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11월 22일 출생해서 95 그랑프리 우승으로 전성기를 보낸 후, 10년이 넘는 지금까지도 경주마로 활약하는 명마 ‘대견’. 그 ‘대견’보다 불과 보름 남짓 먼저 태어나, 2년 먼저 그랑프리 우승을 일궈냈던 뉴질랜드산 거세마가 있다. 마명처럼 항상 좋은 결과로 팬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기쁜소식’. 데뷔 후 줄곧 특별경주와 경마대회 출전을 반복하며 승급, 당시 2등급 마필로서 그랑프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날 경주에서 이변의 우승을 차지함으로서, 복승식 배당률 55.2배의 희소식을 경마팬들에게 안겨줬다. 그 후로 ‘기쁜소식’은 그랑프리 우승마에 걸맞게 1등급 일반경주에서 연승을 달리며 전성기를 보냈지만, 그 무렵 엄청난 잠재력을 뿜어내기 시작한 ‘대견’의 벽에 막히며 경마대회 우승과는 멀어져갔다. 1995년 이른 봄, 특별경주에서 앞다리 부상을 당한 ‘기쁜소식’은 1년여에 걸친 재활을 거쳤지만, 이듬해 4월 경주에서 골절상을 입고 결국 퇴역했다. 85년도 우승마 ‘포경선’이래 ‘왕방울’, ‘차돌’, ‘가속도’로 이어진 저배당 일색의 그랑프리 결과에서, 55.2배라는 희소식을 선사한 ‘기쁜소식’을 회고한다.

혼전 중 저력 돋보인 ‘기쁜소식’
현재도 그렇지만 93 그랑프리에서도 경마팬들의 인기투표로 출전마가 가려졌다. 그 해 무궁화배와 문광부장관배 우승마로서 64Kg의 최고부담중량을 받은 ‘고대산’을 필두로, 92 그랑프리에서 각각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했던 ‘춘풍’과 ‘호동왕자’, 그리고 경마대회 우승경험을 지닌 ‘쇼파라’, ‘케뷔’, ‘사현정’, ‘광대한’ 등, 1993년 한 해를 대표하는 경주마들이 총 출동한 대회였다. 다소 흐린 날씨 속에서 게이트를 꽉 채운 14두의 준마들이 출발신호와 함께 일제히 뛰쳐나갔다. 경주전 대부분의 예상대로 선행력 탁월한 1번 ‘광대한’과 7번 ‘경지’가 선두권을 형성했고, 외곽에서 가담한 마필은 14번 ‘호동왕자’였다. ‘광대한’이 4코너 진입부근까지 페이스를 늦추지 않는 가운데, 같은 38조의 박태종 기수 기승한 5번 ‘케뷔’가 따라붙었다. 이윽고 직선주로에 접어들자, 중위권에 있던 12번 ‘고대산’, 6번 ‘쇼파라’, ‘호동왕자’등 무려 7∼8두의 마필이 한데 어우러져 ‘광대한’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결승선을 앞두고 11번 ‘기쁜소식’이 순식간에 선두로 치고 나왔으며, 동반 추입에 나섰던 9번 ‘대기록’이 막판 스퍼트를 시도했다. 결국 이상근 기수의 ‘기쁜소식’이 ‘대기록’을 1마신 차이로 누르며, 성원해준 팬들에게 우승소식을 전했다.

강석철 조교사
1985년 조교사로 데뷔한 45조 강석철 조교사는 10년여만에 ‘기쁜소식’으로 경마대회 첫 우승의 영광을 차지했다. 그것도 경마대회의 꽃인 그랑프리에서 첫 우승의 감격을 맛보게 된 강 조교사는 당초 5위권 정도를 기대 했다며 첫 소감을 밝혔고, 기대 이상의 희소식을 안겨준 ‘기쁜소식’과 이상근 기수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상근 기수
13기 기수후보생 출신으로서 쌍둥이 기수로 유명했던 이상근 기수는 항상 자신감 넘치는 기승술로 인기가 높았다. 그랑프리 우승소감을 묻는 자리에서도 그는 “내가 빠진 영광은 있을 수 없다”는 답변으로 그의 자신감 넘치는 프로의식을 대변했다.        

【손성호 기자 ssh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