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말이 있어야 구매자가 몰리는 것은 당연한 순리”
“먹고 마시며 즐길 수 있는 재밌는 경매 추구”
“풍부한 일조량·좋은 토양·좋은 잔디에서 강인한 호주산마 성장”
들어가는말
매직밀리언스 이사 데이비드 체스터. 50년 가까이 경주마 생산업에 종사한 그는 아직도 경매사, 마케팅업무 등 현장의 최전선에서 맹활약 중이다. 매직밀리언스 경매가 한창인 가운데 그를 직접 만나 경매에 대한 소견과 호주산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골드코스트 1세마 경매의 성공적인 개최를 축하드린다. 경매를 준비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시했던 부분이 무엇인가?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부분은 없겠지만 가장 우선시했던 것은 경매에 상장될 좋은 1세마를 준비하는 것이었다. 튼튼해야하고, 잘 달릴 수 있는 1세마 말이다. 좋은 말이 있어야 구매자들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경매장의 모습이 매우 이색적이다. 경매대 주변으로 테이블이 마련돼있고, 마치 파티에 참석해있는 느낌이 드는데?
그것이 우리가 경매를 준비하는데 있어 두 번째로 중요시하는 부분이다. 우리는 경매를 재미있고 즐길 수 있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한국의 제주경매를 비롯해 전 세계 거의 모든 경매는 솔직히 재미가 다소 없다. 우리는 테이블 위에 맛있는 음식과 마실 것을 준비해놓는다. 사람들은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술을 마시며 경매에 참여한다. 우리는 경매가 진행되는 중에도 먹고 마시며 즐길 수 있는 아주 특별한 경매를 추구한다.
-얘기가 나온 김에 한국의 경매에 대해 의견을 묻고 싶다. 예전에 제주경매 견학을 왔던 모습을 본적이 있다. 어떻게 느꼈고, 조언을 해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
나는 한국의 생산자들과 경마 관계자들이 진행하는 경매가 매우 뛰어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재미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조금 더 편해질 필요가 있다. 얼어있는 분위기에서는 기분 좋은 구매를 할 수 없다. 앞으로 함께 하게 될 새로운 가족을 만나는 자리다. 신중해야하지만 날이 서 있거나 지루할 필요는 없는 것 아닌가. 우리의 경매를 참고해 한국만의 새로운 경매 방식을 만들어나가는 것도 좋을 것이다. 우리처럼 음식을 준비하거나, 경매마 한정경주의 격을 높이고 더욱 확대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경매가 진행되는 중에 매직밀리언스 후원 경주가 골드코스트 경마장에서 열렸다. 방금 말한 경매마 한정경주인 것인가?
그렇다. 우리 경매가 특별한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다. 매년 1월이면 우리는 골드코스트 경마장에서 후원경주를 진행하는데 총상금이 무려 천만 달러에 이른다. 대신 이 경주에는 우리 경매를 통해 산 말들만 출전이 가능하다. 때문에 구매자들은 후원 경주를 관람하고, 천만 달러의 주인공이 되기를 꿈꾸며 경매에 참여한다. 모두들 경주마 한 두, 한 두를 흥미롭게 관찰하고 기대를 한다. 서로 본인이 더 좋은 말을 구별할 수 있는 안목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경쟁도 치열하다.
-한국경마에서의 호주산마가 가지는 영향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무엇보다도 나는 전보다 많은 한국 구매자들이 호주를 찾아주어 기쁘다. 특히 KRA에서 외산마 구매상한선을 상향 조정한 것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낸다. 덕분에 한국의 구매자들은 보다 경쟁력 있고 괜찮은 말들을 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호주산마의 개체 수는 한국에서 그리 크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아직 한국의 마주와 조교사들에게 호주산마가 미국산마보다 뛰어나다는 사실을 설득해내지 못했고, 이것이 현재 우리가 직면한 문제라고 본다. 하지만 최근 호주산마가 조금씩 강세를 보이고 있고, 우리 매직밀리언스 한국 공식 에이전트의 유재형 대표가 발로 뛰며 열심히 일해주고 있어 기회는 있다고 본다.
-호주산마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한국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에서는 호주산마의 인기가 높은데?
그렇다. 일본을 제외한 홍콩과 싱가폴, 말레이시아 등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에서는 호주산마를 선호한다. 특히 아시아 경마 시장에서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홍콩에서는 호주산 말이 약 50% 정도 차지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10% 수준으로 알고 있다. 경마시행국 사이에서 호주산마는 유럽이나 미국산마에 비해 훨씬 터프하고 강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것은 다리를 보면 알 수 있다. 다른 산지의 말과 대조해봤을 때 훨씬 크고 단단하다. 풍부한 일조량과 좋은 토양, 좋은 잔디 등의 환경 덕분이다. 특히 겨울도 미국이나 유럽의 겨울과 다르다. 홍콩과 싱가폴에서 호주산마를 좋아하는 이유는 치열한 경합이 펼쳐지는 어려운 경주에서도 근성을 발휘하며 감당해내는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의 주로는 모래주로다. 그래서 호주산마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는 이들도 상당수인데, 우리 한국주로에 걸맞는 씨수말을 추천해준다면?
다양한 씨수말들이 미국에서 호주로 셔틀을 온다. 북반구의 교배시즌이 끝나고 일이 없으면 남반구인 호주로 와서 활동을 하고 가는 것이다. 한국사람들은 이러한 미국산 셔틀 씨수말을 선호한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더트트랙에서 맹활약한 ‘버나디니’(Bernardini), ‘엉클모’(Uncle Mo), ‘콩그렛츠’(Congrats) 등이 유명하다. ‘빅브라운’(Big Brown)은 현역시절의 전적은 화려했으나 씨수말로서의 인기는 많이 떨어진 상황이다. 올해 첫 자마를 상장시킨 ‘에니멀킹덤’(Animal Kingdom)도 기대를 가져볼만하다. 하지만 나는 호주씨수말 중에서도 모래주로에서 경쟁력을 드러낼 수 있는 씨수말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작 성 자 : 조지영 llspongell@krj.co.kr
조지영 llspongell@krj.co.kr 작성 2016.0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