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운봉’으로 대망의 1백승…데뷔 후 꾸준히 활약

17기 선두 주자이자 일명 ‘차세대’로 불리는 오명섭 기수가 지난 5월26일(토) 제11경주(1700m)에서 ‘청운봉’으로 우승함으로써(1분56초1) 마침내 1백승 고지에 올랐다. 오기수의 이번 1백승 달성은 17기 중에서는 박수홍에 이어 2번째다.
오명섭 기수는 지난 96년 데뷔한 17기 동기생 중 단연 돋보이는 활약을 펼쳐왔다. 96년 7월 첫 승을 시발로 연평균 30승을 꾸준히 기록, 일찌감치 경마계의 관심을 모은 신세대 기수며 98년에는 마카오 국제 수습기수 초청경주에서 비인기마를 타고 우승, 세계적인 관심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그러다 그해 12월, 음주운전으로 1년간의 면허정지라는 치명적인 처분을 받기도 했지만 이후 더욱 성숙된 모습으로 경마팬들 앞에 나서 한층 차분하고도 화려한 기승술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에는 ‘그로브레이디’로 일간스포츠배를 석권, 생애 첫 경마대회 정복을 일궈냈다.  
1년간 경마장을 떠나있으면서 공백기간 중에 생길 수 있는 기승감각의 상실로 전전긍긍했던 그로서는 피나는 아픔과 노력 끝에 이같은 결실을 얻어 더욱 기쁨이 배가되고 있다.
오명섭이 데뷔했을 때부터 함께 호흡을 맞춰 온 13조 이희영 조교사는 “(오)명섭이는 두얼굴을 가진 기수다”고 평가하며 이번 1백승 달성과 그간의 활약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강조했다. 동안에 착한 마음씀씀이를 가졌지만 말위에만 오르면 과감하고 치밀한 작전구사로 승부사적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하기 때문.
또한 동기생 중 가장 먼저 1백승을 돌파한 박수홍 기수는 “제일 믿음이 가는 친구”라며 “아픔의 세월을 1백승으로 승화시킨 그의 투지와 노력에 동료로서 존경과 경계심이 생겨난다”고 기쁨을 함께 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오명섭의 승부근성은 최근의 1백승 돌파와 함께 그의 전성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오명섭 기수는 앞으로 신세대 기수의 리더로서 서울 경마공원은 물론 아시아권 경마계를 자신의 무대로 만들 것이라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희경 기자 pinklady@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