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4일부터 시작된 조교사협회와 노조간 임금교섭은 3월 24일 현재 총 11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1차 임금교섭에서 관리사노조는 2000년도 임금인상분 25%를 비롯해 6개 항목을 브리핑했고 이에대해 조교사협회는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었다.
하지만 마사회는 사업이익률 6% 지침과 더불어 지난해 12월에는 기획예산처로부터 예산 인상 범위 5%라는 가이드라인이 정해짐에 따라 이에 맞춰 모든 예산과 경마상금 규모를 책정했다.
2월 9일까지 열린 5차 교섭에서도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며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자 관리사노조는 1월 급여를 거부, 투쟁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8차에 걸쳐 긴박하게 진행됐던 노사간 임금교섭은 끝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2월 21일 관리사노조가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신청을 내기까지 이르렀다.
양쪽의 입장을 파악한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서로간 입장차가 너무나 뚜렷해 쟁의조정이 어렵다고 판단, 3월 2일 관리사노조 측에 쟁의조정불가를 통보했다.
이에따라 관리사노조는 8일 노조원 3백75명이 참석한 가운데 쟁의행위 돌입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시행, 총 3백29명이 찬성하며 93%의 압도적 찬성률로 단체행동을 결의했다.
9일에 과천경찰서와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발생 신고를 낸 관리사노조는 단체행동의 일환으로 조교보 및 조교승인 관리사 2백20명의 자격증을 마사회에 반납했고 개별 의사를 확인코자 했던 마사회 심판실은 임금교섭 문제가 매듭지어질 때 까지 이 문제를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3월 10일 관리사노조는 2000년 임금투쟁을 위한 출정식을 갖고 본격적인 투쟁에 나섰으며 이날 출정식에서는 노조집행부를 비롯해 대의원 80명이 삭발을 단행했다.
투쟁 돌입후 첫 번째 경마일이었던 11일과 12일은 당초 임금투쟁 집회가 예정되었으나 관리사노조는 고(故) 오재학 관리사의 추모식으로 대신했고 다음날인 13일부터 본격적인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일단 마필 기승 거부를 시작으로 관리사노조는 훈련보조업무도 일체 돕지 않으므로써 경주마 훈련에 차질이 빚어지자 마사회는 조교사협회로 공문을 보내 관리사노조가 부분파업을 장기화함에따라 경주마 관리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시에는 해당 조교사에 대한 면허 및 마방대부를 회수하겠다고 통보했다.
15일 관리사노조가 공공서비스노조연맹에 이 문제를 위임함으로써 사태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공공노조는 노사간 물밑 협상에도 동참하며 법적자문 및 적법한 절차에 의한 파업을 유도했고 그 강도 역시 점차 높아지게 된다.
또한 관리사 70여명이 삭발에 동참, 노조원들의 투쟁 의욕은 더욱 거세졌고 급기야는 16일에 예정됐던 능력·발주 검사가 취소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또한 20일부터는 그동안 새벽 5시였던 출근시간을 오전 9시로 변경, 경주마의 훈련시간이 대폭 줄어들게 됐다.
훈련량 부족으로 경마시행의 어려움을 호소했던 조교사들은 급기야 23일에 예정됐던 능력검사가 또다시 취소됨에따라 정상적인 경주 편성이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고 관리사노조는 경마 당일에도 오전 9시에 출근할 방침임을 밝혀 경마중단에의 위기감이 고조됐다.
20일과 22일 두차례에 걸쳐 협회와 재협상을 시도한 관리사노조는 2000년도 임금요구안 및 체불임금에 대한 것들이 어느 정도 해소되고 있지만 새로운 쟁점사항을 맞이하며 또다시 난항을 겪고 있다. 93년 개인마주제로 전환되던 당시 마사회와 관리사노조가 맺은 제도전환합의각서 폐지를 둘러싸고 양측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것.
또한 임금부분에서 해소되지 못한 휴일근무 및 야간경마시 수당지급을 둘러싸고 관리사의 직업분류도 쟁점사항으로 대두된다.
마사회측에서는 “관리사들은 기본적으로 축산업으로 분류해야 마땅할 것”을 주장하는 반면, 관리사노조는 “관리사라는 직업의 특수성을 무시한 처사”라며 “한국표준산업분류에 따르면 경마장에서 경주마 사육관리는 오락 문화 및 운동관련 서비스업으로 분류한다고 정해졌다”고 밝혀 입장차를 확연히 드러냈다.
이상이 11차에 걸친 조교사협회와 관리사노조간 임금교섭 현황 및 쟁점사항이었으며 관리사노조는 일단 이번주 경마일에는 최대한 경마시행에 협조하겠으나 오는 29일까지 마사회에서 대안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총파업에 돌입할 방침이라 경마시행은 사상 유례없는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
【이희경 기자 】pinklady@krj.co.kr

조교사협회노조 단체행동 일지
▶1월 14일 : 조교사협회와 2000년도 1차 임금교섭, 임금 25% 인상을 포함한 6개 항목 브리핑.
·1월 21일 : 2차 임금교섭
·1월 28일 : 3차 임금교섭
·2월 2일 : 4차 임금교섭
·2월 9일 : 5차 임금교섭
·2월 10일 : 1월 급여 거부.
·2월 11일 : 6차 임금교섭
·2월 16일 : 7차 임금교섭
·2월 18일 : 8차 임금교섭
·2월 21일 : 8차에 걸친 교섭 실패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신청.
▶3월 2일 : 경기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쟁의조정 불가 판정.
▶3월 8일 : 노조원 3백75명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 시행, 93% 쟁의행위 찬성.
▶3월 9일 : 과천경찰서와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발생 신고. 조교보·조교승인 2백20명 마사회 심판실에 자격증 반납.
▶3월 10일 : 2000년 임금투쟁을 위한 출정식. 노조원 80명 삭발 단행. 2월 급여 수령거부.
▶3월 11일 : 마사회 정문에서 집회 예정됐으나 오재학 관리사 사망에 따른 추모식으로 변경. 고인에 대한 애도기간(11일∼12일)으로 업무 중단.
▶3월 13일 : 부분파업 단행, 훈련 및 보조업무 거부. 마사회로부터 파업 철회 요청 공문 접수.
▶3월 15일 : 공공서비스노조연맹에 위임장 제출. 노조원 70명 추가로 삭발 단행.
▶3월 16일 : 능력·발주 검사 거부.
▶3월 20일 : 오전 9시 출근투쟁으로 훈련시간 변경 초래. 9차 교섭 열렸으나 휴일 및 야간경마시 근무 수당 지급과 그외 새로이 발생될 인상분에 대해 의견차이.
▶3월 22일 : 10차 임금교섭, 93년 개인마주제 전환당시 작성한 제도전환합의각서 폐기를 둘러싸고 이견, 합의 실패.
▶3월 23일 : 11차 임금교섭, 노조원 121명 비상대책 위원회 구성, 29일 총파업 결의
   능력·발주검사 거부


반납한 2백20개의 면허는 어떻게 됐나?
조교사협노조와 마사회 심판실 잠정 보류키로 합의
2000년 임금투쟁의 일환으로 조교사협회노조가 지난 9일 마사회 심판실에 반납한 조교보 및 조교승인 면허의 향방이 궁금하다. 관리사노조는 “쟁의행위 돌입후 발생할 수 있는 단체행동 가운데 하나일 뿐 사의를 표한 것은 아니다”는 입장을 보여 심판실이 이 면허들을 어떻게 처리할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반납한 면허를 맡고 있는 심판실은 “개인적으로 발부한 면허에 대해 노조원들의 생각은 어떤지 알아보기 위해” 지난 10일과 11일 개별면담을 계획했으나 관리사노조의 거부로 무산, 그 처리 문제를 두고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반납한 조교보와 조교승인의 면허가 수리됐는지 혹은 반려됐는지 많은 관계자들의 관심이 모아졌는데 관리사노조는 심판실과 원만한 협의를 통해 이번 사태가 해결될 때 까지 유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