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코리안오크스 경마대회를 앞두고 출전마 8두의 혈통을 놓고, 거리적응을 분석한 기획 기사가 본지에 실렸다. 혈통만 놓고 분석한 예상은 ‘에스빠스’와 ‘새주역’이 처음 뛰어보는 1800m에 가장 적응력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결과적으로 ‘에스빠스’는 우승을 차지했고, ‘새주역’은 3위를 차지해 혈통만 놓고 본 예상은 상당히 적중했다는 평가다.
국산마 생산 15년. 해가 가면 갈수록 점점 더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경주마 혈통과 그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져야할 때다. 〈편집자 주〉
- 2000년 리딩사이어, ‘디디미’의 자마들
〈표-1〉 ‘디디미’의 혈통표
Nearctic
Northern Dancer
Dixieland Band Natalma
Delta Judge
Mississippi Mud
Sand Buggy
디디미
Raise a Native
Mr. Prospector
Gold Digger
Soundings
Northern Answer
Ocean’s Answer
South Ocean
- ‘디디미’의 혈통
지난해 국산마 리딩사이어를 차지한 ‘디디미’는 미국과 프랑스에서 현역시절을 보냈고, 14전 4승 2위 3회의 성적을 기록했다. 그중 블랙타입 경주에서의 성적은 1위 1회와 2위 1회로 2세였던 92년 Prix Robert Papin(프랑스, G2, 1192m) 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한바 있다. 그 외 출전했던 대부분의 우승 경주는 잔디주로에서 1100m-1300m 사이의 단거리 우승이었다.
부마인 ‘Dixieland Band’(24전 8승 2위 3회)는 ‘Northern Dancer’의 자마로 주로 1100m-1700m(블랙타입 4승) 사이의 단거리 경주 우승이 전부였고, 아직까지도 미국에서 씨수말로 활동하며 꾸준히 능력 있는 자마들을 배출하고 있다.
모마인 ‘Soundings’(9전 2승 2위 3회)는 ‘Mr. Prospector’의 자마로 역시 주로 단거리에서 활동하던 경주마. 얼마전 사망한 부마 ‘Mr. Prospector’(14전 7승 2위 4회)는 아직까지도 미국에서 리딩브루드메어사이어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장기간 세계 혈통계를 지배하고 있다. ‘디디미’는 이와 같이 부계와 모계가 모두 대체적으로 단거리 성향이 강한 것으로 분석되며, 이런 이유로 ‘디디미’와 교배할 암말은 스테미너 좋은 장거리 혈통이 유리할 것으로 보여진다.
혈통으로 봤을 때 ‘디디미’의 가장 큰 문제점은 ‘Northern Dancer’의 피가 부계 못지 않게 모계에도 팽배해 있는 것. 물론 근친교배가 반드시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지나친 근친교배는 생식저하와 경주능력 감소 등의 이유로 현대 혈통에서 상당히 꺼리고 있다. 아무튼 ‘디디미’는 3×4보다도 더 가까운 ‘Northern Dancer’ 2×4 근친교배이며, 이런 이유로 ‘디디미’와 교배할 암말은 최대한 ‘Northern Dancer’의 피를 보유하지 않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
- ‘디디미’의 자마 현황
〈표-2〉 ‘디디미’의 년도별 대표 자마들
98년 데뷔자마 99년 데뷔자마 00년 데뷔자마
자당(국1) 단심(국1) 갱이바다(국3)
무비동자(국1) 당케(국2) 그룹캡틴(국3)
스피드히어로(국1) 돌개바람(국3) 럭키디프(국4)
연승시대(국1) 무적질주(국3)
집대성(국1) 쾌도난마(국4)
큰바위(퇴역) 으랏차차(국3)
친구야(국4)
지난 95년부터 자마들을 생산하기 시작한 ‘디디미’는 해마다 꾸준히 능력 있는 자마들을 배출했다. (표-2 참조)
데뷔 첫 자마였던 98년에는 ‘자당’과 ‘무비동자’라는 능력마를 비롯해 ‘스피드히어로’, ‘지리산’(퇴역), ‘정과정’(퇴역) 등이 있었다. 99년에는 98년에 비해선 다소 처지는 느낌이지만 ‘단심’, ‘연승시대’, ‘큰바위’ 등이 국산 1군에서도 꾸준히 제몫을 해준 능력마로 떠올랐으며, 그 외에도 ‘집대성’, ‘당케’, ‘돌개바람’ 등이 최근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 데뷔한 경주마중에서는 아직까지 뚜렷한 능력을 선보인 경주마는 없었지만 ‘갱이바다’, ‘그룹캡틴’, ‘무적질주’, ‘으랏차차’ 등이 국산 3군으로 승군을 했고, ‘럭키디프’, ‘쾌도난마’, ‘친구야’ 등이 하위군인 국산 4군에서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98년 ‘자당’과 ‘무비동자’ 이후 매년 자마들의 수준이 다소 떨어지는 편이라는 것이다. 특히 이제 3세마가된 지난해 데뷔 자마들중에는 코리안오크스는 물론이고, 코리안더비에 출전할 경주마도 눈에 띄지 않아, ‘디디미’의 명성(?)도 자꾸 떨어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 다음호에서는 ‘디디미’의 대표자마와 관심가는 신예들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김중회 기자 rin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