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조연’에서 ‘야무진 주연’으로 거듭난다!!
―15년의 기수생활 접고 경마전문가로 변신
―각종 스포츠에 만능, 사진학과 출신의 이색 경력

‘경주로의 여우’, ‘빛나는 조연’ 등 많은 수식어가 따라다녔던 서영석 전 기수(38).
지난해 5월 기수복을 벗은 후 11개월 만에 경마장을 찾았다. 경마문화신문 예상팀장이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달고 말이다.
인생은 생각지 못한 곳으로 흐르기 마련인 것 같다는 그에게서 진한 인생의 향기가 묻어 난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낯선 듯 친숙한 듯 경마전문가라는 직함이 아직도 헛갈린다며 어려운 표정이다.
유난히 상복 없었던 15년 간의 기수생활, 혈기 넘쳤던 사진학도 시절, 사업가로 변신했던 지난 10개월 간의 생활 등 서영석 팀장의 인생을 엿본다면 새출발 하는 그를 앞으로 많이 믿어도 좋을 것 같다.

<“흰머리 날 때까지 기수하고 싶어요”>
―유난히 상 복 없었던 기수생활, 돌이켜 보면 아쉬움 커
―전성기 시절에 은퇴, 경마전문가로 “한풀이”
기자는 지난 99년 기수였던 서팀장을 인터뷰했던 적이 있었다.
당시 2백승 달성 소감으로 그는 “후배들 보다 훨씬 늦은 편인데 무슨 소감이냐”며 멋쩍어 하면서도 “앞으로 3백승 하려면 흰머리 날 때까지 말 타야 된다”고 답했었다.
우스갯소리 같았지만 돌이켜 보면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꾸준한 모습 보이면서 기수로서 은퇴하고 싶다는 소리였던 것 같다.
기수 시절 서영석은 소박한 바램과 목표가 있었다. 매달 꾸준히 2승 이상씩 거두면서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다는 게 바로 그것.
불꽃같은 화력을 내뿜지는 않았지만 기수 서영석을 기억하는 팬들은 그의 성실성과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통산 2353전 227승 준우승 230회. 서영석의 기수 시절 성적표다.
15년 간 쉼 없이 매진해 왔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은퇴하기 직전인 지난 99년과 2000년은 그의 기량이 절정에 올랐음을 말해주고 있다.
승률 12%, 복승률 26%, 인기마 복병마 가릴 것 없이 승부의지를 불태웠던 서영석은 정점에서 은퇴, 스스로도 또 팬들에게도 많은 아쉬움을 남겼었다.

<기수 은퇴 후 사업가로 변신, 낯선 분야로의 도전>
―스트레스와 도전을 즐기는 모험가, “일단 부딪히고 보자!”
기수 은퇴 후 서영석은 곧바로 친구가 하는 전자회사에 투자하면서 자재와 인사 담당을 맡았다.
‘기수가 웬 전자회사?’하는 의문이 절로 들겠지만(기자도 그랬다!) 새로운 삶의 돌파구를 찾는 입장에서는 낯선 분야라도 상관 없었단다.
도전과 스트레스, 부담 같은 것들을 스스로 즐기는 편이라는 그의 대답 또한 걸작이다.
정말 열심히 일했다. 모르는 것들은 배워가면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새로운 인생을 열어 갔다.
하지만 정작 ‘내 길이 맞는 걸까…’하는 의문 앞에 새로운 욕심이 들더란다.
“의욕은 많았는데, 모르는 분야라 그런지 어려움이 무척 컸습니다. 내가 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구요”
그러던 그에게 김문영 경마문화 발행인이 예상팀장을 제의했다.
다시 그 속으로 들어 갈 것인가….
고민은 이어졌다. 우리 나이로 40을 바라보는 그에게 경마전문가로서의 새출발은 어떤 의미일지 계산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이제 팬들 앞에 새로운 모습으로 서게 됐다. 기수가 아닌 경마전문가로, 경주로 내가 아닌 신문이라는 지면을 통해서 팬과 만나고 함께 호흡한다.
인생의 진로를 유연하게 꺾을 줄 아는, 그 속에서 짜릿한 승부욕을 느끼고 즐길 줄 아는 서영석 예상팀장의 다음 계획은 무엇일까…궁금하지 않은가?

【이희경 기자 pinklady@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