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리화이’의 자마들은 지난 96년부터 경주로에 데뷔했다. 첫해 별다른 능력마를 배출하지 못했던 ‘글로리화이’의 자마들은 97년 데뷔한 경주마들이 맹활약을 펼치며 그럭저럭 우수한 혈통으로 자리잡았다. 97년 경주로에 데뷔한 ‘글로리화이’의 자마로는 ‘노더너파이’, ‘푸르미’, ‘물오름’, ‘나르새’, ‘싱싱돌이’ 등으로 대부분 국산 1군에서까지 꾸준한 성적을 올린바 있다. 98년,99년 경주로에 데뷔한 ‘글로리화이’의 자마들은 이전 자마들보다 못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98년부터 ‘피어슬리’나 ‘디디미’같은 우수한 혈통의 자마들이 경주로에 데뷔했단 점에서 설득력이 약해 보인다. 또한 ‘글로리화이’의 자마들은 장기간에 걸쳐서 활약하는 마필이 많았고, 장거리에서도 무난한 성적을 올렸던 마필이 많았다는 점에서 아직 여타 씨수말과의 승부는 아직까지 끝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편집자주〉
‘글로리화이’의 혈통과 현지성적
‘글로리화이’는 〈표-2〉에서 보는바와 같이 우리나라 씨수말들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니어코’, ‘노던댄서’의 계열이다. (‘디디미’, ‘피어슬리’, ‘사이코배블’, ‘해피째즈밴드’ 등이 모두 같은 계통이다) ‘글로리화이’는 ‘노던댄서’ 계열중에서도 가장 왕성한 번영을 누렸던 ‘니진스키ⅱ’의 자마인데, 이 ‘니진스키ⅱ’는 35년만에 영국 3관마로 명성을 드높였던 마필로 현역 시절 13전 11승 2위 2회의 탁월한 성적을 올렸던 마필이다. 이런 활약 때문에 부마인 ‘노던댄서’보다 더욱더 왕성하게 번영하는 혈통으로 자리잡았다. 모마인 ‘오텀글로리’(Autumn Glory)는 경마대회 3위 입상의 경력이 있는 마필이지만 부마쪽 라인에 비해 내세울 만한 혈통이 없고, 이런 점으로 미루어 ‘글로리화이’는 모계보다는 부계쪽의 혈통 때문에 그럭저럭 뛰어준 것으로 볼 수 있겠다.
장거리에 강한 ‘글로리화이’의 자마들
‘글로리화이’의 자마들은 〈표-3〉에서 보는바와 같이 국1군으로 승군해서 장거리까지 활약을 펼치는 마필들이 많다. ‘푸르미’, ‘물오름’, ‘노더너파이’, ‘나르새’ 등이 대표적인 국1군에서 활약하는 마필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또한 ‘글로리화이’의 자마들도 전편에 소개한 ‘피어슬리’의 자마들과 마찬가지로 국3군에서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마필들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다만 ‘자당’으로 대표되는 ‘디디미’와 ‘새강자’로 대표되는 ‘피어슬리’처럼 눈부신 활약을 펼치는 경주마가 없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된다.
‘글로리화이’의 3차 경매 현황
‘글로리화이’의 자마들은 〈표-4〉에서 보는바와 같이 모두 10두의 마필이 99년 낙찰됐다.
총 10두의 자마들의 평균가는 1천5백84만원으로 1차 경매 평균 낙찰가인 1천5백55만원을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다. 올해 첫 경매에 선보인 ‘사이코배블’이나 ‘로스트마운틴’보다는 못해도 대체적으로 평균가 정도는 기록한다는 이야기로 해석할 수 있겠다.
한편 경매에서 낙찰된 ‘글로리화이’의 자마들중 실전을 치른 마필은 모두 4두로 그중 ‘금은동’만이 유일하게 5위로 순위권에 진입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글로리화이’의 자마들은 뒤늦게 꽃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직 속단하기는 이를 것으로 보인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속도’의 4번째 자마인 ‘가속세대’는 경매에 참여하지 않고 개별구매로 40조 고옥봉 조교사의 마방에 둥지를 틀었다. 데뷔전을 치른 ‘가속세대’는 여타 ‘글로리화이’의 자마들과 마찬가지로 부진한 성적으로 입상권에서 제외됐다.
씨암말코너
비운의 명마 ‘가속도’와 그의 자마들
92년 그랑프리 경마대회를 끝으로 강제 은퇴한 ‘가속도’. 현역 시절 11연승의 대기록을 작성했던 ‘가속도’는 ‘더 이상 적수가 없다’는 이유로 씨암말 생활에 들어갔다. 그러나 그 자마들은 기대만 한몸에 받고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했다.
물론 ‘가속왕’은 아직 경주로에서 뛰고 있고, ‘가속세대’라는 세번째 자마가 나오긴 했지만 ‘가속도’의 명성에 비해서는 보잘 것 없는 것이 사실.
혈통쪽에서 살펴본다면 ‘가속왕’은 ‘무자지프’의 자마로 ‘가속도’와 같은 ‘알리다’(Alydar)가 부마이다. 결국 근친교배에 의해서 나온 자마가 바로 ‘가속왕’인 셈이다. 한편 근친교배로 피를 진하게 하는데 실패한 탓인지 이번에는 피가 거의 섞이지 않은 ‘글로리화이’와의 교미를 통해서 ‘가속세대’를 생산했다는 것도 한번쯤 관심을 가져볼 만한 대목이다.
작 성 자 : 김중회 violet@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