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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가 지난해보다 1천불 가량 늘려 책정...외국산마 돌풍 거세질 듯.
-호주, 뉴질랜드 당분간 지양...미국산마 몰려온다.
-지난달 초, 외국산마 경주가 출전두수 부족으로 취소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6월 경마일 수가 많았다는 점(9일)이 표면적인 이유였지만, 상반기 외국산마 도입이 지연되면서 마필 두수 자체의 부족이 그 원인이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에서는 최근 국산마의 질적, 양적 성장 역시 외국산마 도입 지연과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늦어지는 외국산마 도입. 그 원인과 진행상황에 대해 알아봤다.
-외국산마 도입, 왜 늦어졌나?
외국산마 도입이 지연된 1차적인 이유는 상반기에 너무 많은 국산마가 도입됐기 때문이다. 사단법인 서울마주협회의 경주마 월별 수급계획에 따르면 올해 도입예정인 국산마는 모두 430두. 하지만 6월말 현재 국산마는 지난 4월에 있었던 경매를 통해 79두가 도입된 것을 비롯, 모두 3백 20여두가 도입됐다. 6월에 예정됐던 경매가 무산됐음에도 벌써 연간 도입 예정마의 70% 정도가 도입된 셈이다. 이렇게 한꺼번에 많은 말들이 들어오는 과정에서 마방 등 시설부족 문제가 대두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 서울마주협회의 한 관계자도 외국산마 도입의 필요성은 절감하면서도 현실적으로 외국산마를 들여왔을 때 발생될 문제들이 산적해 있고 그로 인해 외국산마 도입이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서울마주협회는 지난 3월 새로운 집행부를 구성한 이후 외국산마 도입을 위해 검수단을 구성하는 등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 4월 우수한 경주마의 원할한 수급을 위해 협회 마필분과위원장을 비롯한 검수단을 파견해 호주, 뉴질랜드, 미국 등지에서 경주마시장, 경마장과 목장 시설 등을 돌아보았다. 하지만 조사와 결론 도출이 생각보다 늦어졌다. 서울마주협회 이진환 계장은 “어차피 시일을 정할 생각은 없었다”며 상반기 국산마의 과도한 도입과 함께 해외 조사의 신중한 결론 도출이 외국산마 도입 지연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늦어진 만큼 좋은 경주마 도입한다.
서울마주협회는 지난 4월 11일부터 5월 5일까지 소속 마필분과위원 3명과 외부 수의사 1명 등 4명으로 구성된 검수단을 구성, 해외 시장조사에 나섰고, 이후 이사회와 운영위원회에서 논의 끝에 올해부터 당분간 미국에서 경주마를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5월말 현지 공급자와 계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이번달 25일경 1차로 45두의 캘리포니아산 경주마가 수입될 예정이다. 도입마들의 가격은 당초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지난해에 비해 1천 달러 이상 늘어난 7천 5백 달러 수준에서 책정됐다. 이들 1차 도입마들은 8월초 입사할 예정이며, 뒤이어 8월말이나 9월초에 2차로 87두의 경주마가 포틀랜드, 시애틀에서 도입될 예정이다. 서울마주협회 이진환 계장은 “3차 이후의 도입은 아직 구체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있지만, 올해 계획했던 2백 40두 도입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마주협회 측은 1, 2차 미국산마의 도입을 위해 이미 검수단을 파견해 놓은 상태. 임관호, 김길중 마주, 신우철, 배대선 조교사, 권철재 수의사, 마주협회 황용 씨 등 6명이 지난 9일(월) 미국으로 출발, 23일(월)까지 현지에서 1, 2차 도입마들에 대한 최종 검수를 실시할 예정이다.
-당분간 호주, 뉴질랜드 지양, 미국산마 들여온다.
그동안 외국산마의 주요 공급원이었던 호주나 뉴질랜드를 배제하고 미국을 선택한 이유는 검수단의 오랜 실사를 통해 미국측의 조건이 좋다는 결론을 내렸고 회원마주들 역시 미국산마에 대해 호의적인 의견을 보였기 때문이다. 서울마주협회측은 이번에 도입되는 미국산마의 결과를 지켜본 후, 그에 따라 당분간 호주나 뉴질랜드에서의 도입은 지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97년 두 차례에 걸쳐 도입된 미국산마들은 돌풍을 일으키며 화려하게 과천벌에 데뷔했었다. ‘얼릴릴리’(퇴사, 45전 12승, 2위 7회), ‘글라이딩투댈러스’(퇴사, 35전 14승, 2위 6회), ‘가드미’(퇴사, 15전 4승, 2위 3회) 등 1차 도입마와 ‘울프사일런서’(41조, 32전 12승, 2위 12회), ‘샤이닝타임’(35조, 24전 11승, 2위 3회) 등 2차 도입마들은 당시 ‘미국산 총알’이라는 애칭을 얻으며 막강한 선행력으로 기존 강자들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비록 장거리에서는 단거리에서 받은 기대만큼 좋은 성적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지난 4월 29일 마주협회장배 경마대회에서 ‘울프사일런서’가 막강한 추입력을 발휘하며 2위를 차지, 다시 한 번 미국산마의 위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김대유 본지 기자는 이번에 도입될 미국산마들에 대해 “하위군에서의 호성적은 충분히 기대할 수 있으나 1, 2군에 올라가 장거리에서 정상급 마필들을 상대로도 좋은 경주를 펼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전제하고, “하지만 도입 가격이 상승하고 현지에서 어느 정도 경주 경험이 있는 마필들이기 때문에 돌풍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울마주협회 관계자들과 대다수 경마전문가들도 도입 예정 미국산마들에게 많은 관심과 기대의 시선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향후 외국산마 경주 판도에 큰 파장을 일으킬 ‘미국산 총알’들이 경마팬 앞에 모습을 드러낼 날도 멀지 않았다.
【권현 기자 knhn@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