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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경주마는 봄에 태어나고 이듬해 가을이면 만 18개월이 되는데, 이 시기가 바로 지난 2003년에 태어난 경주마들이 만으로 18개월이 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이 시기에 대부분의 북반구들 국가에서 이얼링세일을 실시한다. 이얼링세일이 경매시장에서 가장 인기를 모으는 이유는 경주마가 태어나서 18개월 정도 지나야 경주마다운 체형이 비로써 갖춰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을 비롯한 경마 선진국들은 6개월령 세일이나 1세마 세일도 함께 실시하지만, 인기 자체는 이얼링세일을 따라가지 못한다. 6개월령이나 1세마 세일은 경주마로서 체형이 전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혈통에만 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한계 때문이다.
경주마로써 모습이 갖춰지면, 누가 더 우수한 혈통과 우수한 외모의 기대주를 구입하느냐를 놓고 한바탕 전쟁을 치르는데 이것이 바로 이얼링세일이다. 체형이 갖춰진 상태가 바로 이 시기이니, 경주마로써 본격적인 기초 훈련과 순치가 이뤄지는 것도 역시 이 이얼링세일을 거치고 나서부터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경마 사양화를 걷고 있는 경마선진국들도 이얼링세일 만큼은 비교적 활기가 넘치고 낙찰률 역시 상당히 높은 편이다.
그러나 우리는 사정이 많이 다르다. 가장 큰 문제는 이얼링세일을 통해 경주마를 구입해도, 그 예비경주마들이 정상적으로 육성과 기초 순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만큼 육성 시설도 부족하고 인력 역시 턱없이 부족하다. 당연히 구매자들은 높은 가격에 기대치를 한 몸에 받는 예비 스타를 구매하는데 인색해질 수밖에 없다. 비싼 가격을 주고 1세마를 구입했다가 조그마한 사고 하나에 몇천만원을 날릴 위기가 오니, 더욱 부담스럽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치른 올해 이얼링세일이 지난해보다 더욱 낙찰률이 떨어진 것은 여기서부터가 시작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한정된 인원의 마주수에 장기간의 경기불황까지 겹쳐 구매 열기는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
생산자들 역시 팔려는 의지는 별로 없다. 생산자 입장에서 볼 때 이얼링세일은 반드시 거래가 되지 않아도, “우리 목장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하는 홍보효과가 있기 때문에, 꼭 팔아야 하는 2세마 경매에 비해선 좀 여유를 가질 수 있긴 하다. 또 개별거래가 워낙 활성화됐기 때문에 굳이 경매를 통해 팔지 않아도 말 만 좋으면 팔 곳은 많다라는 인식 역시 이해가 간다. 올해 이얼링세일에 한정된 것이긴 하지만, 경매를 조건으로 지난해 교배한 예비 경주마들의 “울며 겨자 먹기 식” 경매상장도 일정부분은 이해할 수 있다. 일부 정말 어려운 목장들의 경매를 통한 “짜고 치는 고스톱” 역시 많은 목장들을 돌아다녀 본 결과,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구매자들은 구매자들대로 생산자들은 생산자들대로 이러한 사정이 있어, 이번 2004년 이얼링세일은 그야말로 최악의 결과가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총 114두중 28두(낙찰률 24.6%)가 낙찰됐는데, 이것도 수치상 그렇다는 것이지, 미리 이야기가 끝난 채 경매에 상장된 말들을 제외하면 실제 낙찰률은 20%도 안될 것으로 보여진다.
이상에서 살펴볼 때 앞으로 이얼링세일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전문 육성시설과 육성 기술자들이 보강이 첫째이고, 둘째는 투명한 거래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한국마사회의 육성목장 개방과 육성 기술자 모집 등 육성 분야에 있어서는 앞으로 발전은 있어도 퇴보는 없으리라 본다. 그러나 이얼리세일에서 투명한 거래는 장담할 수 없다. 올해 이얼링세일이 시행 첫 해였던 지난해 이얼링세일보다 오히려 더 투명한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은 정말 여러 가지로 문제가 많다.
선진경마로 가는 단계중에 하나인 이얼링세일의 활성화를 위해서, 관계자들 모두 앞으로 많은 노력이 뒤따르길 기대해본다.
작 성 자 : 김중회 rin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