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회의 혈통 이야기(10)
- ‘블랙페가수스’, 12마신차 우승 “웬일이니?”
지난주 스포츠투데이배 경마대회는 근래 경마대회에서 보기 드문 ‘블랙페가수스’의 대차(12마신)승으로 마무리됐다.
한참 전성기를 구가하던 ‘자당’과 ‘새강자’가 한 수 아래의 상대들과 경마대회를 펼쳤을 때, 최고 거리차가 각각 8마신이었던 것을 감안한다면 ‘블랙페가수스’의 12마신차 우승은 “경이적”이란 표현이 어울릴 정도다.
99년 국산마 경매에서 4860만원이란 가격으로 역대 국산마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던 ‘블랙페가수스’는 비록 최고가란 가격에 걸맞지 않게 다소 부진한 성적을 내기도 했고 침체기를 거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 자신의 숨겨진 기량을 유감 없이 발휘해, 그 평가도 이제 달라져야할 듯 싶다.
‘블랙페가수스’의 부마 ‘로스트마운틴’은 미국 G1경주에서 1승을 거뒀던 마필로 국내에는 최초로 도입된 G1경주 우승마였다. (‘로스트마운틴’의 활약으로 그의 부마 ‘Cox’s Ridge’는 91년 미국리딩사이어 5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국내에는 드문 ‘Turn To’ 계열의 씨수말이기도 한 ‘로스트마운틴’은 거리적성도 국내에 있는 여타 씨수말에 비해서 긴 편이다. 이러한 기대치 때문에 씨수말 데뷔 당시 상당한 인기를 모으기도 했으나, 데뷔 첫 해 코리안더비 우승마 ‘핵돌풍’을 제외하곤 뚜렷한 능력마를 배출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또한 ‘블랙페가수스’의 모마 ‘지피스운’의 부마 ‘Swoon’은 30전5승2위7회(G1:3위2회, G2및G3:3위1회)를 기록했던 경주마이며, 그의 부마 ‘Secretariat’은 ‘Bold Ruler’(미국 리딩사이어8회)의 자마로 1973년 미국3관을 포함 21전 16승과 벨몬트스테익스에서 2위마를 무려 31마신차로 물리치는 등 탁월한 경주능력을 발휘했던 경주마로 미국 연도대표마에 등극하였던 명마였다.
이렇게 부계 못지 않게 모계 혈통이 우수한 ‘블랙페가수스’는 부모가 모두 모래주로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했던 혈통이므로 우리나라의 주로 적응이 빠른 것으로 보여지며, 또한 스태미너 혈통이라 거리가 늘어나면서 더욱 활약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블랙페가수스’의 활약은 이제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이번에 스포츠투데이배에서 우승을 차지한 ‘블랙페가수스’는 이로써 기존 4세 강자인 ‘지어지선’, ‘쾌도난마’, ‘비호돌이’와 더불어 4세마 최강 싸움에 합류할 것으로 예측된다. 더불어 현재 국산마 판도를 뒤바꿀 수 있을 정도로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할 전망이다. ‘블랙페가수스’의 가세로 국산마 판도는 더욱 재미있어질 듯 싶다.
작 성 자 : 김중회 ringo@krj.co.kr