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전국시대 도래, 경마대회 다관왕 없이 고배당 속출

지난 주 일요일(24일) 열린 내외경제신문배 특별경주를 끝으로 상반기 13개의 특별경주와 경마대회가 모두 그 화려한 막을 내렸다. 올해 상반기에 시행된 특별경주 및 경마대회의 특징은 지난해 상반기에 ‘자당’이 3개의 특별·경마대회를 석권하며 돌풍을 일으켰던 것과는 달리 뚜렷한 스타마가 탄생하지 못하고 13개의 타이틀을 저마다 나눠 갖는 양상을 보였다는 점이다. 또한 우승마마다 이후 성적에서 명암이 엇갈리면서 다관왕의 배출에 실패했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는 과천벌에 새롭게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했음을 의미한다.
올해 첫 특별경주는 2001년 경마 시작과 함께 새해맞이 특별경주가 스타트를 끊었다. 이 대회에서 김동균 기수의 ‘자굴산’이 우승을 거두면서 복승식 1백4배의 고배당을 터뜨렸다. 그러나 ‘자굴산’은 이후 국산 1군으로 승군하면서 뚜렷한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신설된 중앙일보배 특별경주는 국산마 1군 1,800m 핸디캡 경주로 펼쳐졌는데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무비동자’와 ‘합천’을 모두 꺾고 ‘핵돌풍’(최봉주 기수)이 우승을 차지하면서 이변을 연출, 역시 1백41.7배의 복승식 고배당을 터Em렸다. 그러나 ‘핵돌풍’ 역시 이후 오른쪽 앞다리 부상으로 상반기 경주에 한번도 출전하지 못하는 불운을 겪고 있다.
올해 경마대회의 스타트를 끊은 스포츠투데이배에서는 김동균 기수의 ‘이히빈’이 우승을 차지하면서 큰 기대를 모은 바 있다. 그러나 단거리 경주에서 우수한 성적을 보여주었던 것과는 달리 외국산 2군으로 승군한 이후 단 한번도 입상권에조차 들지 못하는 성적을 보여 주고 있다.
한편, 우수 국산 암말의 조기 발굴과 더불어 국산마 3관경주의 첫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코리안 오크스에서는 김혜성 기수의 ‘에스빠스’가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에스빠스’는 이후 출전한 코리안더비 뿐만 아니라 내외경제신문배 특별경주에서도 연이어 입상에 실패하면서 코리안 오크스 우승마로서의 자존심을 구기고 말았다.
반면, 마주협회장배에서 우승한 박태종 기수의 ‘포트오먼’은 데뷔 후 8연승을 기록했던 준마답게 마주협회장배 우승이후에도 2차례의 경주에서 각각 우승 1회, 준우승 1회를 기록해 상반기를 빛낸 스타마로 꼽힌다. ‘포트오먼’은 뉴질랜드산 5세 거세마로 현재 19전 12승 2위 5회를 기록, 승률 63.2%, 복승률 89.5%라는 뛰어난 성적을 냈으며 하반기에도 맹활약이 기대된다.
스포츠조선배에서는 당시 주목받지 못했던 호주산 3세 암말인 ‘샤즈’(강경식 기수)가 우승을 차지했는데 복승식 1백93배라는 고배당을 터뜨렸다. 그러나 ‘샤즈’는 우승과 함께 외산마 1군으로 승군한 이후 일반경주에서 7위에 그치는 부진을 보였다.
총상금 2억원으로 하반기 그랑프리 경주와 최고 규모를 자랑하는 코리안더비에서는 지하주 기수의 ‘햇빛마을’이 우승을 차지하며 또한번 이변을 일으켰다. ‘햇빛마을’은 앞서 코리안오크스에 출전해 2위에 그쳤는데 코리안 더비에서는 바깥쪽 게이트의 불리함을 극복하고 우승하면서 오크스에서의 한을 풀기도 했다.
스포츠서울배에서는 ‘차지유어글래스’(배휴준 기수)가 우승을 차지했는데 우승의 영예와 함께 데뷔이후 5연승을 질주하면서 서울경마공원의 기대마로 강력히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단거리 경주에서 보여준 뛰어난 성적이 과연 이후 중장거리 경주에서도 계속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주 열린 올해 상반기 마지막 특별경주, 내외경제신문배에서는 안병기 기수의 ‘지어지선’이 우승을 차지하면서 더비에서 4위에 그친 아쉬움을 달랬다.
이처럼 상반기에 펼쳐진 특별경주·경마대회의 우승마가 지난해 ‘자당’과 같이 다관왕이 되지 못하고 제 각각 나눠진 것은 경주조건이 변경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올 해는 경마대회 및 특별경주 시행 조건이 바뀌어 군별 대회와 연령별 대회로 다양하게 세분화했는데, 이에 대해 몇몇 우수마가 큰 대회를 독점함으로써 박진감 있는 경주 편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현상을 막고 출전두수를 확보하기 위해 1군 위주의 편성에서 2∼3군으로 확대한 것이라고 마사회 관계자는 설명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게 일고 있다. 본사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군별 대회 시행으로 능력마의 승군 기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는 글이 상당수 올라오고 있으며, 차후 이에 대한 제도적 보완은 따라야 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어쨌든 군별 대회 시행으로 1인 독주체제가 무너지면서 각 군 능력마들이 대거 출전, 접전양상의 편성이 많아 팬들은 큰 대회에서나마 박진감을 흠뻑 느낄 수 있게 됐으며 의외의 고배당도 자주 발생하는 추세라는 점은 평가할 만하다.
지난해 상반기에 치러진 16개 특별·경마대회의 복승식 평균 배당률이 18.8배, 복승식 1백배 이상 배당이 1개 경주에 그쳤던 데 비해 올해에는 복승식 평균 배당률이 77.5배로 치솟았고, 1백배 이상도 4개 경주나 나왔다는 점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여 하반기 대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참고로 하반기에는 Disital 조선배 등 특별경주 8개, 마사회장배 등 경마대회 10개가 시행될 예정이다.




작 성 자 : 이희경 pinklady@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