 696명의 네티즌들은 3월 한 달간 9승, 2위 13회라는 호성적을 올린 임 기수에게 81.8%의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최봉주(6승, 2위 5회), 이주용(6승, 2위 3회) 기수가 좋은 성적으로 추격을 펼쳤으나 다승과 승률, 복승률 등 모든 부문에서 압도적 성적을 올린 임 기수를 능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TV에 나온 화려한 기수의 모습은 중학교 1학년 어린 소년에게 새로운 꿈으로 다가왔다. 임 기수는 중학교 1학년 때 직업소개 프로그램에 나온 백원기 기수를 보고 기수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그래서 학창시절 공부보다 체력을 단련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고교 졸업 후 부모의 반대에 몰래 응시한 기수 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당당히 합격, 기수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12기로 입소한 그는 후보생 시절 목뼈가 부러지는 중상으로 유급을 당하고 결국 87년 13기로 데뷔하게 된다.
88년 새로운 과천시대의 개막은 한국경마뿐 아니라 그에게도 도약의 계기가 되었다. 과천벌에서 14조 김일성 조교사를 만나면서 신출내기였던 그는 본격적인 승수쌓기에 나선다. 조교사가 기수의 모든 것을 믿고 맡겨줘 책임감을 갖고 더욱 열심히 말을 탔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한다. 동료 박태종 기수의 성실성을 칭찬하는 그지만 그도 누구보다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 기수다. 94년 그랑프리 경마대회에서 ‘지구력’을 타고 우승했을 때, 훈련 도중 생긴 근육통이 아직도 남아 있을 정도로 노력을 많이 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부상당하지 않고 꾸준한 기수로 남고 싶다는 임대규 기수. 박태종 기수의 벽이 너무 높아 다승왕에 대한 욕심은 없다는 그의 남은 목표는 최장수 기수가 되는 것. 그 이후에는 조교사가 돼 김일성 조교사로부터 소속 14조 마방을 물려받는 것이 그의 최종 목표이자 김 조교사의 바램이라고 한다.
부상이외에는 기수 생활에 어려움이 없는 그지만, 간혹 과격한 팬들은 큰 부담이 되기도 한다. 한때는 경마팬의 협박 때문에 검찰청까지 드나들어야 했던 적도 있었다. 그의 정면 대응으로 협박을 한 팬은 구속되고 그는 무혐의 처리됐지만, 그 때문에 기수 명예실추로 3개월간 말을 탈 수 없었다. 경마에 돈을 거는 것은 좋지만, 인생을 걸어서는 안 된다며, 대박의 꿈에 젖어 있는 일부 경마팬들이 환상에서 깨어나 주기를 당부한다.
〈임대규 기수 일문일답〉
-3월 MVP를 수상한 소감은?
월간 성적이 이렇게까지 좋은 적이 없어 솔직히 정신이 없다.
-특별히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었던 원인은?
능력보다는 운이 많이 따라줬다. 말들의 리듬도 좋았고 기대하지 않았던 능력 이하의 말도 잘 뛰어 주었다. 성적이 좋아서인지 거리도 짧아 보이고, 발주기에 들어서도 차분해지는 등 자신감에 넘쳤다.
-최근 경주를 보면 기승 스타일이 과거 추입형에서 선입·선행형으로 바뀐 느낌이 드는데...
과거 국산마의 수준이 낮고 출전 주기도 짧았을 때는 말에 무리를 주지 않는 추입형이 주류를 이뤘으나, 이제는 국산마의 수준이 향상됐고 출전 주기도 길어져 선입·선행등 작전구사가 자유로워진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경마가 세계적인 추세에 점점 접근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생각된다.
-타조 말에 자주 기승하고 있어 같은 경주에서 과거 기승 했던 말을 상대하는 경우도 많이 있는 걸로 아는데, 이러한 것이 장점으로 작용하는지?
타조 말을 많이 타다보니 다른 말들의 전력 파악이 용이하다. 소속조 말보다 강하다는 것을 알 때는 조교사에게도 최선을 다하겠지만 크게 기대는 하지 말라고 얘기하기도 한다. 기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인데, 상대 말을 알고 타면 아무래도 자신감이 생기고 부담 없이 말을 타는데 도움이 된다.
-임 기수를 응원하는 팬들에게 한마디
항상 응원해주는 팬들에게 감사드린다. 하지만 마칠인삼(馬七人三)이라는 말처럼 경마는 기수보다는 말의 능력이 중요하다. 기수의 능력을 과신하지 않는 것이 좋다.(웃음) 경마장에 떠도는 이상한 바람에 현혹되지 말고 평소 연구한대로 소신 있게 경마를 즐겼으면 좋겠다.
【권현 기자 knhn@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