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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중반 최고의 경주마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명마 ‘대견’이 경마공원을 떠난다.
지난 6월 11일 ‘대견’마주인 심재식 마주가 마사회에 ‘대견’의 은퇴신청을 하면서 은퇴가 기정사실화 됐고, 은퇴경주 및 은퇴식 시행여부를 놓고 마사회의 심사를 거친 끝에 오는 22일 ITC배 특별경주가 끝난 뒤 은퇴식을 갖기로 한 것.
한편 한국마사회 경마팀 관계자는 ‘대견’의 은퇴식 시행에 대해 “현재 실무안 수립 단계로 다음 주 초가 돼야 결제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대견’은 지난 93년 9월 25일 데뷔한 이후 8년동안 경주마로 활약하면서, 95년 그랑프리 우승을 비롯해 94년 문화관광부 장관배, 96년 마사회장배 등 3개 경마대회를 제패했으며, 현재까지 29승을 기록중이다.
심마주는 당초‘대견’이 12세가 되는 8월, 경주에 출전해 최고령마 출전기록 경신을 희망했지만, 이것이 여의치 않아 은퇴 시기가 앞당겨졌다.
지난 2월 17일 경주에 출전, 8위로 부진을 보였던 ‘대견’은 4개월의 공백후 경주출전을 위해 5월 28일 능력검사에서 1분04초8로 1위로 통과했다.
‘대견’의 은퇴후 진로에 대해 심마주는 승용마로 활용하겠다고 밝히고 있는데, 육군사관학교에 기증하거나 승마훈련원 또는 관광명소 등에 기증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대견’은 자의적인 결정은 아니지만 이미 은퇴를 경험한 바 있다. 97년 3월 당시 소유마주의 사업부도로 인해 압류가 되면서 경주마 자격을 상실했던 것. 이것을 심마주가 구입, 6개월만에 경주로에 복귀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한국 경마사상 은퇴식을 가진 경주마는 총 3두다. 80년대 15연승을 기록하며 최고 명마로 손꼽히는 ‘포경선’과 90년대초 더 이상의 상대가 없어 은퇴를 한 ‘가속도’는 비공식적인 은퇴식을 거행한 있으며, 97년 마사회가 은퇴식을 제도화하면서 ‘삼각’이 첫 공식적인 은퇴식을 가진 바 있다.
수많은 명마들이 과천벌에서 스타로 떠올랐다가 사그러져 간다. 그러나 그중에서 경마팬 앞에서 은퇴식을 치르는 행운을 가지는 마필은 극히 드물다.
과거의 명마로 불리기는 하지만 노령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1군에서 좋은 성적을 올렸던 ‘대견’은 비록 정들었던 서울경마공원을 떠나지만 경마팬의 기억속에 영원히 자리잡을 것이다.
【권순옥 기자 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