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산업저널-대한민국 최초 말산업 전문신문

대한민국 행복 일자리 -LH와 함께해요! - 한국토지주택공사

다시 사순 (윤한로 詩)

서석훈2013.03.09

다시 사순 윤 한 로 쉽게 살았으니 틀림없이 죄가 되리 옷이니 책 나부랭이니 다 치우곤 휑뎅그렁한 방 벽 위에 딱 십자고상 한 개 나 비록 평신도지만 고됨을 딱딱함을 모래알 같은 메마름을 진종일 묵상했으면 밥도 먹지 말고 잠도 자지 않고...

당나귀 신사(145) - 집과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서석훈2013.03.09

밥집과 술집 이 두 군데를 거치고 나서 더는 딱히 갈만한 데가 없을 때 길은 세 가지다. 헤어지든가 밀폐된 공간을 찾아가든가 또는 바라다주는 것이다. 특히 바라다 주는 건 여자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고 뒤탈이 없으며 차기를 기약해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수십 년 전이나 ...

당나귀 신사(144) - 가야 할 목적지를 분명히 알고 있는 여자의 뒷모습

서석훈2013.03.02

남녀가 정식 2인을 먹고 자리를 옮겨 와인 한 병을 마셨으면 다음 이동은 어디여야 하는 지 꼭 답이 있는 건 아니다. 남자의 경우 ‘노곤한데 어디 조용한 데 가서 몸이나 한 번 풀지’로 대개 귀착되는 반면 여자의 경우 ‘이 몸이 오늘 있었던 낭만적인 순간들을 생각하며 꿈나라...

세외고인(世外高人) (윤한로 詩)

서석훈2013.03.02

세외고인(世外高人) 윤 한 로 말발굽 소리 스러진 만리 변방 세외에 눈이 나린다 무공을 폐지당한 초절정 고수 쑥대머리 들어 빛나는 쓸쓸함 건너다 보는구나 한갓 사랑, 그리움 따위들이여 싸늘한 웃음 속에 죄다 흘리리 무너진 시절 가슴 한복판...

당나귀 신사(143) - 주로 낮에 운전하시나 봐요

서석훈2013.02.23

40대의 동영상 제작자는 모델 고대해의 “라디오를 들을 땐 눈을 감는 편인가요” 이러한 질문을 “키스를 할 땐 눈을 감는 편인가요?”로 바꿔 듣고는 마음속으로 “키스를 원하나?” 이렇게 물었다. 물론 입으로는 “운전 중일 때는 눈을 뜨는 편입니다.” 하고 말했다. 이 농담...

바둑 (윤한로 詩)

서석훈2013.02.23

바둑 윤 한 로 지그시 모자도 씌우고 바짝 어깨도 짚고 자슥이 애법 둔다 붉으락푸르락, 다리 달달 떨며 딱 딱 혼자서 두는 바둑이 진종일 도끼자루 썩는 줄 몰러라 궤짝 같은 집구석 무지막지한 골초 삼촌 그냥 가자 이왕 베린 몸 하나 ...

당나귀 신사(142) - 눈을 감는 편인가요?

서석훈2013.02.16

와인 바 ‘달빛 소나타’에서의 시간도 바야흐로 무르익어가고 있었다. 샹송을 부르는 작은 무대가 있고, 은은한 조명이 깔린 실내와 와인이 있는 나무 탁자가 있었다. 이 자리는 탁자를 사이로 두 남녀가, 그것도 묵은 관계가 아닌 갓 만난 30대 여성과 40대 초반 남성이 있는 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