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카드 도입 반대 시위 장면
전자카드 확대시행 권고안 ‘허점투성이’
사감위 전자카드로 인한 문제는 ‘무대책’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위원장 이병진)가 전자카드제 확대시행 권고안을 의결하면서 당장 경주류(경마·경정·경륜) 합법사행산업의 위축이 염려되고 있는 가운데, 사감위의 전자카드 시행 기본방향이 허점투성이라는 지적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사감위는 3월 30일 전체회의를 통해 전자카드 시행 기본방향과 2015년 전자카드 확대시행 권고안을 의결했다. 전체회의 직후 사감위는 다른 때와 달리 빠르게 ‘전자카드 확대시행 권고안 확정’이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사감위는 경주류 사행산업에 대해선 올해 중으로 전자카드제 20% 확대를 권고했고, 전자카드를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대상은 위원회 논의과정에서 당초 안인 3만원 초과 베팅자에서 5만원 초과 베팅자로 완화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사감위와 사행산업 사업자가 합의하여 자율전자카드 시행방안이 마련될 경우 이를 대처할 수 있다고 수정 의결했다고 제시했다.
스포츠토토의 경우에는 온라인 발매에 대해서는 새 사업자와 계약시 전자카드 기능를 구현하고 판매점을 대상으로 한 전자카드제를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방안을 금년 중에 수립하도록 권고했으며, 내국인 카지노의 경우에는 금년 중 전자테이블의 비중을 확대하고 회원카드와 과몰입 경고기능을 탑재하도록 권고하는 한편 케이블게임을 대상으로 한 전자카드제의 단계적 시행계획을 금년 중에 수립토록 권고했다고 밝혔다.
또한 사감위는 이번에 제시한 권고안이 의무사용 대상자를 5만원 초과 베팅자로 완화하였기 때문에 전자카드로 인한 매출감소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지만, 만에 하나 매출감소로 이어질 경우르 대비한 대책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속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자카드’ 도입으로 인해 발생할 문제점에 대한 대책은 아무 것도 없다.
그동안 전자카드제 도입을 주장하면서도 매출 감소 등 부작용 해소를 위한 구체적 로드맵을 제시하지 못했던 사감위가 ‘전자카드 추진상황 점건단’을 설치해 전자카드제 및 지정좌석제로 인한 매출변화 요인 분석 및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또한 합법사행산업 시행체는 물론이고 이들이 속한 정부부처에서 거센 반발을 보이자, 우는 아이 달래 듯 ‘부작용 최소화를 전제로 인터넷 베팅제 도입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동안 국민의 개인정보 유출과 인권침해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대안으로 경마산업을 비롯한 여러 시행체들이 인터넷 베팅 재개를 요구할 때는 나 몰라라했던 사감위가 전자카드제 확대를 조건으로 인터넷 베팅을 거론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합법사행산업 시행체 관계자들은 “사감위가 인터넷 베팅을 거론한 것은 일방적인 전자카드 확대 시행을 의결한 것에 대한 반발을 줄이기 위한 것일 뿐이다. 인터넷 베팅을 재개한다는 것이 아니라 매출감소가 발생할 경우를 전제로 인터넷 베팅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연구용역과 공청회 등을 통해 공론화 한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말장난일 뿐이다”라고 강한 반발을 보이고 있다.
사감위가 강한 힘을 가진 기획재정부가 관리하는 복권사업과 외국인카지노에 대한 언급을 회피한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당초 사감위는 복권사업에 대해서도 전자카드제를 도입하려 했지만, 이번 전체회의에선 어떠한 설명도 없이 복권사업에 대한 언급이 빠져 버렸다. 복권사업 주무부처인 기재부에서 3월 24일 ‘전자카드제 수용곤란’ 입장을 표명한 바 있어 사감위에서 강한 반발이 예상되는 복권사업에 대해선 언급 자체를 회피한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또한 외국인카지노에 대한 내용도 누락되면서 내국인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불만도 제기된다.
금번 사감위 전체회의에서 ‘2018년 전자카드 전면시행’이 빠짐으로써 합법사행산업관계자들의 반발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었지만, 합법사행산업 관계자들은 그동안 사감위의 행보를 보면 전자카드 전면도입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사감위의 일방적 규제정책 고수는 정부정책과는 반대라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박근혜 정부는 경기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을 막는 규제를 단두대에 보내겠다고 했지만, 사감위는 정부 방침에 역주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노총 공공연맹과 공공노련, 각 시행체노조에서는 사감위가 공공기관의 경영자율성을 무시하고, 공공기관의 존립 기반 그 자체를 무너뜨리기 위해 전자카드제 도입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규탄하며, 사감위는 어느 나라 정부기관이냐고 토로했다.
노조관계자들은 공공레저산업은 이미 주무 부처와 함께 다양한 건전화 정책을 마련해 자율적으로 추진 중인데, 사감위는 그 효과가 검증되지도 않았고 사례도 부족한 전자카드제만을 밀어붙이며 불통과 독선을 고집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전자카드제는 공공레저산업의 자율적이고 합리적인 건전화를 방해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배후 산업의 붕괴와 국가 재정의 급감, 사회공헌 기금의 고갈, 노동자의 대량 해고 등이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가짜 건전화 정책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합법사행산업계는 전자카드제 확대에 이은 전면도입이 매출 감소와 관련 종사자 대량해고라는 여파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전자카드제 도입에 따른 피해는 결국 합법사행산업과 이를 이용하는 국민들에게 전가될 것으로 우려된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권순옥 margo@krj.co.kr 작성 2015.04.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