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카드
금융위, 사행사업장 결제 금지는 ‘신용카드’만 해당 유권해석
농협, 결제 시스템 구축 위한 협의 시작
경마와 복권·카지노·경륜 등 사행성 업종 체크카드(직불카드 포함) 결제가 허용된다. 현금과 다름없기 때문에 금지할 이유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현금 결제만 고수했던 수조원대 사행성 산업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시중 금융권도 엄청난 결제 수수료가 보장되는 만큼 요동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사행성 게임업장에서 카드결제를 허용하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신용카드는 금지하고 체크카드, 직불카드는 결제는 가능하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농협은행의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대한 유권해석 의뢰를 받아 ‘사행성 사업장에서의 신용카드 결제 금지는 신용카드에만 해당하며 현금카드와 직불카드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회신했다.
금융위 결정은 기존 여신전문금융업법(이하 여전법) 시행령을 전면 뒤집는 해석이다. 여전법은 카지노영업소·경륜·경정·경마·복권 등 사행 행위의 이용 대가 및 이용에 따른 금전 지급에 신용카드 결제를 금지한다. 기존에는 ‘카드’ 범위에 체크카드와 직불카드를 포함했다.
이미 여전업법은 사행성 사업장에서의 사용금지를 ‘신용카드’로 규정하고 있지만 금융위는 이번 유권해석을 통해 신용카드만 해당하고 현금카드나 직불카드는 해당하지 않음을 분명히 해 준 것이다.
법의 취지가 신용공여(돈을 빌려주는 것)를 받아 사행성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것을 막자는 것이라는 점에서 자신의 계좌에 들어 있는 금액 범위에서 결제하는 현금카드와 직불카드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결국 현금IC카드와 체크카드로 사행업종에서 결제해도 문제가 안 된다는 것이다.
정부가 사행성 사업에 직불카드 결제가 가능하다고 해석함에 따라 금융권도 들썩이고 있다.
복권만 하더라도 연간 발생 수수료만 수천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카지노와 경륜, 경마 등 수조원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어 막대한 수익을 거둘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사행업종에 신용카드 결제를 금지한 것은 신용 공여를 통한 결제가 이뤄졌기 때문”이라며 “체크카드와 직불카드는 계좌 잔고 내에서 결제하기에 신용카드와 같은 형태로 법을 적용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밝혔다.
농협은행은 현금IC카드 결제 도입을 위해 유관기관 협의에 착수했다. 농협은 주요 금융기관 및 카드사, 밴사업자 등 인프라 개발을 위한 파트너 찾기에 나섰다. 또한 현금IC카드 적용을 위해 금융결제원과 곧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금결원 직불카드망을 활용해 시중 은행도 사업에 합류할 전망이다.
한국마사회도 농협과 함께 현금IC카드 도입을 위한 협의에 착수했다. 이 사업에는 16개 은행과 6개 증권사, 농협중앙회, 산림조합 등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이 타 은행카드로 결제한 금액을 집계해 마사회 계좌로 입금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상당한 자금과 시간이 걸리는 사업이기 때문에 관계 기관과 초기 협의를 시작한 단계”라며 “구체적 로드맵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결제망 도입 작업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권순옥 margo@krj.co.kr 작성 2015.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