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제3경주에 발생한 ‘황금나팔’(양희진)의 순위변경을 둘러싸고 논란이 거듭되는 가운데 한국마사회 심판실과 양희진기수, 경마팬, 그리고 경마관계자 등은 본지에 각자의 입장을 밝혀왔다. 내용을 정리해 보자


- 재결실의 입장

지난 일요 경마 제3경주 ‘황금나팔’의 순위 변경은 한국마사회법과 경마시행규정에 근거한 공정한 심판이었다는 것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이날 경주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면 ⑨번 양희진 기수가 선행을 하기 위해 발주 후 약 150m 지점부터 급하게 안으로 들어오자 안쪽에 있던 ⑤번 신대전 기수는 ⑨번 말과 1/3마신 정도 마체가 물려있는 상황에서 위험을 피하려고 말을 상당히 제어했습니다.
발주후 약 200m 지점에서 ⑤번 말은 제어시 추진하던 탄력으로 안쪽으로 밀리면서 말머리가 틀어지며 옆에 따르던 ④번 말과 충돌(심한 피해), ④번 말에 의해 ⑥번 말도 도착순위에 심한 영향을 받는 피해를 입었습니다.
따라서 이 상황에 직접적인 원인행위를 한 ⑨번 양희진 기수를 ④번 다음 순위인 10위로 순위변경을 했고, 기승정지 4일의 제재를 결정했습니다.
이에 대해 팬들께서 ⑨양희진 기수와 ⑤신대전 기수는 아무런 접촉이 없었기 때문에 문제 될 것이 없지 않냐라고 의견을 물어 오셨는데 순위변경 사유에는 직접적인 접촉도 있으나 압제 행위도 포함되므로 ⑨황금나팔은 가해마라는 점을 숙지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⑨번 양희진 기수와 ⑤번 신대전 기수는 충분한 거리차가 있었다는 견해를 보이시는데 기수의 준수의무 규정에는 타마와 2마신 이상 간격이 없으면 다른말의 진로에 진입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있습니다. 그러나 ⑨번 양희진 기수는 2마신 거리없이 내측사행하여 ⑤번마를 압제하는 중대한 사고를 일으켰습니다.
2마신의 간격은 경주마의 ‘안전거리’입니다. 물론 2마신 간격없이 진입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때는 피해마의 피해 정도에 따라 제재가 가해집니다.
마지막으로 ⑤번 신대전 기수의 기승술 부족이나 과잉방어 등으로 피해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냐라고 견해를 보이시기도 하는데 발주후 약 150m 지점에서 ⑨번마와 ⑤번마는 같은 탄력에 있었고, ⑨번마의 내측 사행으로 ⑤번마의 머리 부분이 ⑨번마의 엉덩이 부분에 맞물려 있었기 때문에 후속적인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어느 기수도 제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됩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만, 3월11일(일) 제3경주 순위변경은 지금까지 적용한 순위변경 처리 기준에 의거하여 공정하고 객관적 관점에서 적용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이점 깊은 이해를 바라며, 계속해서 경마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양희진 기수 인터뷰
― 지난 일요일 3경주에서 순위변경으로 인해 경마팬 항의가 많았다. 당사자로서 심정은
▲ 인터넷을 통해 올라온 글들을 많이 보았다. 힘내라는 경마팬의 격려에 고마움을 느낀다.
당일 기승정지 제재를 받고 상당히 동요가 많이 됐다. 원인을 제공할 당시 선행에 나서야 한다는 생각으로 추진에 열중이었다. 그 과정에서 뒷말과 충분한 거리가 된다고 판단했는데, 결국 이러한 결과가 나타났다.
3경주가 끝난 직후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던 ‘황금나팔’이 순위변경을 하면서 상당히 하루종일 심적인 동요가 있었다. 그래서 경주내내 집중을 하지 못했다.
어쨌든‘황금나팔’에 베팅을 했던 많은 경마팬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최선을 다했지만 운이 없던 것으로 생각하고 앞으로 출전하게 되면 더욱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경마팬에게 보답하겠다.


―‘대제학’경주에서 경마질서위반으로 5일간 기승정지 제재를 받았는데
▲ ‘대제학’경주는 분명히 내 실수다. 3경주에서 순위변경을 당한 여파가 계속 이어지면서 ‘대제학’에 기승할 때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진로가 막히면서 주춤했고, 곧바로 마필을 추진했어야 했는데 정신이 없던 관계로 그러질 못했다.
그리고 결승선을 통과하고 무거운 짐을 벗어버린다는 생각에서 씻지도 않고 곧바로 숙소로 돌아왔다. 재결실에서 찾는다는 것은 나중에 알았다. 마사회 규정상 경주가 끝난 후라도 이후 2개 경주까지는 대기해야 하는데, 규정을 어긴 것이다.  
명백한 실수라 할말은 없다. 다만 경주중 잘못으로 인해 기승정지를 당하는 것은 타당하지만 그 외는 높은 과태료 등을 부과하는 방법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기수들을 위해 경주중 상황이 아닌 것은 다른 제재를 부과하는 방법을 고려하는 것이 어떤지 관계자들의 심의숙고를 부탁한다.


- 한 네티즌의 글…

제목: 311 마사회 사기 사건에 대하여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하고 용산지점에서 마지막 경주후 본장으로 갔더니 경비들이 우리 일행을 이리저리 끌고 다니다가 1시간 반이지나 재결위원실로 데려가더니, 심판장과 수석 심판 또 다른 심판이 저희를 맞이하더군요.
저희의 요청으로 문제의 경주장면을 여러번 여러 각도에서 꼼꼼히 살펴보았지만 앞에 달리던 양희진 기수는 전혀 문제가 없고, 오히려 신대전 기수가 앞도 못보고 오다가 급히 말을 제어하더군요. 재결위원들의 말로는 이번 심의는 가장 쉬운 판결이라 하더군요. 오히려 항의하는 우리가 이상하다고 하면서 가장 기본적인 재결이라 합니다.
수석위원은 우리가 마사회에 평소 불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마치 5공때를 연상시키고 경마팬을 우롱하고 있음을 더욱 느꼈던 하루였습니다. 저는 3경주에 마권도 많이 사 절대로 물러서지 않을 것입니다. 법적으로 투쟁하여 꼭 저의 권리를 찾을 것입니다.
(작성자: 황철희, 마사회 고객광장 kra.co.kr)


- 경마팬들 끊이지 않는 의혹 제기, 공감할 수 있는 방안 마련돼야…

지난 3월 11일 3경주, ‘황금나팔’의 순위변경에 대한 경마팬들의 항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한국마사회 홈페이지(kra.co.kr)는 모든 게시판이 ‘황금나팔’ 순위변경에 대한 항의로 도배돼 게시판 기능 자체가 마비된 상태.
심판의 판정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경마팬들의 입장은 양희진 기수의 9번마 ‘황금나팔’의 경주전개는 정상적이었으며, 약간의 방해가 있다해도 순위 변경 사유에 해당할 정도의 심한 방해는 없다는 입장. 오히려 신대전 기수의 5번마 ‘스프링어’가 직접적인 방해를 했기 때문에 순위변경되는 것이 타당하다는 지적이다.
한 경마팬은“여태까지 많은 심의를 봤지만, 이와 같이 터무니없는 심의는 처음이다”라고 분개했다. 그러나 이러한 항의는 애교(?)로 봐줄 수 있는 수준이다.
극도로 흥분한 경마팬들은 심판위원의 자질을 의심하거나 부정 경마로 사건을 확대시키고 있고, 욕설이 난무하는 수준까지 이어지고 있는 심각한 수준.
이번 판정은 지난 99년 3월 28일 일요경마 12경주에서 발생한 순위변경 사항과 유사하다. 당시 경주에서도 ‘크레이지팻롤릭’(박수홍 기수)이 직접적인 방해를 하지 않았지만 최초의 원인제공을 했다는 이유로 순위변경 됐다. 특히 당시 경주에서는 경마팬들이 밤11시까지사상 초유의 집단 농성을 벌였고, 다급해진 한국마사회측은 전투경찰까지 동원해 해산시킨바 있다. (본지 71호 보도)
물론 이번 순위변경은 당시와 같이 많은 경마팬들이 집단 농성을 벌일 정도로 강도가 높은 것은 아니었지만, 유사한 판정시비가 끊이지 않는 것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경마팬들은 아직도 심판실의 판정에 대한 믿음을 가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판정 시비가 생길 것은 당연지사.
따라서 한국마사회는 어떤 식으로든 이번 판정에 대해 모든 경마팬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방안을 마련해야겠다. 공정경마 시행의 최후 보루인 심판의 기능이나 결정을 의심할 경우, 경마 자체의 존립여부까지 위협을 받기 때문이다.
【김중회 기자 ringo@krj.co.kr】


- 경마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는가?

타당하다 :  피해마가 있는 만큼 당연한 결정
‘황금나팔’의 순위 변경은 정상적인 결정이라 생각한다.
레이스 진행상 ‘황금나팔’이‘대단한너’라든가 ‘은공주’에게 직접적으로 피해는 주지 않았으나 원인을 제공했고, 피해마들의 피해 상황이 눈에 들어올 정도로 확연했기 때문에 순위 변경과 더불어 기승기수에게 제재가 따르는 것은 불가피한 상황이라 생각한다.
물론 피해마가 없었다면 ‘황금나팔’의 그정도 내측사행은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다만 이번경주에서 양희진 기수가 운이(?) 없었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은 ‘황금나팔’, ‘스프링어’, ‘대단한너’ 모두가 악벽마였다는 점이다. ‘황금나팔’은 경주중 내측사행 기미가 있고, ‘스프링어’와 ‘대단한너’는 질주시 고개가 높은 등 누가 살짝만 건드려도 주행 거부기를 나타내는 마필이다.
이런 마필에 또 우연찮게도 모두 아직은 신인이라 할 수 있는 16기 기수들이 기승했기에 납
득하기 어려운 결과가 나온 것 같다.


부당하다 : ‘황금나팔’ 순위변경은 적절치 못한 처사
‘황금나팔’은 직선도 아닌 곡선주로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미세한 사행을 했을 뿐이다.
그 정도 사유가 순위변경 사유에 해당한다면 한 경주에 두 세 마리씩 순위변경을 시켜야할 것이고 경마자체가 성립하기 어려울 것이다.
심판실에서 지난주 ‘동틀때’의 사행과 순위변경 시비로 인해 긴장하고 있던 차에 이번엔 기준을 너무 엄격하게 적용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든다.
하여간 이번 일을 계기로 순위변경 기준에 대해 일관성 있고, 합리적인 판정기준이 정립되어야할 것이다. 심판에서도 순위변경을 엄격히 적용하기에 앞서 무성의한 태도로 경주를 전개하는 기수나 고의로 승부를 기피하는 기수의 제재에 대해서 엄격해짐으로써 경마팬들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