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릴과 흥미 만점인 경마 - 난 이래서 경마가 좋다

주말이면 과천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차량행렬로 일대 장관을 이룬다. 가족과 함께 서울랜드를 찾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들의 대부분은 경마공원을 가려는 사람들일 것이다.
말과 인간이 함께 엮어내는 드라마 경마.
갬블산업이 활성화되지 못한 국내에서 경마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연간 입장객이 1천만에 이르고 매출액 또한 일평균 3백억원을 넘어서는 등 여타 산업에 비해 방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도박을 즐기려는 속성이 있다. 크고 작은 오락실의 갬블기를 비롯해 포커, 고스톱 등은 국민적 오락으로 사랑받는 게 사실이다.
특히 성인 오락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는 위에 언급한 내기를 제외하면 경마를 따를 산업이 없다.
그렇다면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경마장에 모이는 것일까? 경마가 갖는 매력을 철저 분석해보자

1.정복할 수 없는 유일한 갬블 도전정신이 필수 요건
많은 사람들은 갬블이 좋은 이유를 돈이 걸려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경마도 이와 마찬가지 상황이다보니 시행단계부터 온갖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돼왔던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처럼 합법화된 도박(?)에 많은 사람이 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거의 모든 도박을 경험했다는 경마팬 K씨(35세, 부천 원종동)는 “경마는 정해진 답이 없는 정복 불가능의 갬블”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끊임없는 도전정신을 필요로 한다는 것. 거의 매주 세금을 내다시피 경마에 돈을 날리면서도 끊을 수 없는 것은 인간의 속성을 파고드는 경마의 매력 때문이다.

2.따면 유쾌하고 잃어도 깨끗한 경마
취재에 의하면 특정 상대와 갬블을 했을 경우, 사람들이 안는 부담은 상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돈을 땄을 경우, 본전을 생각하는 상대방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게임을 계속해야 하기 때문”(강남구 대치동, C모씨)이다. 또한 “자신이 돈을 잃게 되면 상대방에게 분풀이라도 하고 싶은 기분”이라고 토로하는 사람도 상당수다.
그러나 경마는 마사회라는 시행체로 인해 돈을 따도 시샘하는 상대가 없고 잃는다 해도 하소연할 데가 없다는 것에 의외로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있다.

3.복합적인 요소를 필요로하는 두뇌게임
경마가 이토록 사랑받는 이유는 예측불가의 의외성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경마에서 이기기 위해 수년간 연구해왔다는 경마팬 H씨(안양 7동)는 “매 경주 나름대로 연구를 하고 입상가능마를 추려내지만 예상대로 결과가 나오는 경우는 흔치 않다”면서 “경마는 단순 도박이 아닌 복합요소를 내포한 일종의 두뇌게임”이라고 말한다. 또한 “날카롭고 예리한 경주 분석력 뿐만 아니라 실제 베팅시에는 자제력과 결단력을 요하기도 하는 등 경마에서 이기기 위한 길은 험난할 것”이라고 덧붙인다.

4.추리한대로 레이스가 전개됐을 때가 가장 “짜릿”
경마를 즐기는 사람 대부분이 가장 짜릿한 순간으로 “자신이 추리한 대로 경주가 전개됐을 때”를 꼽는다.
이는 말과 사람이 함께 엮어내는 예측불허의 승부를 자신이 적중했다는 쾌감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편성과 전적만을 토대로 레이스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더욱이 돌출변수가 많은 경마에서 정확한 추리와 예상이 쉽지 않은 것은 누구나 알고 있을 터.
출발신호와 함께 자신이 생각한 마필이 선행에 나서고 레이스가 전개된 후 결승선 지점에서 염두에 두고 있는 마필이 짜릿한 추입승을 거두게 되면 그때의 흥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정도로 크다.

5.인위적인 승부조작에 관한 의구심이 흥미 반감 요소
경마가 갖는 많은 긍정적 요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승부조작에 관한 많은 의혹들이 흥미를 반감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통제가 불가능한 승부조작 여부는 그 진위를 밝혀내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실제로 묵인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인식돼, 의혹은 더욱 증폭된다.
하지만 경마팬들 조차 경마 시행체를 비롯해 그 관계자들의 자체 노력이 가속화되는 시점임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어 인위적인 승부조작은 조만간 자취를 감출 수 있으리라는 낙관론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경주마와 기수의 실력대로 경마가 시행된다면 진정한 경마문화가 정착되는 것은 물론, 경마 인구의 폭발적 증가와 경마산업 확대는 순식간에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경마팬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작 성 자 : 이희경 wohaha3@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