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산업저널-대한민국 최초 말산업 전문신문

말산업의 가치창조 도전 논한다. 한국말산업학회

(윤한로 時) - 들꽃

서석훈

들꽃 윤 한 로 눈 씻고 또 씻고 보니 별처럼 많네 밥풀처럼 맑네 해필이면 말목에다 염생이 묶어놓은 뚝방 비탈 그런 데 노린내 나는 쉠자락 떨며 스쳤을 듯 시작 메모 가재골 성당은 평일 미사엔 대여섯 분 고작이다. 거의 나이들...

(윤한로時) - 두릉리

서석훈

두릉리 윤 한 로 콩나물 공장 자리엔 시누대 잎사귀만 우거지고 한 집 건너 빈 집 또 한 집 건너 빈 집 그나마 있는 집도 하나 아니면 둘뿐 다리 휘거나 허리 구부러져 하나같이 낯 누런 이들 그러나 아직 돌막 찾아서 쾡, 대문 괼 힘 남았네...

(윤한로 時) - 육필

서석훈

육필 윤 한 로 커피 얼룩 너덜너덜한 공책에 초벌을 쓴다 나 빼곤 아무도 알아볼 수 없는 낱말, 구절 따위 휘갈긴다 가로로 무리 짓다가 밤하늘 비스듬 별똥별처럼 날다가 때로는 무당벌레처럼 흐르는 악필들 영원한 내 동심이여, 쟁쟁쟁...

(윤한로 時) - 길

서석훈

길 윤 한 로 늘 열 발짝 떨어져 가네 늘 열 발짝 놓고 가네 부디 잊지 말규 하면 낸들 일 없소 하면서 하나는 깊은 수퐁께 말하는 듯이 하나는 숫제, 어둑한 나무게나 듣는 듯이 쪼만한 아버지 참 오종종한 어머니 같이 가네 ...

(윤한로 時) - 때죽나무

서석훈

때죽나무 윤 한 로 뒷통수께에선 대이구, 임도길 뻐꾸기란 놈 울고 속적삼 비린내 풀풀 난다 거두면 한 소쿠리쯤 몇 발짝 안 가 또 한 소쿠리쯤 종처럼 많이 피고 별처럼 많이도 떨어졌네 종 같아선지, 별똥 같아선지 사람들도, 짐승들도 죄 밟지 ...

(윤한로 時) - 봄, ㅠㅠ

서석훈

봄, ㅠㅠ 윤 한 로 봄이 되고 오랜만에 안양 학교에 올라갔더니 ㅠㅠ가 엽서 한 장 쿡, 찔러 주곤 무어라 말을 할 듯, 그러나 못 붙이더라 다시 애들 속으로 들어가고 말더라 돌아오는 길 석수 역 벤치에 앉아 ㅠㅠ의 엽서를 뜯는다 선생님...

윤한로 시

서석훈

추사 윤 한 로 비스듬 바지랑대 받친 빨랫줄에 지아비 큰 저고리 작은 저고리 가운뎃 저고리 한갓 오막살이 아녀자 널어놓은 빨랫조가리일지언정, 건듯 소슬바람 불어 이 저고리 저 저고리 펄럭이니 오, 몹쓸, 저 빨래에 대면 내 글씨 아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